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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테인먼트 패권도 네이버·카카오가 쥐나

중앙일보

입력

팩플레터 131호, 2021. 08.20

Today's Topic
K-엔터 주도권, 누가 잡을까?

팩플레터 13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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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여러분! 오늘은 ‘금요 팩플’ 설문 언박싱입니다!
지난 레터에서 드린 ‘라이언x아이유의 카카오엔터, 황금 치트키?’ 레터를 작성한 김정민 기자의 취재 후기 먼저 전해드립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정말 뜯어보고 싶은 회사였습니다. 최근 1~2년 사이 ‘콘텐츠가 재밌네’, ‘좋은 사람을 데리고 있네’, ‘경영진이 괜찮네’ 싶던 IP 기업들이 어김없이 카카오 품으로 가는 걸 보면서요. 참, 아주 최근에 유희열의 ‘안테나’도 카카오엔터의 100% 자회사가 됐어요. 지난 레터에서 상반기 공시 기준으로 카카오엔터가 ‘안테나 지분 19%를 갖고 있다’고 썼는데요, 81%를 마저 인수했어요. 이로써 카카오는유재석과 아이유를 품에 안은 기업이 되었습니다.

50여 개 관계사의 면면을 살펴보면, ‘이들 데리고 실패하는 게 더 어렵겠다’ 싶은 곳들이 많습니다. 공은 이제 카카오가 그 관계를 어떻게 풀어낼 것이냐로 넘어갔어요. 콘텐츠 산업에서 수직계열화를 추구한 카카오가 어떻게 시너지를 낼 수 있을까요.

그래서 카카오엔터를 취재할 때 들었던 흥미로운 이야기를 하나 더 얹어봅니다. 10살 넘게 차이나는 김성수(59) 대표와 이진수(48) 대표의 이야기인데요. 사내에선 두 대표를 두고‘영혼의 단짝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고 해요. 실무진과 경영진 간 의견 차이는 있을지언정, 대표들 간 의견이 달랐던 적은 거의 없다고요. 눈빛만 봐도 통한다나요. 하긴, 서로 잘 안 맞았다면 같은 IP를 웹툰·웹소설로도, 영상으로도 만드는 사업을 구상하기란 어려웠을 거예요.

유료화 수익모델 ‘기다리면 무료(이진수 대표)’, 안정적인 외주 스튜디오 ‘스튜디오드래곤(김성수 대표)’ 같은, 그 당시 파격적인 모델을 시도하고 업계 표준으로 정착시킨 두 대표가 카카오엔터에서 만들어낼 새로운 혁신은 무엇인지 또 궁금해집니다.

그럼 이제, 설문 결과를 보러 가실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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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는 네이버(39.3%)를 택한 분들이 더 많았습니다. 카카오엔터를 소개하는 레터였는데 말이죠! 그 뒤를 카카오(33.3%), CJ(19%)가 이었습니다.

직접 사업에 뛰어들기보단, 잘하는 기업을 포섭하는 네이버의 전략을 높이 평가해주신 것 같아요. 네이버는 올해 하이브에 4000억원을, 지난해와 2017년 SM과 YG에 각각 1000억원을 투자했죠. CJ ENM, 스튜디오드래곤과도 지난해 각각 1500억원 규모로 지분을 교환했습니다.

카카오처럼 한 우산 밑에 모여있진 않지만, 네이버는 이미 웹툰·웹소설(네이버웹툰), 영상(네이버TV·스튜디오N 등), 오디오(오디오클립·나우), 음원(바이브), 웹드라마(플레이리스트), 메타버스(제페토) 등 다양한 엔터 사업을 하고 있기도 해요. 공통점은 모두 '연결'이란 플랫폼의 본질에 집중했다는 것! 이중 웹툰·웹소설의 영상화를 담당하는 네이버웹툰의 자회사, 스튜디오N 권미경 대표 인터뷰를 지난 8월 12일 팩플레터에서 전해드리기도 했습니다. 😉

다음은 엔터 시장의 주도권 경쟁에서 관건이 무엇일지 여쭤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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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콘텐츠로 확장 가능한 수퍼 IP 자산'이란 답변이 39.3%로 가장 많았습니다. 똘똘한 IP 하나가 엔터 시장, 나아가 다른 시장의 파이까지 키울 수 있다는 걸 재빠르게 캐치한 분들이시군요. 가령 이런 예가 있죠. '해리포터가 책으로 완결된 2007년까지 창출한 경제효과만 308조원. 같은 시기 한국의 반도체 수출 총액(230조원)보다 많다(한국콘텐츠진흥원)', '가수 이효리의 제주도 거주와 〈효리네 민박〉 출연은 제주도 관광객을 100만명 증가시켰고, 생산 유발 효과는 6251억원에 달한다(2019년, 한국은행).'

다음은 '소비자 데이터와 네트워크 효과를 얻을 수 있는 플랫폼(36.9%)'이었습니다. 이젠 웹툰과 웹소설도 잘 짜여진 '흥행 공식(데이터)'에 따라 프로 작가들이 공동 창작하는 시대입니다. 입소문에만 기댔던 '재밌는 콘텐츠 찾기'도 데이터로 알아보고, 추천하는 게 가능해졌고요. 플랫폼 안에 콘텐츠 유통 생태계, 팬덤 생태계를 꾸려두면 자연스레 사람도, 돈도 따라옵니다.

그 뒤는 'BTS·아이유 같은 톱스타와 스타 PD 등 사람(9.5%)'이란 답변이 이었고요, 네 번째로 많은 답변은 '기획·제작·유통이 내부에서 모두 해결되는 수직계열화 조직(7.1%)'과 '해외 시장에 맞춘 현지화 능력 등 해외 네트워크(7.1%)'가 동률이었습니다.

오늘 설문 결과는 어떠셨나요? 중흥과 격변을 동시에 맞이하고 있는 한국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미래를 가늠하시는 데 도움되었기를 바랍니다.

팩플레터는 이렇게 운영되고 있어요.

💌화요일, 이슈견적서 FACTPL_Explain이 담긴 레터를 발송합니다.

💌목요일, 팩플의 인터뷰와 칼럼이 담긴 FACTPL_View를 드립니다.

💌금요일, 화요일 레터의 설문 결과를 공개하는 FACTPL_Unboxing을 보내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