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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희숙 “공수처에 수사의뢰, 나를 벌거벗겨 조사받겠다”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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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1호 05면

국민권익위원회의 부동산 의혹 조사 이후 의원직 사퇴를 선언한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은 27일 부친의 세종시 땅 투기 의혹에 대해 “저 자신을 벌거벗겨 조사를 받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저는 지금 저 자신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수사의뢰한다. 공수처가 못 하겠다면 합동특별수사본부(합수본)에 다시 의뢰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윤 의원은 이날 부친 토지 구입 당시 KDI(한국개발연구원)에 재직 중이던 본인이 내부 정보를 제공했다는 의혹을 강력하게 부인했다. 그는 “세종 국가산업단지의 경우 통상 3~5년의 시간이 걸리고 이때 개발 정보가 관련 국민들에게 공유된다. 예비타당성 조사 정보를 제가 빼돌렸다는 의혹 자체가 터무니없다”며 관련 의혹을 “의도적인 모해”라고 규정했다.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이 27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부친의 부동산 매입 의혹 제기에 대해 공수처에 자진해서 수사를 요청했다. [뉴시스]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이 27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부친의 부동산 매입 의혹 제기에 대해 공수처에 자진해서 수사를 요청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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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부동산 거래에 돈을 보탰는지, 차명으로 소유했는지 샅샅이 까보라”며 부친이 세종시 땅을 구매한 당시 자신의 통장거래내역도 공개했다. 이어 “저희 집도 압수수색하라. 부모님 댁도 압수수색에 흔쾌히 동의할 거다. 필요한 것은 무엇이든 제출하겠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여권의 비난에 대해선 “평생 공작정치나 일삼으며 입으로만 개혁을 부르짖는 정치 모리배들의 자기 고백”이라고 반박했다. 특히 윤 의원은 “이재명 경기지사 캠프의 선거대책위원장인 우원식 의원, 수행실장인 김남국 의원, 남영희 대변인이 음해에 가장 앞장선 것은 무엇을 의미하나. 캠프가 서로 머리를 맞대고 앉아 더러운 음모나 꾸미는 곳”이라며 “무혐의로 밝혀지면 이재명 후보도 당장 사퇴하고 정치를 떠나라”고 촉구했다. 또 방송인 김어준씨에 대해서도 “김어준이라는 인물은 우리 정치의 가장 암적인 존재”라며 “공적인 공간에서 사라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윤 의원은 부친이 투기 목적으로 토지를 구입했을 가능성은 일부 인정했다. 윤 의원은 “저희 아버님에게 농지법과 주민등록법 위반 의혹이 있으며, 투기 의혹으로 비칠 여지가 있다는 점을 변명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윤 의원의 부친은 편지에서 “문제가 된 농지는 매각이 되는 대로 그 이익을 전부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내부에선 “의혹을 잘 소명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날 오후 국민의힘 초선의원들은 공동성명서를 내고 “윤 의원은 스스로 자신에게 가혹한 원칙을 적용하며 책임의 정치를 보여 줬다. 초선의원들은 윤희숙 의원의 진실을 믿는다”며 “윤 의원이 자청한 수사결과가 나오는 대로 민주당에서 거짓모략으로 허위비방한 대선주자와 의원들은 모두 사퇴하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당내에선 “윤 의원 부친의 투기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야당에 오히려 역풍이 불 수 있다”는 위기감도 감지됐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농사를 지으려고 한 것’이란 당초 기자회견이 말실수였다. 잘 모르면 차라리 모른다고 했었어야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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