ADVERTISEMENT

[우리말 바루기] ‘퇴식구’는 ‘식기 반납하는 곳’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04면

회사나 학교 등 비교적 규모가 큰 식당에서 종종 볼 수 있는 용어가 ‘배식구’ ‘퇴식구’다. 이러한 표지판을 보면 대부분 대충 무슨 뜻인지 짐작할 수 있지만 일부 사람에게는 다소 어렵게 다가오지 않을까 생각된다. 평소에는 이 말을 접할 일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한자를 그대로 풀이하면 배식구(配食口)는 음식을 내주는 구멍, 퇴식구(退食口)는 밥을 다 먹은 다음 빈 그릇을 들여보내는 구멍이다. 알고 보면 쉬운 내용이지만 자주 접하지 않는 낱말이어서 그런지 어딘지 딱딱하게 다가오고 거리감이 느껴지기도 한다.

좀 길어져도 ‘배식구’는 ‘밥 타는 곳’ 또는 ‘밥 받는 곳’, ‘퇴식구’는 ‘식기 반납하는 곳’ 또는 ‘식기 반납’ 등으로 쉽게 바꿔 쓸 수 있는 것이다. 식품위생법에 이들 용어와 관련 규정이 나오기 때문에 식당에서도 이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식당에서는 ‘음용수’라는 용어도 자주 볼 수 있다. 음용수(飮用水) 역시 한자로 이루어진 낱말로, 마실 수 있는 물을 뜻한다. 국립국어원은 일본식 용어인 ‘음용수’를 쉬운 말인 ‘먹는 물’ 또는 ‘마실 물’ 등으로 바꾸어 쓸 것을 권하고 있다. 법제처도 ‘음용수’를 일괄정비 대상 용어로 선정한 바 있다.

‘잔반’이란 용어도 식당에서 가끔 눈에 띈다. 음식물 남은 것을 쏟아붓는 ‘잔반통’이란 표지가 붙은 곳이 있다. 잔반 줄이기 운동에 동참하면서 ‘잔반을 줄입시다!’는 문구를 붙여 놓은 곳도 있다. 잔반(殘飯)은 먹고 남은 밥 또는 먹고 남은 음식을 뜻하는 낱말이다. 이 역시 어려운 용어일 뿐만 아니라 일본식 한자어이므로 국어원은 ‘음식 찌꺼기’ 또는 ‘남은 음식’으로 대체어를 선정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