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오래]짝짓기 때 암컷끼리 수컷 차지 경쟁하는 황금원숭이

중앙일보

입력 2021.08.25 13:00

업데이트 2021.08.25 13:03

[더, 오래] 신남식의 야생동물 세상보기(37)

중국은 국토 면적이 넓은 만큼이나 고유의 생물 종이 많다. 최근의 한 조사에 따르면 척추 동물은 7516종이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그중 포유동물은 562종으로 세계 3위 보유국이며, 6분의 1이 중국의 고유종이다. 고유종은 특히 영장류에 많아 21종이나 된다. 이 가운데 중국의 진수(珍獸) 자이언트팬더와 쌍벽을 이루는 황금원숭이가 있다.

황금원숭이의 영문명은 ‘golden snub-nosed monkey’로 바로 옮기면 ‘황금들창코원숭이’가 된다. 중국에서는 이를 금사후(金絲㺅 )로 표기하기에 한국은 편의상 ‘황금원숭이’라 칭하고 있다. 그러나 아프리카에 서식하는 원숭이 중에 영문명으로 ‘golden monkey’라 불리는 종이 있어 혼동하기 쉽다.

황금원숭이 얼굴은 3개의 파란색 원이 역삼각형으로 배치된 형태다. 어깨와 등에 망토같이 긴 털이 덮여있으며 가족 단위로 무리를 이루며 사회성이 매우 강하다. [사진 에버랜드동물원 제공]

황금원숭이 얼굴은 3개의 파란색 원이 역삼각형으로 배치된 형태다. 어깨와 등에 망토같이 긴 털이 덮여있으며 가족 단위로 무리를 이루며 사회성이 매우 강하다. [사진 에버랜드동물원 제공]

황금원숭이는 중국의 쓰촨성(四川省)을 중심으로 산시성(山西省), 간쑤성(甘肅省), 후베이성(湖北省)의 해발 1500~3400m 높이의 온대산림지역에 분포한다. 서식지의 평균기온은 6~7°C로 겨울에는 -8°C, 여름에는 22°C다. 다른 영장류보다 추위에 잘 견디지만 겨울철에는 낮은 지역으로 내려와 생활한다. 초식성으로 나뭇잎 열매 과일 싹 나무껍질 이끼류를 먹는다. 특히 겨울철에는 이끼류를 주식으로 한다.

이들의 얼굴은 특이해 파란색으로 같은 크기의 원 3개를 역삼각형으로 배치한 형태다. ‘들창코’라는 영문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짧고 뭉툭한 코를 지니고 있으며 콧구멍은 위쪽을 향한다.

성숙한 개체의 외모는 암수가 달라 쉽게 성별을 구분할 수 있다. 7년 이상의 성숙한 수컷은 어깨와 등에 망토 같은 황금색의 긴 털이 덮여있다. 앞머리는 갈색이고 정수리에서 목덜미, 팔, 바깥쪽 넓적다리의 털은 짙은 갈색이다. 앞머리의 갈색 털은 위로 서 있는 형태로 모양에 따라 개체를 식별하는 데 유용하다. 송곳니가 길고 몸길이는 60~80cm, 체중은 16~17kg이다.

콧구멍은 위로 향해 있으며, 봄 여름에는 털이 짧고 회갈색으로 보인다. [사진 에버랜드동물원 제공]

콧구멍은 위로 향해 있으며, 봄 여름에는 털이 짧고 회갈색으로 보인다. [사진 에버랜드동물원 제공]

5년 이상의 암컷은 등, 정수리에서 목덜미, 어깨, 팔, 넓적다리의 털은 갈색 또는 짙은 갈색이다. 등과 어깨의 황금색 망토는 있으나 수컷보다 짧다. 가슴과 젖꼭지는 커서 쉽게 볼 수 있어 개체를 식별하기 좋다. 몸집은 수컷보다 훨씬 작아 몸길이는 47~55cm이고 체중은 9~10kg이다.

계절에 따라 털의 색깔이 변하기도 한다. 봄에는 털갈이를 하면서 짧아지고 회갈색으로 되어 조밀한 숲과 어울린다. 가을에는 다시 황금색의 긴 털로 자라 노란색과 갈색의 낙엽과 조화를 이루고 겨울철에 보온의 역할을 한다.

