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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상 가벼워도 1년 후유증” 걸려본 사람만 아는 코로나 뒤끝 [뉴스원샷]

중앙일보

입력 2021.08.27 2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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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스더 복지팀장의 픽: 롱 코비드 

지난해 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감염됐다가 한달여 만에 완치 판정을 받은 A(31)씨는 “지금도 코로나에서 벗어나지 못했다”고 말한다. 1년이 훌쩍 지났지만 코로나19 후유증은 A씨를 괴롭힌다. A씨는 “밤이라도 샌 것처럼 피곤하고 무기력하고 멍한 상태가 지속된다. 전에 없던 탈모 끼가 생겨서 머리숱이 확 줄었다”라고 호소했다. 그는 “정작 코로나에 걸렸을 땐 증상이 그리 심하지 않았는데 후유증이 너무 오래간다”라며 “치료할 방법도 없고 언제쯤 나을지도 알 수 없어서 절망적이다”라고 말했다.

국내 코로나19 사태가 1년 8개월여 이어지는 가운데 A씨처럼 완치 이후에도 오래 후유증을 겪는 이들이 늘고 있다. 27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국립보건연구원과 경북대병원이 코로나19 완치환자를 대상으로 후유증 여부를 조사한 결과 절반 이상이 확진 이후 1년이 넘었는데도 후유증이 있다고 대답했다고 밝혔다. 1차 설문조사(2020년 10월)와 2차 설문조사(2021년 5월)에 모두 응답한 241명 중, 127명(52.7%)에서 확진 후 12개월 경과시에도 후유증이 지속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증상은 집중력저하(22.4%), 인지기능 감소(21.5%), 기억 상실(19.9%), 우울(17.2%), 피로감(16.2%)이었다.

권준욱 국립보건연구원장은 이날 방대본 브리핑에서 “영국이나 독일 등 해외에서도 증상발현 1년 경과 시에 집중력 저하 및 피로감 등 후유증 양상이 국내와 유사한 것으로 보고됐다”라고 설명했다.

신천지대구교회 신도 중 지난해 코로나19를 앓은 4198명에게 지난 5월 조사했더니 426명이 “코로나 후유증으로 생각되는 증세가 있다”고 답했다. 426명이 겪고 있는 이상 증세는 다양했는데 후각ㆍ탈모 등 두 가지 이상 복합적인 이상 증세 발현이 34.9%(149명)로 가장 많았다. 무기력증이나 불면증 등 기타 심리적 이상 증세가 18.3%(78명)에 달했다. 근육통 및 만성피로 13.1%(56명), 호흡기 및 폐 질환 12.6%(54명), 후각ㆍ미각ㆍ청각 이상 7.2%(31명), 두통 및 기억력 감퇴 6.5%(28명), 탈모 3.0%(13명), 피부질환 1.8%(8명), 위장장애 0.7%(3명), 빈혈 0.2%(1명) 등의 답변도 나왔다.

27일 오전 서울의 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접종센터에서 백신접종이 진행되고 있다. 뉴스1

27일 오전 서울의 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접종센터에서 백신접종이 진행되고 있다. 뉴스1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19 환자들이 겪는 장기적인 후유증을 ‘롱 코비드(long COVIDㆍ긴 코로나)’로 명명하고 우려를 나타냈다. 코로나19 감염에 따른 증상은 가볍게 지나가더라도 오랜 기간 삶의 질을 떨어트리는 후유증이 이어질 수 있어서다. 마리아 판케르크호버 WHO 코로나19 기술팀장은 지난 4일 화상 언론 브리핑에서 “많은 사람이 장기적인 영향에 고통받고 있다”며 “‘포스트 코로나 증후군’(Post-COVID syndrome), 또는 롱 코비드는 WHO가 매우 우려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코비드 후 증후군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해 사례 정리 작업을 하고 있다”며 이러한 증상을 겪는 사람들을 위한 재활 프로그램을 마련 중이라고 전했다. 영국 통계청(ONS)은 지난 3월 기준으로 영국에서 최근 4주 이내 롱 코비드를 겪은 사람이 110만 명이라는 추정치를 내놓기도 했다.

국내에서도 이에 대한 임상 연구가 진행될 예정이다. 이상원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역학조사분석단장은 24일 브리핑에서 “‘롱 코비드’는 코로나19에서 회복된 이후에도 상당 기간 증상이 남아 환자가 고통을 느끼는 현상으로 델타 변이 감염자에게서 더 자주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경과 관찰기관이 끝난 환자를 대상으로 관계기관과 의학적 분석의 일환으로 연구가 진행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런 장기 후유증의 가장 큰 문제는 왜 발생하는지 원인을 모른다는 점이다. 또 딱히 치료법이 없다보니 대증치료와 재활치료로 증상을 다스리는게 전부다. 현재로선 빠른 백신 접종과 방역수칙 준수로 코로나19 감염을 피하는 게 최선이다. 권준욱 원장은 “후유증, 합병증 등을 고려해 적극적으로 백신접종에 참여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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