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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라클 작전 첫날, 26명만 왔다…391명 구해낸 '신의 한 수'

중앙일보

입력 2021.08.26 12:15

업데이트 2021.08.26 12:29

한국으로 이송될 아프간 현지 조력자와 가족들이 25일 아프가니스탄 카불공항에서 공군 C-130J 수퍼허큘리스 수송기에 탑승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공군 제공. 연합뉴스

한국으로 이송될 아프간 현지 조력자와 가족들이 25일 아프가니스탄 카불공항에서 공군 C-130J 수퍼허큘리스 수송기에 탑승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공군 제공. 연합뉴스

25일 아프가니스탄 카불공항에서 한국으로 이송될 아프간인들이 수송기에 탑승하고 있다. 아프가니스탄에서 한국 정부 활동을 지원해 온 현지인 직원과 가족 380여명은 26일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할 예정이다. 사진=외교부 제공. 뉴시스

25일 아프가니스탄 카불공항에서 한국으로 이송될 아프간인들이 수송기에 탑승하고 있다. 아프가니스탄에서 한국 정부 활동을 지원해 온 현지인 직원과 가족 380여명은 26일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할 예정이다. 사진=외교부 제공. 뉴시스

영화 ‘모가디슈’는 1991년 소말리아 내전 때 남북 대사관이 힘을 합쳐 탈출한 과정을 담고 있다. 탈레반에 의해 고립된 2021년의 아프가니스탄 카불에서 역사는 반복됐다. 26일 아프간인 391명이 인천공항에 도착한다. 난민이 아니라 특별공로자 자격이다. 아프가니스탄에서 한국을 도왔던 사람과 그들의 가족이다.

국방부 국방정책실 김민기 실장은 이날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카불 탈출 작전의 뒷이야기를 털어놓았다. 이번 수송 작전의 이름은 ‘미라클’이었다.

김 실장은 “오늘 입국하는 아프간 현지인은 우리나라를 도왔던 사람들로 대사관이나 한국 병원, 직업훈련원에서 근무했다”며 “76가족이 들어오는데 이중 영유아가 100여명 된다”고 했다. 가족 단위로 움직이기에 어린 자녀가 많았다.

공군 최정예 특수부대 요원인 공정통제사가 25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카불공항에서 한국으로 이송될 아프간인 현지 조력자의 자녀들에게 간식을 제공하고 있다. 공군 제공. 뉴스1

공군 최정예 특수부대 요원인 공정통제사가 25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카불공항에서 한국으로 이송될 아프간인 현지 조력자의 자녀들에게 간식을 제공하고 있다. 공군 제공. 뉴스1

공군 최정예 특수부대 요원인 공정통제사가 25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카불공항에서 한국으로 이송될 아프간인 현지 조력자의 어린 자녀들을 수송기 탑승 전에 보살피고 있다. 공군 제공. 뉴스1

공군 최정예 특수부대 요원인 공정통제사가 25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카불공항에서 한국으로 이송될 아프간인 현지 조력자의 어린 자녀들을 수송기 탑승 전에 보살피고 있다. 공군 제공. 뉴스1

당초 신청 인원은 427명. 이번 입국은 391명이다. 김 실장은 “다른 나라를 희망한 분도 있고, 개인적 사유로 올 수 없는 분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당초 정부는 민항기 수송을 계획하고 있었다. 그러나 상황이 급해지면서 군 수송기를 투입했다. 김 실장은 “계획을 갖고 준비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빨리(지난 15일) 카불이 탈레반에 점령될지는 모르고 있었다”며 “위기의식을 느껴 급작스럽게 군용기 투입을 결정했다”고 했다.

영화 ‘모가디슈’를 보면 내전 양상이 얼마나 빠르게 뒤바뀌는지 알 수 있다. 탈레반이 이렇게 빨리 카불을 점령하리라 예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미국도, 심지어 탈레반도 마찬가지였다.