황금원숭이는 5~10마리부터 600마리까지 집단을 이루어 생활한다. 이들의 사회구조는 꽤 복잡하다. 1마리의 수컷과 얼마간의 암컷, 그들의 새끼가 기본적인 가족 단위의 무리다. 이러한 가족 무리가 모여 모여 대규모의 집단을 이룬다. 이와 별도로 수컷끼리만의 무리도 있다. 결과적으로 대규모의 무리는 다수의 수컷과 다수의 암컷으로 이루어진 사회구조로 볼 수 있다. 때로는 암컷이 다른 무리의 수컷과 짝짓기를 해 친자관계가 모호해질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이는 번식률을 높이고 새끼를 보호하는데 유리한 측면도 있어 종족유지의 수단으로 볼 수 있다.

집단 간 연합과 분리 행동을 하는 매우 사회적인 동물이다. 여름철에는 600마리 정도까지 큰 무리를 이루지만 겨울에는 50마리 이하로 규모가 작아진다. 이는 계절에 따라 취할 수 있는 먹이의 양이 다르기 때문으로 보인다. 낮에 활동하고 하루의 일과를 거의 나무 위에서 생활한다. 밤에 잘 때는 나무 아랫부분의 가지로 내려와 어린 개체를 가운데 두고 서로 가깝게 붙어 추위와 바람을 견딘다.

포식자로는 육상의 아시아들개, 늑대, 표범과 공중의 검독수리, 새매 등이 있다. 독수리나 매와 같은 포식자가 다가오면 암컷이 새끼를 둘러싸 보호하고 힘센 수컷이 나서서 경고의 행동을 하며 쫓아낸다. 육상의 포식자를 만나면 나무 위쪽으로 올라 피한다. 휴식을 취할 때도 어린 개체를 가운데 두고 무리 구성원들이 가까이 모여 있다.

암컷은 4~5살, 수컷은 5~7살이 되면 번식에 참여할 수 있다. 연중 번식이 가능하나 짝짓기는 주로 8~11월에 이루어진다. 7개월의 임신 기간을 거쳐 3~6월에 1마리의 새끼를 낳는다. 짝짓기 시기에는 암컷을 차지하려는 수컷끼리의 경쟁이 일반적이지만 이들의 사회구조는 일부다처제의 형태이기 때문에 암컷끼리의 경쟁이 종종 일어나기도 한다. 평균수명은 20~25년이다.

황금원숭이는 독특한 생김새 때문에 중국 소설 서유기의 주인공인 손오공의 모델이라는 설이 있으나 이는 설득력이 떨어진다. 서유기는 명나라 때 쓰여진 것으로 이들이 최초로 발견되어 세상에 알려진 1870년경보다 훨씬 이르기 때문이다.

황금원숭이는 서식지 감소로 멸종위기에 놓여있다. 이끼류는 이들의 주요 먹이 중 하나다. 죽은 나무에 이끼가 무성한데 이를 거두어 가기 때문에 먹이가 부족해지고 서식지의 환경이 나빠졌다. IUCN(세계자연보전연맹)은 멸종위기종으로 분류하고 있으며 국제적으로 상업 목적의 거래를 전면 금지하고 있다. 중국에서도 자이언트팬더와 함께 특별보호종으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

수컷은 송곳니가 길며 암컷보다 몸집이 훨씬 크다. 가을 겨울에는 어깨와 등의 털이 길고 황금색을 띈다. [사진 에버랜드동물원 제공]

수컷은 송곳니가 길며 암컷보다 몸집이 훨씬 크다. 가을 겨울에는 어깨와 등의 털이 길고 황금색을 띈다. [사진 에버랜드동물원 제공]

최근 자료에 의하면 야생에 8000~1만5000마리가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은 동물원에서도 보호하고 있으나 해외 분양은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미국의 샌프란시스코동물원이 1985년, 샌디에고동물원이 1980년대 이전에 보유한 적이 있으나 지금은 없다. 현재 중국 본토 이외에는 홍콩, 일본, 한국만이 보유하고 있다.

한국은 에버랜드동물원에서 2007년 한·중 수교 15주년을 기념해 중국동물원협회와 맺은 ‘황금원숭이 보호연구 합작 프로젝트’에 따라 4마리가 들어왔다. 동물원에 마련된 황금원숭이 특별전시실에서 이들이 생활하는 모습을 자세히 관찰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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