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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홍준표가 윤석열 잡고, 내가 홍준표 잡을 것”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이 26일 “용감한 개혁으로 공정한 성장을 실현하겠다”며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유 전 의원은 이날 오전 온라인으로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결국은 경제다. 강하다, 유승민”이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사탕발림 약속은 하지 않겠다. 우리 모두의 밝은 미래를 위해 꼭 해야 할 개혁을 용감하게 하겠다”고 말문을 연 유 전 의원은 “지난 30년간 추락해온 우리 경제를 ‘다시 성장하는 경제’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그는 “노동개혁, 연금개혁” 등 ‘인기 없는 공약’을 앞세웠다. “국민 누구나 헌법이 보장하는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를 누릴 수 있도록 하겠다”며 “노동은 유연하게, 동시에 사회안전망은 촘촘하게 만드는 노사정 대타협을 성공시키고, 지금의 20~40대가 연금을 받을 수 있도록 연금개혁을 단행하겠다”고 밝혔다. 또 ▶남부권 반도체 미래도시 건설 ▶혁신 인재 100만명 양성 ▶사회서비스 일자리 100만개 확충 등 성장 청사진도 발표했다.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인 유승민 전 의원이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캠프 사무실에서 유튜브 생방송을 통한 비대면 방식으로 내년도 대선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인 유승민 전 의원이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캠프 사무실에서 유튜브 생방송을 통한 비대면 방식으로 내년도 대선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유 전 의원은 4년 전 출마선언 때 처럼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라는 헌법 제1조를 다시 제시하며 “가짜 진보가 헌법 가치를 유린하고 있다. 민주화 운동을 했다는 사람들이 표현의 자유, 언론의 자유를 말살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분명한 비전, 철학, 정책이 준비된 자만 대통령 자격이 있다. 준비 안 된 사람이 이미지로만 대통령이 된다면, 또 한 명의 실패한 대통령이 나올 뿐”이라고 주장했다. 당내 경쟁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 등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는 “중도층과 수도권, 젊은 층의 지지를 오랫동안 일관되게 받아온 후보는 국민의힘에서 저밖에 없다. 민주당·정의당 지지자 중에서도 ‘당 후보가 마음에 안 들면 유승민을 찍는다’는 표를 다 받아와야 내년 대선에서 이긴다”며 “그걸 역선택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다만 답보상태인 유 전 의원 지지율 때문에 캠프에선 고심이 깊다. 캠프에선 그 이유가 대구·경북(TK)에서 여전히 작동하고 있는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배신 프레임’ 때문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유 전 의원은 이날 “TK에서 태어나 자라고 4선 의원을 한 후보는 국민의힘에서 저 한 명뿐”이라며 “오해와 서운한 감정이 쌓인 부분에 대해 제가 진심으로, 충심으로 호소드리면 마음을 많이 돌려주실 거다. 그것만 바뀌면 지지도가 짧은 시간에 10~20% 오르는 건 문제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유 전 의원은 이날 출마선언 직후 대구를 찾아 이틀간 머물며 유권자들을 만날 계획이다.

주변에선 그에게 ‘더 강하고 분명한 메시지’를 낼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그간 상대적으로 조용히 정책 행보에 집중해온 만큼 다른 후보에 대해서도 선명하게 각을 세울 필요가 있다는 주문이다. 23일 윤 전 총장을 직접 겨냥해 당내 갈등 사과를 촉구한 기자회견을 한 이유도 “전날 캠프 내부에서 ‘무조건 세게 나가야 된다’는 요구가 분출했기 때문”이라는 게 측근들의 설명이다.

유 전 의원은 출마선언을 앞두고 지난주 머리를 염색하고 눈썹 문신을 하는 등 이미지를 다듬었다고 한다. 캠프 관계자는 “컷오프 후 토론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지지율 반전이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유 전 의원은 이날 “홍준표 후보가 윤석열 후보를 따라잡고, 유승민이 홍준표 후보를 따라잡아서 결국에는 유승민이 후보가 될 거다. 자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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