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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중앙] 늘어가는 청년 고독사, '고독생'부터 돌봐야

중앙일보

입력

현장취재 / ‘울며 몸부림치던 그 순간에 누군가 문을 두드려줬다면…’

전통적 사회 안전망 ‘가족’ 붕괴되면 삶의 의지 잃고 극단적 선택
사각지대에 놓인 고독생 청년에 맞춘 복지정책과 사회 관심 필요

최근 1인 가구의 증가와 함께 열악한 여건에서 거주하는 청년들의 고독사도 늘고 있다. 사진은 서울 노량진의 한 고시원에서 홀로 식사를 하고 있는 청년의 모습.

최근 1인 가구의 증가와 함께 열악한 여건에서 거주하는 청년들의 고독사도 늘고 있다. 사진은 서울 노량진의 한 고시원에서 홀로 식사를 하고 있는 청년의 모습.

지난 8월 4일 인천 영종도의 작은 아파트. 방 벽에 걸린 달력은 6월에 머물러 있었다. 방 한쪽에는 부탄가스통 10여 개와 빈 소주병 10여 개가 아무렇게나 나뒹굴었다. 냉장고 안에는 유통기한이 지나 부패한 음식물이 쌓여 있었다. 30대 남성 A씨는 극단적 선택을 하고 두 달이 지나 발견됐다. 그가 남긴 물품 더미엔 [서른엔 행복해지기로 했다]라는 책이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기자가 직접 눈으로 본 현장은 참혹했다. 24살 때부터 장의사 일을 시작한 특수청소업체 ‘에버그린’ 소속 주형길(32)씨는 한두 번 경험한 일이 아니라는 듯 덤덤하게 고인이 남기고 간 물품을 정리해나갔다. 100건 넘는 청년 고독사 현장을 다녀본 5년차 특수청소부 김경돈(30), 우지성(30)씨도 고인이 자기 또래라는 생각이 문득 들면서 울컥할 때가 있다고 했다. 우씨는 “마지막 순간까지 고립감에 몸부림쳤을 고인을 떠올리며 마음으로나마 마지막 관심과 위로를 건네곤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이맘때쯤에는 서울 구로구의 7평짜리 작은 원룸에서 30대 여성 B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허리 높이의 문고리 앞에 늘어져 있던 시신이 발견된 건 숨을 거두고도 한참 뒤였다. 직장을 잃고 연인과 헤어진 B씨는 한 달 가까이 식음을 전폐한 채 이웃집에 들릴 만큼 목 놓아 울었다. ‘울며 몸부림치던 그 순간에 누군가 문을 두드려줬다면….’

지난해 12월 숨진 채 발견된 30대 초반 남성 C씨는 어엿한 직장인이었는데, 죽음의 문턱을 스스로 넘었다. 그가 살았던 집 비좁은 부엌에는 무수히 많은 라면 봉지와 빈 생수병이, 화장실 바닥에는 담배꽁초가 널브러져 있었다. 공장 일을 해서 받는 월급으로는 빚을 갚기에 역부족이었다고 했다. 회한이 주는 고통은 살아남은 자에게도 충격과 상처를 남긴다. 특수청소업체가 유품을 정리하면서 나온 보험증서를 전달하려고 C씨의 어머니에게 연락하자 “그냥 찢어버려라”라는 차가운 답이 돌아왔다.

100m 옆에 사는 가족조차 죽음 뒤늦게 알아

30대 남성 A씨는 극단적 선택을 하고 두 달이 지나 발견됐다. 그가 남긴 물품 더미에 [서른엔 행복해지기로 했다]라는 책이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 사진:손준영

30대 남성 A씨는 극단적 선택을 하고 두 달이 지나 발견됐다. 그가 남긴 물품 더미에 [서른엔 행복해지기로 했다]라는 책이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 사진:손준영

고독사 현장에는 대개 치밀하게 준비한 흔적이 남아 있다고 한다. 예고 없이 갑작스럽게 죽음을 선택하는 게 아니라 고민하고 또 고민한 끝에 내린 마지막 결정이라는 얘기다. 지난해 11월 옥탑방에 살던 27살 여성 D씨는 숨진 지 일주일 만에 발견됐다. 벽 한쪽에는 ‘잘될 거야’라고 쓴 메모가 붙어 있었다. 문틈은 죄다 비닐테이프로 막아 아래층에 사는 집주인도 사망한 사실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김경돈씨는 “현장을 다녀보면 미숙한 죽음은 그리 많지 않다. 죽음을 준비하는 이에게 무관심한 사회의 잔인함을 생각하다가 몸서리가 쳐질 때도 있다”고 말했다.

