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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범벅 카불공항, 대피 작전 재개…美 "26일1만2500명 탈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이슬람 국가(IS)의 폭탄 테러 하루 만에 아프가니스탄 카불 국제공항에서 서방 국가의 대피 작전이 재개됐다.

로이터통신은 27일(이하 현지시간) 카불 공항 내에 주둔하는 서방 보안 관계자를 인용해 탈출 비행 속도가 빨라졌고 미국 여권 소지자들이 공항 구내로 들어갈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프랑스군 수송기(에어버스 A400M) 한 대가 21일(현지 시각) 카불공항에서 이륙한 직후 미사일 교란 장치인 플레어를 발사하고 있다. [air_intel 트위터 캡처]

프랑스군 수송기(에어버스 A400M) 한 대가 21일(현지 시각) 카불공항에서 이륙한 직후 미사일 교란 장치인 플레어를 발사하고 있다. [air_intel 트위터 캡처]

외신들에 따르면 전날 카불 공항 인근에서 발생한 테러로 미군 13명을 포함해 아프간 민간인 등 최소 103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한 목격자는 로이터에 "토네이도에 비닐봉지가 휩쓸리는 것처럼 (피해자의) 시신과 조각난 신체 일부가 공중으로 날아다녔다"며 "하수가 흐르는 배수로는 피로 물들었다"고 말했다.

AP통신은 27일 대피 작전을 지휘하고 있는 케네스 맥킨지 미 중부군사령관을 인용해 약 5000명의 사람이 카불 공항에서 미군 수송기를 통한 탈출을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이 가운데 미국인은 1000여명으로 추산된다. 로이터는 이날 백악관을 인용해 미군이 테러에도 불구하고 아프간 카불에서 26일 하루 동안 1만2500여명을 대피시켰다고 전했다. 전날 백악관에 따르면 미군은 카불에서 탈레반 장악 직전인 지난 14일부터 현재까지 10만명 이상의 자국민과 아프간 현지인 협력자를 대피시켰다.

전날 있었던 참혹한 테러에도 불구하고 공항엔 필사의 탈출 행렬이 몰려들고 있다. CNN은 "엄청난 위험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공항 경계선 근처로 계속 모이고 있다"고 전했다. 잠샤드라는 이름의 아프간 남성은 아내와 세 자녀를 이끌고 이른 아침 공항 인근에 도착해 "폭탄 테러 소식을 들었고 앞으로 더 많은 공격이 있겠지만, 지금이야말로 떠나야 할 때"라고 AP통신에 말했다.

그러나 오는 31일로 정해진 미군 철수 데드라인이 나흘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이들 전원이 아프간을 탈출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이미 각국은 속속 수송 작전 마무리에 들어갔다.

109명의 아프간인을 태운 이탈리아의 마지막 수송기(C-130)는 27일 로마에 착륙했다. 해당 수송기는 전날 카불 공항에서 이륙 직후 총격을 받았으나 특별한 피해는 없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스페인도 이날 오전 군용기 2대로 자국민과 아프간인 협력자들을 탈출시키며 아프간 대피 작전을 종료했다고 발표했다.

영국도 아프간 카불에서 진행한 대피 작전을 종료했다. 벤 월러스 영국 국방부 장관은 로이터에 "100~150명 정도인 잔류 영국 국적자 중 일부는 자발적으로 아프간에 남겠다는 뜻을 밝혔다"며 "영국에 협력한 아프간인 800~1100명이 끝내 수송기를 타지 못한 채 아프간에 남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모든 사람이 대피하지 못한 것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덧붙였다.

블룸버그 통신은 캐나다, 덴마크, 네덜란드 등은 이미 수송 작전을 종료했으며 더는 카불 공항에서 나오는 항공편을 운항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미 중부군사령부 대변인은 이번 테러로 부상을 당한 미군 18명은 응급치료 장비를 갖춘 C-17 수송기 편으로 인근 미군기지에 이송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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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아프가니스탄 카불 공항 인근 테러를 다룬 해당 기사에서 소셜미디어 갈무리 영상 중 일부가 카불 테러 관련 폭발 장면인지 여부가 확인되지 않아 삭제‧수정했습니다. 신속하고도 정확한 보도를 위해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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