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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플] ‘생색내기’인가 ‘인앱결제 포기’인가…애플 정책변경 논란

중앙일보

입력 2021.08.29 17:36

업데이트 2021.08.30 09:56

그래픽=정원엽 기자

그래픽=정원엽 기자

세계 최초 인앱결제 방지법(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국회 처리(30일)가 임박한 가운데, 애플이 앱스토어 결제정책 일부를 변경했다.

무슨 일이야?

· 애플은 최근 미국 법원에 2019년 앱스토어 불공정성 문제 관련 합의안을 제출했다. 지난 26일(현지시각) 공개한 7가지 합의 내용 중 주목 받은 부분은 '앱스토어 외부 결제에 대한 홍보 허용'.
· 이 조항은 앱스토어 이용 개발사들이 고객에게 이메일·문자·전화 등 연락수단으로 외부결제 방식을 알리는 걸 허용하는 내용이다. 앱 내에서 얻은 고객정보를 활용해 외부결제를 홍보해도 된다는 의미. 이 조항을 두고, "사실상 애플이 인앱결제를 포기한 게 아니냐?"라는 해석도 나온다.

사실은 뭐야?

· 애플의 인앱결제 강제정책은 그대로 유지된다. 앱 사용 중 결제는 여전히 애플 결제 시스템만 써야한다는 의미. 달라진 건 개발사가 연락처를 활용해 고객에게 직접 '웹결제 방식도 있다'고 앱 밖에서 알릴 수 있게 된 것(앱 내부에서 알림·링크 등은 불허). 애플과 중소개발사간 합의는 법원의 승인(9월 2일)을 받아야 적용된다.

애플 앱스토어 관련 7가지 정책변경.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애플 앱스토어 관련 7가지 정책변경.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이게 왜 중요해?

현재로선 단순히 외부 결제 '홍보'만 허용했지만, 작은 구멍이 '인앱 결제'라는 큰 둑을 무너뜨릴 수도 있다.

· 소송을 낸 운동 앱 서비스 '퓨어 스웨트 바스켓볼'의 리차드 체슬로프스키 대표재판에서 "(고객에게) 이메일을 보낼 수 있는 자유가 주어진 건 게임을 바꾸는 변화(Game changer)"라며 "개발자가 고객에게 애플 수수료를 피할 방법을 알려, 애플에게 경쟁 압력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외부 결제 시 애플 수수료가 없기에, 30%가량 싼가격에 결제할 대안을 소비자에게 제공할 수 있다.
· '구독형 상품'은 외부(웹)에서 한 번만 정기 구독 결제를 하면 자동으로 결제 되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인앱 결제 우회로를 택할 가능성이 높다. 넷플릭스·스포티파이 등이 대표적이다. 네이버·카카오 같은 회사도 멤버십이나 웹 결제 기반 구독상품으로 애플 수수료를 피할 수 있다.
· 다만, 게임 아이템 결제 처럼 일회성 결제의 경우 매번 앱을 나가 웹에서 결제하고 앱으로 돌아와야 하기에 업계에선 '실효성이 없는 조치'라는 평가도 있다.

애플은 왜 이렇게까지 하나?

사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는 애플의 웹결제 안내 이메일 금지에 대해 꾸준히 지적해왔다. 지금까지 묵묵부답이었던 애플, 왜 정책을 바꿨을까.
· 소중한 그 분 : 애플이 합의안을 내놓은 소송은 2019년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 지역 오클랜드 법원에 제기된 소송. 담당 판사는 세기의 소송인 '애플  vs. 에픽게임즈' 재판을 맡은 이본 곤잘레스 로저스 판사다. 에픽 게임즈 재판 선고가 올해 말이라 중소개발사와 중재합의를 통해 애플이 협상하고 있다는 노력을 재판부에 보여준 것.
· 독과점 위험 제거 : 최근 미국 상·하원에서 특정결제 수단 강요를 막는 '오픈 앱마켓법안'이 발의됐다. 앱마켓 시장 독점 규제 논의가 본격화된 상황. 애플은 그간 홍보가 불가능했던 웹 결제 방식을 바꿔 '독과점' 논란을 피할 기반을 만들었다.
· 큰 손해 없이, 명분 쌓기 : 애플은 지난해 말 구글인앱결제 논란이 커지자, 연간 100만 달러(약 11억원) 미만 매출 앱에 대해 수수료를 절반(30%→15%)만 받겠다고 발표했다. 한 해 20조원이 넘는 수수료 수익의 2.5% 정도를 손해보며, '우리는 다르다'라는 명분을 쌓은 것. 이번에도 외부결제 허용이란 명분은 쌓고, 앱 내 홍보는 막아 손해를 최소화했다는 평가. 애플은 이번 7개 조항 합의를 통해 '반값 수수료'를 최소 3년간 유지하겠다고 했다.

업계 반응은 어때?

· 애플과 소송 중인 에픽게임즈·스포티파이·매치그룹 등이 참여한 앱공정성 연대(CAF)는 "애플의 합의안은 전 세계 법원, 규제 당국, 입법자를 피하기 위한 필사적 시도"라며 "합의가 승인되더라도 앱 내에서는 더 낮은 가격을 알리지도 못하고, 다른 결제 옵션을 제공하지도 못한다"고 지적했다.
· 오픈 앱마켓 법안을 발의한 미국 민주당 리처드 블루먼솔 상원의원은 "중요한 진전"이라면서도 "오픈 앱마켓 법이 다루는 앱마켓 부당행위를 바로잡지는 못하는 조치"라 밝혔다.
· 국내에서도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이 "현재의 '특정 방식으로 앱 결제를 강제하는 행위'가 그대로 유지되는 것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앞으로는?

· 국내 인앱결제 방지법 통과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을 전망. 애플은 최근 "앱스토어 외 경로 구매 시 사기 위험, 개인정보보호 약화 등 고객 보호 효과가 떨어질 것"이라며 법 개정에 대해 반대입장을 밝혔었다.
· 구글플레이의 외부 결제 정책 변경으로 이어질 수 있다. 구글도 결제정책안내를 통해 "구글플레이 결제 시스템 외 결제 수단으로 사용자를 유도할 수 없다"고 명시하고, 앱 등록정보나 앱 내 안내·링크를 막고 있다. 구글이 애플의 100만 달러 이하 매출 앱 반값 할인 정책을 유사하게 따라간 만큼, 외부결제 홍보 정책도 허용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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