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오병상의 코멘터리

아프간 난민..‘전학 온 친구’처럼

중앙일보

입력 2021.08.26 22:27

업데이트 2021.08.27 01:58

오병상 기자 중앙일보 칼럼니스트

아프간 난민 도착..특별기여자로 인정해 장기체류비자 준다
여전한 무슬림 포비아..제주 예멘 난민처럼 인식개선 계기되길

우리 정부에 협력한 아프가니스탄 현지인 및 직계 가족들이 26일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하고 있다. 정부는 이날 한국에 입국한 이들에게 난민이 아닌 특별공로자 자격을 부여하고 충북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 6주가량 수용할 방침이다. 2021.8.26 김상선 기자

우리 정부에 협력한 아프가니스탄 현지인 및 직계 가족들이 26일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하고 있다. 정부는 이날 한국에 입국한 이들에게 난민이 아닌 특별공로자 자격을 부여하고 충북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 6주가량 수용할 방침이다. 2021.8.26 김상선 기자

1. 아프가니스탄 난민 378명이 26일 한국에 도착했습니다. 한국을 도와주었던 아프가니스탄 사람 중 한국행을 희망한 391명 중 남은 13명도 27일 온답니다. 정부는 이들을 ‘특별기여자’로 분류해 장기체류(F-2)비자를 줄 예정입니다. 취업과 장기체류가 가능합니다. 박범계 법무장관은..이들에 대한 영주권이나, 이들 외 추가 난민에 대해서는 ‘검토한 바 없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2. 한국정부 관련인사를 전부 받아들인 셈입니다. 당연히 찬반 여론이 끓고 있습니다.
공식적인 반응을 보자면 괜찮은 편입니다. 보수 개신교계는 ‘보수+기독교’이기에 대표적인 반대편입니다. 그런데..보수교단을 대표하는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의 성명이 꽤 긍정적입니다. ‘정부와 군을 도왔던 아프간 사람들이 위험에 처할 것이 분명해 인도적 차원에서 입국을 추진한 것을 긍정평가한다..’

3. 한교총은 일단 원칙적으로 환영하면서도..정부에 경고하는 ‘단서’를 달았습니다.
‘국내 반대여론을 의식해 특별공로자로 명명한 것은 과한 부분이 없지 않다. 정부는 균형감을 잃지 않기를 바란다.’(정부는 26일 특별공로자 대신 ‘특별기여자’로 이름을 바꿨습니다. 특별공로자가 되면 국적을 부여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따뜻하게 맞되 냉철하고 신중하게 봐야 한다는 시각이 있다. 극단적 이슬람주의자들에 대한 우려와 훗날 샤리아법을 제정해달라고 요청할 수 있는 상황이 생겨나지 않도록 경계하는 목소리도 기억해야 한다.’

4. 풀어보자면..
-‘한국정부에 협력한 이유로 위험에 빠진 사람들’이기에 한국 정부가 난민으로 받아주는 것은 인도주의에 맞다.
-그러나 난민 이상으로 특별하게 대우하는 것은 지나치다.
-난민들이 차후 무슬림 원리주의 집단으로 자라나거나 문제 일으키지 않도록 책임져라.

5. 무슬림을 받아들이는 보수적 한국인들의 우려를 대변하는듯 합니다. 대개 난민에 대한 거부감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는 경제적인 이유입니다. 난민을 수용하는 비용, 난민들이 일자리를 뺏어간다는 우려입니다. 그런데 이번의 경우..특별공로자 391명으로 한정되기에 이런 우려는 제한적입니다.

6. 문제가 되는 건 두번째..외국인 혐오, 특히 ‘무슬림 포비아’증상입니다.
한교총이 지적한 ‘극단적 이슬람주의자’가 포함되었을 가능성, 그리고 정착후 세력화해 ‘샤리아(이슬람율법)를 요구할 가능성’입니다.
물론 모두 낮은 가능성입니다. 이번에 온 난민들은 원리주의자 탈레반을 피해서 조국을 떠난 사람들이니까요.

7. 가장 적극적인 반응은 난민인권네트워크입니다.
이일 의장은 26일 ‘이번 아프간 난민을 받아들인 계기로 난민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 해묵은 숙제를 풀어야 한다’라고 반겼습니다. 그는 ‘난민은 이미 전학 온 학생과 같다. 처음엔 어색하지만 곧 어울린다’며 ‘정부가 더 적극적으로 나서 난민을 받아들이는 제도정비가 필요하다’고 촉구했습니다.

8. 아프간 난민을 ‘전학 온 학생’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면 아무 문제도 없을 겁니다.
하지만 ‘무슬림 포비아’는 엄연히 실존하는 집단심리입니다. 무슬림 원리주의자들의 폭력이 너무 충격적입니다.
반면 2018년 제주도로 몰려든 예멘 난민사태는 우려와 달리 아무 문제가 없었습니다. 이번 아프간 난민사태도 그렇게 무슬림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칼럼니스트〉
2021.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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