고독사의 원인은 실로 다양하다. 경찰이 ‘변사 사건’을 처리하면서 밝히는 배경은 대개 사업 실패나 건강 악화, 경제적 어려움이 원인이다. 이 모든 원인은 ‘신변(身邊) 비관’으로 간단히 정리되고 만다. 특수청소업체 관계자들도 경제적 문제를 가장 큰 원인으로 꼽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인의 비관으로 책임을 돌릴 수 없는 건, 그 이면에 우리 사회의 소외와 단절, 무관심이 깔려 있기 때문이다. 특히 가족과의 단절은 고독사에서 흔히 나타나는 유형이다. 지난 4월 서울 구로구의 한 지하방에서 30대 중반 남성이 숨진 채 발견됐다. 특수청소업체에 유품 정리를 의뢰한 건 그의 동생이었다. 동생은 오빠가 살던 집 주소만 알고 있었을 뿐 한 번도 찾아가본 적이 없다고 했다. 숨진 남성의 가족은 집에서 불과 100m 거리에 살고 있었다. 김씨는 “현장을 가보면 유족이 찾아오지 않는 경우도 태반이고, 오더라도 정말 비통해하는 경우가 별로 없다”며 “가족의 붕괴에서부터 마음의 병이 시작되는 게 아닌가 생각하곤 한다”고 말했다.

2018년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청년 1인 가구의 사회적 관계’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청년 독신가구가 가족과 보내는 시간은 1일 평균 5분에 불과했다. 가족이 아닌 타인과 교류하는 시간은 이보다 긴 74분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것도 다른 가구 유형에 비하면 55%에 불과하다. 2019년 통계청이 조사한 우리나라의 사회적 고립도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10%)을 훨씬 뛰어넘는 27.7%로 나타났다. 이 조사에서 청년층의 37%는 ‘큰돈을 빌릴 곳이 없다’고 답했고, 15%는 ‘몸이 아파도 집안일을 부탁할 사람이 없다’고 답했다.

물론 초핵가족 시대를 사는 오늘날에 전통적인 가족의 복원을 꾀한다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다. 전문가들은 가족의 해체를 탓하기보다 가족에 의존하는 전근대적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송인주 서울시복지재단 선임연구위원은 “1인 가구가 급증하고 초핵가족화된 지 오래인데도 여전히 우리 사회는 가족의 돌봄을 전제로 한다”며 “가족이라는 일차적 안전망에 의존하는 경향이 개인뿐만 아니라 국가 정책 전반에도 깔려 있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가족에게 일차적 돌봄 책임을 부과할 경우 가족이 없는 청년 1인 가구의 고립감은 더 심화한다. 사회적 돌봄 시스템은 주로 영유아와 노인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서다. 지난해 초 고독사한 20대 중반의 청년은 스무 살에 부모를 여의고 홀로 살다가 극단적 선택을 했다. 갑작스러운 부모의 죽음으로 자립할 능력을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사회적 지원마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탓이다. 공영장례지원센터 ‘나눔과 나눔’의 김민석 팀장은 “모든 안전장치가 가족에 치우쳐 있고 사회가 보장해주지 않는 한 청년 고독사는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독사 사례 중 청년층이 차지하는 비중 늘어

유튜브에 '고독생 브이로그'를 검색하면 나오는 영상 썸네일의 모습. / 사진:유튜브 캡쳐

유튜브에 '고독생 브이로그'를 검색하면 나오는 영상 썸네일의 모습. / 사진:유튜브 캡쳐

수면 위로 드러난 청년 고독사의 사례들은 단면일 뿐이다. 청년 고독사의 정확한 실상은 대개 추정에 그치고 만다. 고독사의 개념도 아직 명확하게 정리되지 않아서다. 일본의 경우 ‘고독사’보다 ‘고립사’라는 용어를 일반적으로 더 사용한다. 사회적 고립이 죽음의 형태로 표면화했다는 의미다. 늦었지만 국내에서도 고독사의 개념을 정리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지난 4월 ‘고독사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이 시행돼 법적인 정의는 마련된 상태다. 법적으로 고독사는 ‘가족, 친척 등 주변 사람들과 단절된 채 홀로 사는 사람이 자살·병사 등으로 혼자 임종을 맞고, 시간이 흐른 뒤에 시신이 발견되는 죽음’으로 정의한다. 법적으로는 자살을 고독사의 범주에 포함했지만, 사회적 인식까지 정리된 건 아니다. 학계에서도 자살을 고독사의 범주에 포함할지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다.

