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없는기자회 지부장 "文, 언론중재법 우려 목소리 귀담아야"

중앙일보

입력 2021.08.26 21:48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26일 국회 예결위회의장에서 열린 2021년 정기국회 대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워크숍에 앞서 통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26일 국회 예결위회의장에서 열린 2021년 정기국회 대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워크숍에 앞서 통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경없는기자회는 한국에 사실적 정보를 제공하는 3명의 특파원들이 있고, 한국의 여러 기관과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한국 사정에 대해 잘 모를 거라고 한) 송영길 대표 발언은 완전히 틀렸다.”

민주당이 추진하는 언론중재법 개정안을 비판하는 성명을 냈던 국경없는기자회(RSF)의 세드릭 알비아니 동아시아 지부장이 26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한 말이다. 앞서 국제 언론감시단체인 RSF가 성명을 통해 언론중재법 개정안 철회를 촉구하자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5일 국회 기자들과 만나 “뭣도 모르니까. 우리도 언론단체에서 쓰면 인용하지 않느냐, 자기들이 우리 사정을 어떻게 아느냐”고 말해 파문을 불렀다.

대만에 거주하는 알비아니 지부장은 이번 개정안에 대해 거듭 "위험하다"며 우려를 표했다. 먼저 "그렇게 가혹한 불이익(Such a harsh penalty)을 줄 정도의 '가짜 뉴스'를 어떻게 규정할 것인지의 문제"를 들었다. 개정안은 언론 보도로 피해가 발생했을 때 최대 5배까지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한다. 그는 이런 가혹한 처벌 근거가 불명확하면 기자들에게 위협으로 작용해 언론 자유를 위축시킨다는 점을 특히 우려했다.

새드릭 알비아니 국경없는기자회 동아시아국 대표. [국경없는기자회]

새드릭 알비아니 국경없는기자회 동아시아국 대표. [국경없는기자회]

RSF의 성명에 대한 여당 측 반응에 대해서도 간접적으로 불만을 비쳤다. 알비아니 지부장은 "RSF는 이틀 전 언론중재법 개정안이 저널리즘을 저해할 수 있다는 믿음에 따라 '(반대) 성명'을 발표했다"며 "그런데 (여러 잡음이 발생한 것으로 보아) 우리의 성명이 충분하지 않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물론 한국 정부와 국회의원들이 좋은 의도로 언론법 개정안을 추진하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도 "이 개정안은 문제가 될 수 있으며, 지금 이대로 추진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 시민사회 목소리 귀담아야" 

문재인 대통령이 2019년 9월 청와대에서 크리스토프 들루아르 국경없는기자회(RSF) 사무총장을 접견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2019년 9월 청와대에서 크리스토프 들루아르 국경없는기자회(RSF) 사무총장을 접견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 대통령은 2019년 RSF 대표단을 만나 "생각과 정보들이 자유롭게 오갈 때 언론의 자유는 진정으로 실현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알비아니 지부장도 RSF 대표단이 문 대통령과 만났을 때를 기억한다고 했다.

그는 "문 대통령은 오랜 시간 인권을 위해 노력해왔고 언론 자유를 위해 힘써왔지만 그 역시 완벽할 수 없고, 누구도 완벽할 수는 없다"면서 "문 대통령이 현재의 깊어지는 우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이 현 사태에 책임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RSF와 같은) 비정부기구(NGO)와 시민사회의 우려의 목소리를 듣고 있다면 한국 대통령으로서 그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이겠는가. 시민 사회의 목소리를 듣고 (여당에) 조언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경없는기자회는 세계 전역의 언론의 자유를 지키고 언론인들의 인권을 보호할 목적으로 설립됐으며, 2002년부터 매년 180개 국가를 대상으로 미디어의 자유가 어떤 수준인지를 측정하는 지표인 세계언론자유지수를 발표하고 있다. 한국은 2021년 42위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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