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바, 이르면 금주 모더나 백신 시제품 생산…10월 양산 예정

대구 영남대학교병원에서 30세 미만 의료진이 코로나19 모더나 백신을 접종받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이르면 이번 주 인천 송도공장에서 미국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 시제품을 생산한다.

25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는 최근 임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발송했다. 임직원 대상 레터에서 존 림 사장은 “모더나 백신 완제를 곧 생산한다”고 밝혔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5월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을 위탁생산(CMO)하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했다. 양사는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한·미 백신 기업 협력행사’에서 코로나19 백신 CMO 등 4건의 계약·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중앙일보 5월 24일 종합1면

MOU 체결 이후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인천 송도 공장에서 약 3개월 동안 백신 위탁생산 준비 과정을 거쳤다. 이에 따라 이르면 이번 주, 늦어도 다음 주 중 코로나19 백신 시험 생산을 시작한다.

백신 위탁생산은 크게 원료의약품(DS) 생산과 이를 공급받아 병에 담고 라벨을 붙여 뚜껑을 씌우는 완제의약품(DP) 생산 공정으로 나뉜다. 이중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담당한 공정은 완제의약품 공정이다.

삼바가 위탁생산…이르면 10월 양산

인천시 연수구 바이오 의약품 생산기업인 삼성바이오로직스 홍보관에 의약품 병이 전시돼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여기서 모더나 백신을 생산한다. [사진 연합뉴스]

당초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위탁생산한 코로나19 백신은 이르면 올해 10월부터 미국 이외 국가들에 공급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해외에서 생산해 7∼8월에 국내 공급 예정이던 모더나 백신이 이달 초 공급 차질을 빚으면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생산한 제품을 국내에 공급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백신 공급 차질 사태 이후, 정부 대표단이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위탁생산하는 모더나 백신을 국내에 우선 공급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하면서다. 한국 정부의 요청에 모더나 측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생산하는 시제품은 양산 단계까지 몇 가지 절차가 남아있다. 일단 모더나가 진행하는 자체 품질 검사를 통과해야 한다. 정부 허가 절차도 남아 있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지난달 26일 “8월 말이나 9월 초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위탁한 모더나 백신) 시제품이 나온다는 것 같다”며 “시제품은 엄격한 검사를 해서 테스트를 통과해야 해서 시간이 조금 더 걸릴 것”이라고 언급했다.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인천 송도 삼성바이오로직스 mRNA 백신 생산라인 구축 현장을 방문해 윤광훈 부사장으로부터 시설의 가동 등에 대한 현황을 듣고 있다. [사진 산업통상자원부]

시제품 생산설에 대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특정 제품(코로나19 백신)을 삼성바이오로직스 공장에서 생산하더라도, 해당 제품은 기본적으로 고객사(모더나)의 자산”이라며 “고객사의 정보에 대해서 언급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그룹은 24일 투자·고용과 상생 산업 생태계 조성 계획을 발표하면서, 바이오 사업을 ‘제2의 반도체’로 육성한다는 청사진을 발표했다. 삼성 측은 “삼성바이오로직스·삼성바이오에피스를 중심으로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제5·6공장을 건설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13일 가석방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이런 내용을 사전에 조율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경묵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그동안 못한 중요한 의사결정에 대해 이 부회장이 결단을 내린 결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