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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플] "중국 AI 기술 좋죠…그래도 해외선 한국 AI 더 믿어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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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체라 황영규 대표. 사진 알체라

알체라 황영규 대표. 사진 알체라

#지난해 미국 캘리포니아 산불로 서울시 면적의 27배(1만6187㎢)가 탔다. 지난 3월 캘리포니아 주 소노마 카운티는 산불 감지에 인공지능(AI) 기술을 도입하기로 했다.

#네이버 자회사인 스노우는 3차원 가상환경 ‘제페토’에 전신 인식 기술을 적용하기로 했다. 사람의 동작을 실시간으로 제페토에 옮기기 위해서다.

산불 감지와 가상현실. 무관해 보이는 두 영역의 교집합은 창업 6년 차 한국 기업 알체라의 ‘AI 영상인식 기술’이 적용됐다는 것. 지난 4일 황영규 알체라 대표를 화상으로 인터뷰했다.

미국 산불 감지 사업은 어떻게 하게 됐나?
“현지 산불감시 CCTV 데이터를 받아 알체라 AI가 1년 반 동안 학습했다. AI를 도입하니, 사람이 화면을 봐야 하는 분량이 1000분의 1로 줄었다. 소노마 지역에 채택됐고, 앞으로 넓혀 가려 한다.”
기술적 차별성은?
“아주 조그만 연기가 피어오르는 걸 정확히 빨리 찾는 것이 핵심이다. 그러려면 실전 데이터를 많이 가져야 하고, 알고리즘 변경도 잘해야 한다. 우리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산불 감지 데이터를 가졌다.”
캘리포니아 산불감지 시스템에 적용된 알체라의 영상인식 AI 소프트웨어. 작은 연기가 피어오르는 부분을 감지해 알려준다(왼쪽 가운데 하늘색 박스). [영상 알체라]

캘리포니아 산불감지 시스템에 적용된 알체라의 영상인식 AI 소프트웨어. 작은 연기가 피어오르는 부분을 감지해 알려준다(왼쪽 가운데 하늘색 박스). [영상 알체라]

기술 vs 데이터

알체라의 ‘AI 얼굴 인식’ 기술은 외교부 여권 인식 시스템과 인천공항 자동 출입국에 적용됐다. 황 대표는 “AI 기술 완성보다도 시장에 들어가 사업부터 하면서 데이터를 얻어야 한다”고 여러 번 강조했다.

기술보다 데이터가 중요하다는 건가?
“그렇다. AI가 도입되며 기술 차별점이 줄어들었고, 시장 선점이 중요하다. 예전처럼 기술을 고도화한 뒤에 시장을 찾을 게 아니라, 빨리 시장에 내놔 데이터로 AI를 보강해야 한다.”
그렇다면 방대한 데이터를 쉽게 수집하는 중국 AI 업체가 가장 유리한가?
“중국 업체가 기술적으로 유리한 부분은 있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데이터 보안 등을) 신뢰받지 못하는 점이 있다. 기술은 인증의 수단이고, 인증의 본질은 신뢰다. 특히 얼굴 인식은 신분증과 금융에 사용된다. 한국 회사는 신뢰를 받는다.”

중국의 대표적 AI 영상인식 업체 ‘센스타임’은 지난해 미국의 제재 대상에 포함됐다. 중국 정부의 위구르 민족 등 소수민족 감시에 센스타임 솔루션이 사용된다는 이유다.

개인정보 규제가 적은 중국을 부러워하는 시각도 있다.
“규제 간소화가 늘 좋은 것만은 아니다. 다만 정부 규정이 자세한 것이 보안에 오히려 안 좋을 수 있다. 예를 들어 클라우드에 개인정보 데이터를 올려도 되는지에 대한 국내 규제 해석이 쉽지 않은데, 사실 클라우드의 보안이 훨씬 뛰어나다.”
알체라 직원들이 실시간 단체 얼굴인식 프로그램을 시연해보고 있다. [사진 알체라]

알체라 직원들이 실시간 단체 얼굴인식 프로그램을 시연해보고 있다. [사진 알체라]

생체인식은 ‘신뢰’ 제공 기술

얼굴보다 홍채 인식이 더 정확하지 않나?
“홍채 인식은 별도 기기가 필요하다. 얼굴 인식은 일반 스마트폰 카메라로도 가능해, 가장 편리하고 경제적인 생체 인증 방법이다.”
스마트폰 얼굴 로그인 기능이 있지만 많이 안 쓰인다.
“핸드폰 로그인에는 얼굴 인식보다 편한 방법이 많으니까. 하지만 금융 결제는 단계를 줄일 수 있다면 경쟁력 있다. 비대면 주류 판매·배달 시의 성인 확인, 비대면 통장 개설 등의 인증 시장이 크다.”

알체라는 지난 6일 비바리퍼블리카(토스)·토스뱅크·토스증권과 비대면 안면 인증 소프트웨어 사용 계약을 맺었다고 공시했다. 규모는 총 15억 원.

알체라가 만들려는 가치는?  
“인증은 사회 신뢰도를 높인다. 토플·토익 같은 시험, 스크린 골프, 게임 등에서 부정 행위를 막을 수 있다. 또한 인간이 다음 행동을 할 수 있는 근거를 제시한다. 예를 들어 ‘저건 꺼야 하는 불이야’라고 우리가 인증하면 911이 바로 출동한다.”

알체라와 제페토, 메타버스 

황 대표는 삼성종합기술원·SK텔레콤 연구원을 거쳐 42세에 창업했다. 스노우 카메라 앱에 쓸 얼굴 인식 기술 개발이 알체라의 시작이었다. 현재 스노우는 알체라의 최대주주(15.4%)이며, 지난해 양사는 제페토 전용 AI 개발사 ‘플레이스에이’를 합작 설립했다(알체라 지분 51%).

알체라 2020년 매출은 46억원에 영업손실 51억원. 지난해 성장성 특례로 코스닥 상장했다. 그런데 올해 ‘메타버스 테마주’로 입소문을 타 주가가 급등했다가, 회사가 지난달 ‘현재 메타버스 관련 직접 사업 모델은 없다’고 공지하자 그날 주가가 25% 하락하기도 했다.

왜 공지했나?
“주가는 시장이 알아서 하는 것이고 우리는 올바른 정보를 드려야 한다. (나는) 단호박 같은 엔지니어이다 보니…. 누가 시키지 않았지만, 그게 옳다고 생각해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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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기사는 지난 8월 19일 뉴스레터 팩플 구독자들에게 발송한 인터뷰 기사의 요약본입니다. 팩플 홈(https://www.joongang.co.kr/factpl) 을 방문하시면 AI 얼굴 인식과 인증기술에 대한 알체라 황영규 대표의 더 깊은 이야기를 볼 수 있습니다. 잘나가는 기업이 궁금할 땐, 팩플을 구독하세요! ▶구독신청은 여기서 → https://www.joongang.co.kr/etc/factpl_newslett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