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 젖은 빵집’…코로나 덮친데 달걀·우유 가격 폭등 이중고

중앙일보

입력 2021.08.26 15:57

제과점에서 판매하는 빵들. [사진 pxhere]

제과점에서 판매하는 빵들. [사진 pxhere]

“견과류, 분당(가루설탕), 달걀 등 안 오른 게 없어요. 우유까지 오르면 치명적이죠.”
서울 서대문구에서 베이커리를 운영하는 서모(55)씨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지난 17일 낙농진흥회가 원유 가격을 3년 만에 리터당 21원 인상하기로 결정하면서 걱정이 더 커졌다. 원유 가격 인상은 도소매가에도 고스란히 반영돼 연쇄적으로 제품 가격이 오르게 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매출이 뚝 떨어진 제과제빵업계가 계속되는 원재료 값 상승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

카페 사장 황모(45)씨는 우유 소매 가격이 이미 높은 수준이었다고 말한다. 황씨는 “예전에 1000원이면 샀던 걸 지금은 1500원, 1700원을 주고 사고 있다”면서 “그런데 곧 또 오른다고 하니 답답하다”고 말했다.

주재료 달걀인데…떨어질 줄 모르는 달걀값

우유 이전에 달걀로 애를 먹었다. 코로나 3차 대유행이 본격화됐던 지난해 11월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AI)가 국내 발병했다. 이후 달걀값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24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특란 10개 도소매 평균가격은 2107원으로 여전히 높은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마카롱 가게 사장 김상현(51)씨는 “지난 몇 달간 달걀값이 한 판에 4000원에서 8000원까지 2배가 됐다”며 “마카롱 주재료가 달걀이다 보니 안 살 수도 없는 노릇”이라고 말했다. 서대문구에서 빵집을 운영하는 유일한(48)씨는 제품 가격을 올리지 않고 손해를 감내하는 상황이다. 그는 “케이크에서 달걀이 차지하는 비율이 40% 정도다. 그러다 보니 원가율이 20~30% 오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0일 서울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계란을 판매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 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으로 전통시장에서 소매가격은 배는 66.1% 사과는 16.9%를 특히 계란(특란 중품) 30개 짜리는 70.6% 올랐다. 뉴스1

지난 20일 서울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계란을 판매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 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으로 전통시장에서 소매가격은 배는 66.1% 사과는 16.9%를 특히 계란(특란 중품) 30개 짜리는 70.6% 올랐다. 뉴스1

버터ㆍ생크림 수급도 차질…“기회될 때 사재기”

코로나19는 수입 버터 가격도 올려놨다. 카페를 운영하는 김모(43)씨는 손실을 메우기 위해 결국 직원을 절반으로 줄였다. 그는 “재료상에 버터를 주문할 때마다 가격을 2~3%씩 올린다는 공문이 붙어 온다”며 “덧셈이 아니라 퍼센티지로 오르다 보니 인상 폭이 만만치 않다”고 말했다.

디저트 가게 사장 엄모(45)씨는 “코로나 때문에 계속 수급이 불안정해 재료상에서 버터를 1인당 3개 밖에 못 산다. 3개론 턱도 없어서 무조건 있을 때 쟁여놓고 있다”고 말했다. 게다가 올여름은 폭염으로 원유 생산이 감소하며 ‘생크림 대란’이 일었다. 생크림을 구하지 못해 가게마다 ‘사재기’에 나서고 있는 게 제과업계의 실정이다.

그나마 프랜차이즈 제과점은 상황이 낫다. 한 대형 베이커리 가맹점주는 “프랜차이즈는 본사가 재료를 공급하기 때문에 재료값 상승에 대한 대응도 본사가 한다”며 “제품에 따른 가맹점 마진율이 정해져 있어 재료값이 올라가면 본사에서 제품값을 올리고, 점주들에게 피해는 크게 없다”고 말했다. 한 프랜차이즈 본사 측 관계자는 “프랜차이즈는 구매 단위가 크고, 계약 기간도 길다 보니 원재료 값이 오른다고 해도 영향을 크게 받지는 않는다”고 했다.

‘택배 판매’로 새 판로 찾나

코로나19로 인한 소비 위축은 ‘디저트’ 업계에 한층 혹독하게 다가왔다. 소비자들이 경제적으로 어려우면 사치품을 비롯해 디저트 소비를 가장 먼저 줄인다는 것이다. 빵집 사장 A씨는 “손님들이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어야 그분들이 밖에 나와서 빵도 사 먹는다”며 “급여 생활자들이 타격을 입지 않아야 우리 사업자들도 잘되는 것”이라고 했다.

특히 베이커리 주변 경관을 메리트로 교외에 우후죽순 생겨났던 대형 베이커리들이 타격을 크게 입었다고 한다. 방문객 수가 크게 줄어든 데다 애초에 매장 내 취식이 아닌 테이크아웃을 위해 찾는 손님들이 드물기 때문이다.

한편 영업시간ㆍ사적 모임 인원 제한으로 매출에 타격을 입자 ‘택배 판매’로 눈을 돌리는 업자들도 늘었다. 한 제과업계 관계자는 “이제 택배 판매를 안 할 수 없다는 분들이 많다”며 “요즘 새로 업장을 오픈하는 분들은 규모를 작게, 카페 공간을 없애고 온ㆍ오프라인 판매를 병행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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