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유럽 증시 다 뛰는데 한국은 주춤…중국이 발목잡는다고?

중앙일보

입력 2021.08.26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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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코스피가 8.51포인트(0.27%) 오른 3146.81에 마감한 25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지수가 표시돼 있다. 코스닥은 4.60포인트(0.45%) 오른 1017.78에 마쳤다. [뉴시스]

코스피가 8.51포인트(0.27%) 오른 3146.81에 마감한 25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지수가 표시돼 있다. 코스닥은 4.60포인트(0.45%) 오른 1017.78에 마쳤다. [뉴시스]

지난 1년간 ‘우등생’이었던 한국 증시가 요즘 ‘열등생’ 취급을 받고 있다. 질주하는 선진국 증시와 달리 상승 동력을 잃고 비틀거리면서다. 시장에서는 한국과 선진국 증시가 따로 가는, 이른바 ‘디커플링’(탈동조화) 현상이 두드러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 증시의 외따로 행보는 이달 초부터 뚜렷했다. 25일 기준 코스피는 지난달 말보다 1.7% 하락했다. 지난달 6일 사상 최고치(3305.21)를 경신하던 흐름과는 딴판이다. 같은 기간 미국 나스닥(2.4%)·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2.1%)나 유럽 유로스톡스50 지수(2.2%) 상승세와 대비된다. 나스닥과 S&P 500지수는 연일 최고치 행진 중이다. 24일(현지시간) 나스닥은 1만5000을 돌파했다.

상승 동력 약해진 한국 코스피.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상승 동력 약해진 한국 코스피.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디커플링은 통계로도 확인된다. 코스콤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코스피와 S&P 500의 상관계수는 0.82, 코스피와 나스닥의 상관계수는 0.8이었다. 상관계수가 1이면 똑같이 움직인다는 뜻이고, -1이면 정반대로 움직였다는 의미다. 보통 0.5 이상일 때 두 지수 간 연관성이 있다고 해석된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한국과 미국 증시 간 동조화 경향이 컸단 얘기다. 하지만 8월엔 두 지수가 따로 놀았다. 이달 들어 24일까지 코스피와 상관계수는 S&P 500지수가 -0.31, 나스닥은 0.21로 떨어졌다.

한국과 미국 증시가 따로 가는 이유는 뭘까.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중국 이슈를 꼽는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 불안의 원인은 미국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보다 중국 리스크(위험) 탓”이라며 “빅테크 규제에다 중국 경기 경착륙 위험까지 부각되며 한국을 비롯한 신흥국에 대한 투자 심리가 악화했다”고 말했다.

상승 곡선 그리는 미국 나스닥.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상승 곡선 그리는 미국 나스닥.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여기다 반도체 업황에 대한 우려, 코로나19 재확산이 맞물리면서 외국인들이 한국 증시에서 자금을 뺐다는 설명이다. 같은 신흥국에다 반도체 업종 비중이 높은 대만 증시가 부진했던 것도 이 때문이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신흥국 증시의 매력은 떨어진 반면 미국 빅테크 기업의 위상이 부각되면서 국내와 미국 증시 간 디커플링이 심화했다”고 말했다.

테이퍼링 가시화로 안전자산인 달러가 강세를 보이는 것도 국내 증시를 짓누르는 요인이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달러 표시 투자자산 선호가 강해지면서 외국인이 국내 주식을 팔고 있다”며 “그 결과 주가가 쉽게 하락했고, 원화가치 하락 압력도 유독 높았다”고 말했다. 25일 원화가치는 달러당 1168.1원으로, 지난해 말(1086.3원)보다 7.5% 떨어졌다.

시장의 관심은 디커플링 완화 정도다. 이를 위해선 테이퍼링 신호와 중국 리스크를 주시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당장 오는 27~28일(현지시간)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잭슨홀 미팅 연설이 예정돼 있다. 파월 의장이 ‘돈줄 조이기’에 신중한 자세를 취하면 위험 선호 심리가 강화될 가능성이 있다. 증시에 호재가 될 수 있다.

중국 정부의 규제 강도도 주춤해지는 분위기다. 편득현 NH투자증권 부부장은 “일단 중국 증시가 더 빠질 여지는 크지 않아 보인다”며 “경기 부양 등으로 중국 증시가 급반등하면 외국인 자금이 유입되면서 국내 증시도 따라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면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가파르게 오르던 미국 증시가 조정받으면 한국 증시도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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