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팽이 위험해" 소금 뿌린 홍콩 대학원생 '동물학대죄' 체포

중앙일보

입력 2021.08.26 09:00

달팽이 이미지. 권혁재 기자

달팽이 이미지. 권혁재 기자

홍콩이공대 컴퓨터공학과 박사과정에 재학 중인 25세 남학생이 달팽이에 소금을 뿌리다 동물학대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고 현지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지난 17일 보도했다.

해당 대학원생은 이달 4일 홍콩 침사추이의 오션센터 인근의 풀밭에서 소금 한봉지를 들고 나타나 야생 달팽이에다 소금을 마구 뿌렸다. 그의 행동을 본 행인들이 "하지 말라"고 만류했지만 남성은 "달팽이가 생태계에 위험을 초래할 수 있어 제거해야 한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달팽이의 몸은 반투막 세포로 이뤄져 있는데, 반투막은 평소에는 수분을 가두고 있다가 농도가 더 높은 물질과 접촉하면 농도 평형을 이루기 위해 수분을 배출한다. 소금처럼 고농도 물질이 피부 표면에 닿으면 삼투압 현상에 의해 체세포 속 수분이 급격히 빠져나가 쪼그라들어 죽게 된다.

달팽이는 반투막 세포로 이뤄져 소금같은 고농도 물질에 닿으면 체세포의 수분이 급격히 빠져나가 쪼그라들어 죽게 된다. 우상조 기자

달팽이는 반투막 세포로 이뤄져 소금같은 고농도 물질에 닿으면 체세포의 수분이 급격히 빠져나가 쪼그라들어 죽게 된다. 우상조 기자

행인들의 신고를 받은 야우침지구대 경찰은 곧바로 조사에 착수했고, 동물학대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지난 16일 오후 7시 홍콩이공대에서 해당 학생을 체포한 뒤 침사추이의 힐우드로드에 있는 학생의 아파트로 가서 범행 당시 입었던 옷도 압수했다.

최근 동물복지법이 강화되면서 기존 척추동물에만 적용되던 법안을 달팽이와 같은 연체동물이나 바닷가재(랍스터) 등의 갑각류에까지 확대 적용하는 나라가 늘고 있다. 영국 의회는 지난 7월 랍스터·문어·게·오징어 등 무척추동물도 고통을 느낀다며 산채로 끓는 물에 넣는 방식으로 요리하는 것을 금지하는 내용의 법안 개정 논의에 들어갔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요리사나 어부 등은 해산물을 삶기 전에 미리 전기 충격을 가해 기절시키거나 죽여야 한다.

일각에서는 연체동물이나 갑각류가 인간이 느끼는 방식의 고통을 느낀다는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 갑각류 등은 신체의 반사 신경에 따라 반응할 뿐 인간처럼 뇌로 전달되는 진정한 고통은 느끼지 않는다고 반박한다.

펄펄 끓는 훠궈 냄비에서 민물가재가 집게발을 스스로 끊고 탈출하는 듯한 장면이 중국 네티즌에 의해 촬영됐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유튜브 캡처]

펄펄 끓는 훠궈 냄비에서 민물가재가 집게발을 스스로 끊고 탈출하는 듯한 장면이 중국 네티즌에 의해 촬영됐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유튜브 캡처]

한편 유럽의 일부 나라에선 연체동물이나 갑각류뿐 아니라 어류에 대한 고통 금지 논의가 활발하다. 스위스에선 이미 산 채로 랍스터를 삶으면 형사처벌 대상이 된다. 랍스터를 산채로 얼음 위에 올려놓는 것도 금지됐다. 노르웨이에선 연어를 절단하기 전 이산화탄소를 주입해 마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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