한국으로 이송될 아프간 현지 조력자와 가족들이 25일 아프가니스탄 카불공항에서 공군 C-130J 수송기에 탑승하고 있다. 공군 제공. 연합뉴스

한국으로 이송될 아프간 현지 조력자와 가족들이 25일 아프가니스탄 카불공항에서 공군 C-130J 수송기에 탑승하고 있다. 공군 제공. 연합뉴스

영화 ‘모가디슈’는 한 마디로 ‘목숨을 걸고 공항으로 가는 길을 찾는 여정’이다. 카불도 마찬가지였다. 지난 15일 탈레반이 카불을 점령한 후 카불 공항은 아수라장이 됐다. 탈레반은 공항을 장악하지는 못했지만 공항으로 가는 길목을 차단했다. 아프간인의 공항 출입은 금지됐다.

김 실장은 “카불 공항 내외로 2만여명의 인원이 혼잡하게 있어 공항 게이트로는 들어갈 수 없는 상황이었다”며 “작전 첫날에는 (집결지) 안으로 들어온 인원이 (391명 중) 26명밖에 안 됐다”고 했다. 또 “호주도 50명 밖에 못 싣고 나갔고 독일도 7명 싣고 나갔다는 말도 있었다. 벨기에는 한 명도 싣고 나가지도 못했고 네덜란드는 군용기 접근도 안 됐던 사례가 있었다”며 “그래서 우리도 걱정을 많이 했다”고 했다. 김 실장은 “도저히 이렇게는 안 된다는 판단으로 ‘신의 한 수’가 나왔다”며 “공항 인근에 저명한 지역으로 재집결지를 선정했다. 그곳에 버스를 대기하고 있다가 (입국 희망자가) 모이면 버스로 이동했다”고 했다.

공군 최정예 특수부대 요원인 공정통제사가 25일 아프가니스탄 카불공항에서 한국으로 이송될 아프간 현지 조력자 자녀와 인사하고 있다. 공군 제공. 연합뉴스

공군 최정예 특수부대 요원인 공정통제사가 25일 아프가니스탄 카불공항에서 한국으로 이송될 아프간 현지 조력자 자녀와 인사하고 있다. 공군 제공. 연합뉴스

영화 ‘모가디슈’에서는 이탈리아 대사관의 도움을 받아 탈출에 성공한다. 1991년에서 2021년으로 30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한국은 제힘으로 탈출할 수 있는 나라가 됐다.

300명을 태운 버스가 공항으로 들어오려면 탈레반의 검문소를 피할 수는 없다. 김 실장은 “(버스가) 탈레반 기지 검문소를 통과해야 하는데 미군의 승인이 없으면 (통과가)안 된다”며 “미군이 승인하는 인원에 대해서는 철수해도 좋다는 일부 약정이 돼 있기 때문에 미군의 도움을 받아 탈레반 검문소를 통과했다”고 말했다. 냉엄한 국제질서 속에서 동맹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절감할 수 있는 대목이다.

김 실장은 “300여 명이 기지 안으로 들어온다고 했을 때 정말 기뻤다. 작전명을 '미라클'이라고 했는데, 이렇게 기적이 일어난다고 생각하며 다들 기뻐했다”고 당시 감격을 회상했다. 그는 “현지에서 보내온 실시간 사진이나 영상들을 봤다”며 “현지에 있는 아프간인들이 모여서 태극기를 흔들면서 환영하는 모습을 보니까 가슴이 뭉클했다”고 말했다.

28일 개봉하는 류승완 감독의 영화 '모가디슈'. 1991년 소말리아 수도 모가디슈 내전 당시 남북한 대사관 사람들이 함께 탈출한 실화가 모티브다.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28일 개봉하는 류승완 감독의 영화 '모가디슈'. 1991년 소말리아 수도 모가디슈 내전 당시 남북한 대사관 사람들이 함께 탈출한 실화가 모티브다.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국내 입국 아프간인 중에 탈레반이 섞여 있을 가능성에 대해서 김 실장은 “우리나라로 데려온 인원들을 선발할 때 우리 외교부에서 굉장히 심혈을 기울인 것으로 알고 있다. 보안심사를 철저히 했고 (외교부가) 아는 사람들이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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