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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다음달이면 식량 바닥난다…어린이 100만명 영양실조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아프가니스탄이 이르면 다음달부터 식량 부족에 직면할 거라는 유엔 기관들의 경고가 나왔다. 특히 아프간 어린이 100만명이 현재 심각한 영양실조 상태에 놓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프간의 어린이들. AP=연합뉴스

아프간의 어린이들. AP=연합뉴스

가뭄·탈레반·구호중단 3중고에 식량위기 가중

23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유엔세계식량계획(WFP)은 아프간의 식량이 다음달부터 바닥을 드러낼 거라고 경고했다. 아프간은 올초 극심한 가뭄으로 농작물 수확량이 지난해보다 40% 이상 줄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탈레반이 아프간 전역을 장악하면서 대규모 실향민이 발생했고, 수도 카불 공항에 민간 항공기 운항이 막히면서 국제 구호물품 공급이 중단되는 등 삼중고가 겹쳤다.

WFP는 현재 아프간 인구의 절반인 2000만 명에게 구호 식량이 필요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식량 구입비로 2억 달러(약 2350억원)가 필요한 상태다. 탈레반이 아프간을 점령하기 전에도 1850만여 명이 원조에 의존해 생활해왔다. 앤드루 패터슨 WFP 아프간지부 부소장은 "우리는 현재 아프간에 2만톤(t)의 식량을 보유하고 있고, 7000t을 수송 중"이라며 "이 정도 양은 9월이면 고갈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12월 말까지 식량을 공급하기 위해서는 추가로 5만4000t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아프가니스탄에는 올초 극심한 가뭄으로 농산물 수확량이 40%. 이상 줄었다. AFP=연합뉴스

아프가니스탄에는 올초 극심한 가뭄으로 농산물 수확량이 40%. 이상 줄었다. AFP=연합뉴스

겨울이 다가오는 것도 고민거리다. 패터슨 부소장은 "식량의 50%가 우즈베키스탄·파키스탄·투르크메니스탄을 통해 운송되고 있는데, 겨울에 많은 도로가 눈에 뒤덮이게 되면 운송에 차질이 빚어진다"고 우려했다. '필사의 탈출' 행렬이 이어지고 있는 수도 카불의 국제공항에 민항기 운항이 막히면서 소아 폐렴 치료제, 영양실조 지원 키트 등 의료 구호품 수송도 멈췄다. 리처드 브레넌 세계보건기구(WHO) 아프간 비상계획관은 "피란민을 소송하기 위해 아프간으로 오는 빈 비행기들이 아랍에미리트·두바이 등 WHO 물류창고에 한번 들러 물자를 가져와달라"고 호소했다.

아프간 어린이 100만명 심각한 영양실조

이미 아프간의 어린이 100만 명이 심각한 영양실조 상태라는 보고도 나왔다. 유엔아동기금(유니세프)은 아프간 전역의 어린이 1000만 명이 인도적 지원이 필요한 상태고, 이중 100만 명은 치료를 받지 못하면 사망할 수준의 영양실조 상태라고 발표했다.

국제구호기구인 적십자위원회가 아프가니스탄에서 구호물품을 나눠주고 있다. 연합뉴스

국제구호기구인 적십자위원회가 아프가니스탄에서 구호물품을 나눠주고 있다. 연합뉴스

헨리에타 포어 유니세프 총재는 탈레반에게 "유니세프와 인도적 지원 파트너들이 안전하고 시의적절하게 아프간 아동에게 필요한 지원을 할 수 있게 안전을 보장해달라"고 호소했다. 브레넌 비상계획관은 "지금 전 세계 시선이 아프간을 탈출하려는 사람들에게 쏠리고 있지만, 아프간에 남겨져 외면받는 사람들을 돕는 데도 관심을 가져달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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