이처럼 개념도 정리되지 않아 고독사 현황을 보여줄 체계적이고 공식적인 통계도 없다. KBS [시사직격]이 ‘2021 청년 고독사 보고서’를 통해 전수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2020년 고독사 발생 건수는 4196건으로 2013년에 비해 2.5배나 늘었다. 발견이 늦고 유형이 다양해 통계에 잘 잡히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고독사는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특수청소업체 ‘스위퍼스’ 관계자는 “유품 정리 의뢰 중 30% 정도가 청년 고독사”라고 전했다.

고독사에 대한 대책이 나온다고 해도 사후약방문(死後藥方文)일 뿐이다. 전문가들은, 고독사에 이르기까지 나타나는 징후를 파악하고 위험군을 면밀히 관리하는 게 더 근본적인 처방이라고 지적한다. 김 팀장은 “돌아가시기 전에 사회가 돌봤어야 하는데, 장례를 아무리 잘 치러도 본전을 찾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른바 ‘고독생(孤獨生)’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는 것이다. 고독생은 특수청소업체 관계자들이 목격한 수많은 고독사의 예외 없는 공통점이다. 유튜브에 ‘고시원’이란 단어를 검색하면 ‘고시원 브이로그’, ‘고시원 생존기’ 등 다양한 영상 콘텐트가 수두룩하다. 대부분 자신의 힘든 생활을 가감 없이 보여준다. 조회수가 얼마 되지 않지만, 고독한 청년들은 꾸준히 일상을 올린다. 이들에게는 세상과의 유일한 소통의 끈이자 고독한 삶을 극복하려는 절박한 몸부림인 셈이다.

고독생을 사는 모든 1인 가구가 다 위험한 건 아니다. 실제 1인 가구가 가장 많은 연령대는 청년층이지만, 고독사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건 중장년층이다.

다만 청년층의 고독사는 다른 세대보다 극단적인 경향을 띤다. ‘서울시 고독사 위험계층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고독사로 분류된 변사사건은 30대 이하에서 73건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 고독사의 10% 수준이다. 다만 20~30대 고독사 중 스스로 목숨을 끊는 비율은 41%이며 다른 연령층보다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특수청소업체 바이오해저드 김새별 대표는 “청년층은 극단적 선택 전에 신호를 보내는 경우가 많아 우리까지 일이 안 오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이는 지금 알려진 청년 고독사 통계보다 훨씬 더 많은 청년이 실질적으로 위험에 처해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고독사의 위험 신호는 무엇일까. 특수청소업체 관계자들은 일명 ‘쓰레기집’을 가장 위험한 신호로 본다. 집 안이 쓰레기로 가득하다는 건 삶에 대한 의지를 잃었다는 방증이란 것이다. 외출을 거의 하지 않고 배달음식으로 연명하면서 쌓인 쓰레기가 혼자 힘으론 치울 수 없는 수준에 이르게 되는 식이다. 평소 집을 찾는 이가 없어 쓰레기를 치울 생각을 하지 못하다가 계약기간이 끝나갈 때에야 비로소 외부 도움을 빌린다. 한 특수청소업체 관계자는 “집 안에 산처럼 쌓인 쓰레기를 치워달라는 20~30대 의뢰가 일주일에 서너 건씩 들어온다. 주로 방 계약기간이 만료되기 직전인 경우가 많다”고 했다.

‘고독생 청년’ 위한 사회안전망 없어

고독사한 C씨가 살았던 방의 부엌. 라면 봉지와 빈 생수병이 가득하다. / 사진:특수청소부 김경돈씨

고독사한 C씨가 살았던 방의 부엌. 라면 봉지와 빈 생수병이 가득하다. / 사진:특수청소부 김경돈씨

에버그린의 김현섭 대표는 쓰레기집을 정리하면서 인연을 맺은 청년들을 통해 그들의 고독생을 엿볼 수 있었다고 말한다. 김 대표는 “쓰레기집에서 생활하는 이들은 타인을 극도로 기피하고 밖으로 나오려 하지 않는다. 고독사로 발전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그를 통해 고독생을 살고 있는 28살 청년 김모씨를 만날 수 있었다. 그는 한두 달에 한 번 찾아오는 어머니 외에 누구도 만나지 않는다. 우울증으로 정신과 진료를 받는 것 외에는 외출도 거의 하지 않는 편이다. 친구들과도 연락이 끊긴지 오래라고 했다. 김씨는 “쓰레기가 집에 쌓여 혼자 치우려 했지만, 강박증 때문에 도저히 직접 치울 수 없어 특수청소업체의 도움을 받았다”고 말했다.

