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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기준금리 인상에도 시장 무덤덤…"美 파월 의장 입 더 주목"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15개월만의 기준금리 인상에도 시장은 담담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26일 기준금리를 0.75%로 0.25%포인트 인상했지만 금융 시장의 반응은 거의 없는 모양새다. 코스피만 장중 상승분을 내줬을 뿐, 환율과 채권 시장은 무덤덤한 상황이다. 이미 시장이 금리 인상을 예상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예정된 이벤트였다는 이야기다.

26일 오전 서울 명동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모습. 연합뉴스

26일 오전 서울 명동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모습. 연합뉴스

"금리 한 번 더 올려도 유동성 훼손 안 돼"

26일 오전 11시 20분 기준 코스피는 전날보다 7.49포인트(0.24%) 하락한 3139.32를 기록 중이다. 코스피는 이날 소폭 상승세로 출발해 금리 결정을 앞두고 등락을 거듭하다 오전 9시 45분쯤 기준금리 인상 소식이 전해지면서 오름폭을 내줬다.

여기에 외국인의 매도세가 세지면서 지수는 약세로 돌아섰다. 외국인이 1200억원어치 주식을 팔고 있고, 개인과 기관이 각각 500억원, 700억원가량 순매수하고 있다. 같은 시간 코스닥 지수는 0.47% 오른 1022.55를 기록 중이다.

통상 기준금리 인상은 주식시장에 악재로 여겨진다. 금리가 오르면 주식 투자 매력이 떨어지게 되고, 손쉬운 자금 대출에 의존하던 기업들은 타격을 받기 때문이다.

하지만 금리 인상 영향은 시장에 선반영된 측면이 강하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기준금리 한 차례 인상은 이미 금융시장에 반영됐다는 평가가 많다"고 설명했다.

한미 기준금리 추이.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한미 기준금리 추이.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오태동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없다고 본다"며 "금리 인상이 기조적으로 이어지면 증시에 타격을 주겠지만, 한 차례 더 금리를 올린다고 해도 유동성이 크게 훼손될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오히려 시장의 관심은 미국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의 시기와 강도다. 오는 27일(현지시간) 열릴 미국의 잭슨홀 미팅을 주시하는 이유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잭슨홀 미팅에서의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발언과 테이퍼링 스케줄에 따라 국내 증시는 출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외환·채권시장도 주식시장과 비슷한 분위기다.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0.018%포인트 오른 연 1.453%를 기록하고 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화 가치는 전날보다 1.2원 오른(환율은 하락) 달러당 1166.8원을 나타냈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금리 인상 결정에 따른 효과는 이미 선반영됐기 때문에 환율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며 "이주열 총재의 입장 확인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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