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캐 ‘카페사장 최준’으로 책까지 낸 개그맨 김해준

중앙일보

입력 2021.08.30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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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카페사장 최준(개그맨 김해준의 부캐)이 새로 낸 책을 들어보이고 있다.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카페사장 최준(개그맨 김해준의 부캐)이 새로 낸 책을 들어보이고 있다.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이 사진 준이 너무 멋있죠, 옆모습에 반할 거 같아요”

"웃통을 벗고 목욕탕이 아니라 커피 안에 들어가 있다니, 너무 섹시하지 않나요?”

이런 말을 1초의 틈도 없이 쏟아낸다. 자기 이름을 ‘준이’라고 직접 부르면서 콧소리(본인은 ‘멋있는 목소리’라고 설명한다)로 "준이가 하는 일들이 이미 꿈같은 일들인데 책까지 낸다는 게 너무 신기했다”고 말하는  카페사장 최준(35). 포토에세이 『어? 오늘도 예쁘네?』를 펴낸 그를 지난 25일 서울 용산구 샌드박스 스튜디오에서 만났다.

‘카페사장 최준’은 개그맨 김해준(34)의 ‘부캐(부캐릭터)’다.

2018년 tvN ‘코미디 빅리그’로 데뷔한 김해준은 2020년 유튜브 채널 ‘피식대학’의 ‘B대면 데이트’를 통해 캐릭터 ‘최준’으로 이름을 알렸다. 데뷔 4년 차, ‘최준’의 인기로 각종 프로그램과 광고가 밀려들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그는 "최준은 김해준 안에도 일부 있는 모습이고, 오랫동안 보여드리고 싶었던 캐릭터인데 운 좋게 유튜브와 합이 맞았다”고 말했다.

이날 인터뷰는 개그맨 김해준이 아닌 카페 사장 최준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최준의 생각과 목소리에 집중하고 싶다”는 김해준의 뜻에 따라서였다.

책 제목은 ‘B대면 데이트’의 첫 대사에서 따왔다. 코로나19 시국에 직접 만나지 못하고 영상통화로 ‘비대면’ 데이트를 하는 컨셉의 영상에서 최준은 영상통화가 연결되자마자 "안녕하세요~ 어? 이쁘다.”라고 말하며 강렬하게 등장했다. 최준은 "매일같이 사랑을 해요. 인생에서 사랑보다 중요한 건 없다고 생각하죠” "저의 사랑을 막을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죠”라고 말하는 자칭 사랑꾼이다.

‘웃음’을 노리고 한 최준의 말들에 뜻밖에 ‘위안’을 말하는 사람이 많았다. 처음 책을 기획한 위즈덤하우스의 김소정 편집자는 "최준의 영상에 유독 ‘위로를 받았다’는 댓글이 많아서 ‘힐링’을 해주는, 무조건적인 지지의 말이 담긴 에세이를 생각했다”고 말했다. 최준 역시 "아주 많이 예상 밖이었지만, ‘위안받았다’ ‘우울증이 사라졌다’는 연락을 실제로도 굉장히 많이 받는다. 한두 분이 아니라, 초창기 몇달은 하루에 SNS로 오는 메시지 중 절반은 ‘위로’ 얘기였다”면서 "사람들이 위안받고 사랑받는 기분이 들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책을 냈다”고 말했다.

책에는 "예쁜 얼굴 cry 하지 마요, 웃어봐요” "자꾸 쳐다보지 마세요, 키스할 뻔했습니다” 등 최준식 사랑 고백 멘트들이 화보·일러스트와 함께 담겼다. 그는 책에 쓴 ‘당신은 그냥 가만히 있어, 사랑받기만 하면 돼’라는 문구를 언급하며 "일상에서 쉽사리 듣지 못할 일방적인 따뜻한 말들이 필요한 분이 많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준이가 하는 말들이 말하기 쉽지 않고 낯간지럽지만, 들었을 때 기분이 좋아지는 건 사실이지 않냐”고 되물었다.

책에 실릴 화보 촬영을 위해 ‘집콕 데이트’ 컨셉으로 7시간 동안 사진을 찍었다는 최준은 "이날 정장 바지가 굉장히 타이트해서 준이의 애플힙이 너무 강조돼 민망했다. 애플힙이 공개되면 책이 너무 많이 팔릴 수 있고 사랑에 빠질 수 있어서 곤란하다”며 웃었다. 그리고 "내가 이런 곳에서 이런 걸 찍고 있나? 매일이 신기하다”면서 “꼬마 아가씨·도련님들(최준이 팬들을 부르는 애칭)을 만날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가서 사랑을 주고, 사랑을 받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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