업체 도움으로 집 안을 말끔히 치운 뒤 그의 생활도 조금씩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고 했다. 김 대표는 그가 유일하게 마음을 여는 사람이다. 하지만 여전히 고립감은 쉽게 가시지 않는다. 김씨는 “나 같은 사람을 받아줄 회사도 없고, 도움을 청할 곳도 없다. 방 안에서 온종일 보내는 시간이 무의미하다는 걸 알지만, 세상으로 나갈 엄두가 안 난다”고 말했다.

김씨처럼 고독사 위험에 노출된 청년들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자립을 돕는 우리 사회의 제도적 장치는 없다. 대부분의 1인 가구를 위한 정책은 중장년층과 노년층 1인 가구에 맞춰져 있다. 중앙자살예방센터장을 지낸 백종우 경희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청년 1인 가구는 젊고 근로능력이 있다는 이유로 복지 시스템의 우선순위에서 밀려나 있다”며 “이들에게 위기가 발생하기 전에 구조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다행히 일선 지방자치단체와 지역사회가 청년 고독사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전국에 있는 정신건강복지센터와 자살예방센터를 통해 청년들의 정신건강을 돌보는 프로그램이 늘고 있다. 고양시 정신건강복지센터는 ‘청춘나래’를 통해 상담과 치료, 지역사회 연계로 청년의 고독생을 지원하고 있다. 과천시 정신건강복지센터도 정신건강에 어려움을 갖는 청년을 위해 청년마음다방 ‘감정 톺아보기’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아쉬운 것은 정신병을 부정적으로 보는 사회적 편견 때문에 청년들이 쉽게 참여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문턱을 낮춘 ‘제3 공간’의 필요성이 대두된다. 노인정이나 마을회관처럼 도시에 사는 1인 가구 청년들이 답답한 1인 공간에서 벗어나 지역 커뮤니티가 형성될 수 있는 공공 공간이 더 많아져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서울시에는 지역 청년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인 ‘청년센터 오랑’이 있는데, 작년에 문을 열기 시작해 현재 9곳이 개소했고 10번째 청년센터가 서초구에 개소할 예정이다. 코로나19 여파로 개관하는 데 어려움이 있지만 공유 주방과 휴게실 등 청년들이 공공 공간에 모일 수 있고 자체적인 커뮤니티를 형성할 수 있다고 한다.

‘느슨한 연대’가 고독생 청년의 자립에 효과적

고독생을 사는 청년들은 답답한 1인 공간에서 벗어날 기회가 적다. '2030청춘러너'와 같은 운동 동호회들은 청년들의 고립감을 줄여줄 수 있다. / 사진:러닝 동호회 2030청춘러너

고독생을 사는 청년들은 답답한 1인 공간에서 벗어날 기회가 적다. '2030청춘러너'와 같은 운동 동호회들은 청년들의 고립감을 줄여줄 수 있다. / 사진:러닝 동호회 2030청춘러너

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큰 어려움은 고독생을 살고 있는 사람들의 마음 문을 여는 일이다. 좋은 정책과 공간을 마련해도 당사자가 꿈쩍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직접 고시원 세대를 방문해 고독사 방지 사업을 진행한 구리시 정신건강복지센터 관계자는 “여러 지원 프로그램을 당사자가 거부하면 강제할 수 없어서 답답한 면이 있다”며 “도움을 거부하는 이들이야말로 도움이 꼭 필요한 고위험군”이라고 말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방문 사업을 진행했던 송 선임연구위원은 “지역사회가 항상 관심을 갖고 있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보여주면서 책임을 종용하지 않는 ‘느슨한 연대’ 전략이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온라인이 익숙한 청년층에겐 온라인을 이용한 소통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 백 교수는 “3년 전 일본에서는 온라인 상담을 크게 늘리는 방안이 국회를 통해 입법화됐고, 코로나19 상황에 들어서면서 미국과 호주 등도 청년층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국가적인 대책을 시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자와 만난 청년 특수청소부들은 뒤늦게나마 고독사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많아지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했다. 김경돈씨는 “청년들도 충분히 힘들고 고독할 수 있다는 걸 이해해줬으면 좋겠다. 청년의 외로움을 개인의 의지 문제로 치부할 게 아니라 중요한 사회적 문제로 여기고 논의가 활발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우지성씨는 더 많은 관심을 촉구했다. “몇 해 전만 해도 ‘자살’로 치부했던 걸 ‘고독사’로 받아들이게 된 건 비교적 최근이다. 이제야 청년 세대의 힘든 점을, 그 심경을 우리 사회가 알아가고 있다는 것”이라며 “고독사에 담긴 의미와 우리 사회의 역할을 다 같이 고민하려면 보다 큰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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