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워크숍서 7명이 "언론법,더 숙고해야"…강행론 우세속 변수

중앙일보

입력 2021.08.26 18:56

업데이트 2021.08.26 18:57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정기국회대비 의원 워크숍에서 의원들이 송영길 대표의 인사말을 듣고 있다. 김경록 기자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정기국회대비 의원 워크숍에서 의원들이 송영길 대표의 인사말을 듣고 있다. 김경록 기자

“한 달 정도라도 더 숙의할 수 있는 기간을 가져야 한다.”

26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의 '2021년 정기국회 대비 비공개 워크숍'에서 박재호 의원이 ‘언론중재 및 피해구제 등에 관한 법률’(언론중재법) 개정안 강행 추진에 대해 우려를 표시하며 한 말이다. 이어 연단에 오른 장철민 의원은 “민주주의에 관한 입법을 하는 방식도 민주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며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법이나 유튜브를 규제하는 정보통신망법까지 함께 논의해서 납득 가능한 개혁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두 의원의 발언을 시작으로 이날 회의에선 모두 7명의 민주당 의원들이 각자 다른 논리로 “언론중재법에 대해 더 숙고하는 절차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법률가 출신인 송기헌·오기형 의원은 학계와 시민단체에서 대표적인 독소 조항으로 지목하는 ‘고의·중과실 추정 규정’ 등의 법리적 문제를 지적했고, 조응천 의원은 “이 법안을 밀어붙이면 4·7 재보선에서 질타를 받았던 오만과 독선의 프레임이 부활할 수 있다”는 우려를 표했다.

반면, 언론중재법을 신속히 처리하자는 발언은 이날 회의에선 나오지 않았다. 학계와 언론계, 시민단체에서 “언론 자유가 침해될 수 있다”며 ‘언론재갈법’으로 지칭하는 입법에 대해 여당 내부에서 본격적인 ‘속도 조절’ 논의가 시작된 것이다.

윤호중 “연석회의 소집”…30일 강행 가능성 여전히 유력

그간 ‘언론재갈법 입법’을 진두지휘해 온 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워크숍이 끝나기 직전 “충분히 토론할 기회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 원내지도부는 우선 27일 미디어혁신특위와 문화체육관광위원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모두 참여하는 연석회의를 열고 향후 입법 방향에 대해 논의할 전망이다.

하지만 이미 30일 본회의 처리를 예고한 상황에서 언론재갈법에 제동이 걸릴지는 미지수다. 민주당 법사위의 한 의원은 “법 자체에 대한 우려보다는 ‘입법 독주’ 프레임에 갇힐 거란 정무적 우려들이 컸다”며 “지금으로선 법사위 통과 법안 그대로 가결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당 핵심관계자 역시 “현재로선 송영길 대표도 ‘면책 조항’이 들어있기 때문에 언론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 법이란 생각이 강하다”고 말했다. 당 일각에선 “원내대표가 소집한 연석회의에 참석하는 구성원의 면면을 보면 강행 처리쪽이 훨씬 유력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민주당은 이날 의원들에게 배포한 ‘팩트로 보는 문재인 정부 4년, 주요 정책 성과’ 자료집에서 “(한국이) 2020년 세계언론 자유지수 기준 세계에서 42위, 아시아에서 3년 연속 1위”라며 “다수의 해외 유력 언론사 아시아지국이 한국으로의 이전을 타진하고 있어 한국이 아시아 지역의 미디어 중심지임을 시사하고 있다”고 자화자찬했다.

이재명, “언론중재법 찬성…과실 추정은 논의해봐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경선 후보가 26일 국회에서 열린 2021년 정기국회 대비 국회의원 워크숍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경선 후보가 26일 국회에서 열린 2021년 정기국회 대비 국회의원 워크숍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그간 언론중재법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을 자제했던 이재명 경기지사도 이날 오후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 출연해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명백히 허위 사실임을 알면서 누군가를 가해하기 위해서 언론의 이름으로 폭력을 행사하는 것은 민주주의 체제 자체를 위협한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이 지사는 대표적인 독소조항으로 지목된 ‘고의·중과실 추정 조항’에 대해선 좀 더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이 지사는 “악의적·고의적 가짜 뉴스에 대해서 엄중 책임을 물어야 하는데, 과실이나 실수에 대해서 또는 입증되지 않았는데 추정을 해서 (징벌 책임을 지우는) 이런 것들은 좀 충분한 논의를 해 봐야 하지 않겠느냐는 입장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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