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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플] 연봉 10% 삭감 vs 재택근무, 여러분의 선택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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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플레터 128호 2021. 08. 13
Today's Topic  연봉 10% 삭감 VS 재택, 승자는?

팩플레터 12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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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금요 팩플’ 설문 언박싱입니다!🙋 지난 화요일에 드린 ‘내 친구의 회산 어디인가?’는 박민제·유부혁 기자가 함께 작성했는데요, 박민제 기자의 취재 후기를 먼저 전해드립니다.

여러 기업의 원격(재택)근무 사례를 취재하면서 흥미로웠던 지점이 있습니다. 선제적으로 근무형태를 바꾼 회사 대부분이 현 상태를 ‘비가역적 변화’로 본다는 점이죠. 회사도 직원도 새로운 근무체제를 경험하면서 이미 변했기 때문에 팬데믹이 끝난 후에도 우리의 근무형태는 예전처럼 돌아가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입니다. 영화 매트릭스의 주인공 네오가 빨간 알약💊을 먹은 뒤 전혀 다른 삶을 살게 된 거랑 비슷하다고 할까요?

이 회사들의 관심은 그래서 재택근무를 계속 하냐마냐가 아니었어요. 재택은 필수 선택지로 두고 이를 일반 근무형태와 섞어 어떻게 업무효율을 높일지에 대한 고민이 주된 관심사였습니다. 사무실에서 일하는 만큼 집에서도 집중할 수 있게 만들 시도를 다양하게 하는 중이구요.

예컨대 전국 재택근무를 시행 중인 라인플러스는 임직원들이 회사에서 쓰는 고급 사무용 의자(허먼 밀러)와 스탠딩 데스크를 파격적인 할인가에 살 수 있게 사내 프로모션을 여러 차례 진행했다고 합니다. 회사 장비💻를 집에 가져갈 수있게 퀵서비스, 택시비도 지원하고 있구요. 개발·디자인의 세계에서 장비는 그만큼 중요하니까요. 회사 지원 하에 업무에 최적화된 공간을 내 집에 꾸밀 수 있게 하는거죠.

마이크로소프트(MS)
는 올해 초 협업 툴(팀즈) 안에 가상 출퇴근(Virtual Commute) 기능을 넣었습니다. 디지털 비서가 채팅으로 하루의 시작과 끝에 “오늘 기분이 어떤지” 같은 질문을 연이어 던집니다. 같은 공간에 있더라도 가상 출퇴근 절차를 거쳐 삶에서 일로, 일에서 삶으로 모드를 바꾸게 하는 거죠. 재택 근무자들이 일과 삶의 분리가 잘 안돼 힘들어한다는 점에 착안한 서비스예요.

회사 사무실을 없앤 직방은 메타폴리스라는 가상 공간에 직원들이 모여 업무를 봅니다. 메타폴리스에서 아바타의 고개를 올리면 그날 날씨와 비슷한 하늘을 볼 수 있습니다. 실제 사무공간과 유사하게 만들어 업무 효율을 높이고자 고민한 결과라고 합니다.

이번 레터 설문조사 결과에서 코로나 19 이후에도 계속 재택을 하고 싶다는 응답이 다수를 차지한 걸 보면 이 같은 기업들의 고민은 한동안 계속 될거 같습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보셨을지도 궁금하네요. 자 그럼 이제 설문 조사 결과를 보러가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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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끝난 이후에도 계속 재택근무를 포함한 하이브리드 형태로 일하고 싶다는 응답이 74.2%로 더 많았습니다. 사무실에 복귀해서 일하고 싶다는 응답은 25.8%에 그쳤습니다. 차이가 꽤 크죠? 


'재택근무의 일상화'
를 원하신 분들의 이유를 들어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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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퇴근하는 시간, 체력적 부담이 크다'는 답변이 56.5%로 절반이 넘었습니다. 그렇죠. 한국인의 일 평균 통근시간은 58분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깁니다. 😭 통근시간의 경제적 가치를 따져보면 연간 456만5300원(평균 출퇴근시간 58분, 시간당 평균 임금 1만9316원, 월평균 근로일수 19.7일의 12개월 분을 곱한 결과)이라고 하네요. 이런 부담을 덜 수 있으니 재택을 좋은 선택지로 생각하시는 거 같습니다.

두번째로 많은 답변은 '일할 곳을 선택할 자유를 놓칠 수 없다'였습니다. 18.5%가 택하셨어요. 최적의 효율을 내기 위한 근로 조건을 스스로 결정하겠다는 의미죠. 이어 '여가시간이 늘어 삶의 질이 더 좋아졌다'는 답변이 13%, '회의·회식이 줄어드니 업무효율이 더 좋다'는 답변이 10.9%로 뒤를 이었습니다.

이어 사무실 복귀를 원하시는 분들의 이유를 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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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실 출근을 선택한 분들은 '일과 삶의 분리가 어려운 점'을 첫번째 이유로 꼽으셨습니다. 절반(50%)이 택하셨어요. 집에 앉아있다보면 쉬는건지 일하는건지 모호해지는 영역이 많아지겠죠. '동료나 상사와 소통이 부족해 외롭다'고 하신 분도 28.1%나 됐습니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고도 하죠. 자연스럽게 농담을 주고받고 교류하는 일상이 우리에게 얼마나 소중했는지 다시금 떠올리게 됩니다.

'집에 업무 전용 공간이 없어 불편하다'는 답변도 15.6%를 차지했습니다. 모든 사람이 집에서 일할 수 있는 독립적 공간을 갖추고 있지는 않으니까요. 한국 갤럽 설문조사(3월)에서 재택근무 경험자 중 24%가 '배우자, 자녀, 반려동물의 존재로 집에서 일하기 어려웠다'고 답변하기도 했습니다. '성과에 대한 평가를 제대로 못 받아 손해보는 기분이다'고 답하신 경우도 6.2%였습니다.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 멀어지는게 연인 사이만 적용되는 건 아닌가 봐요.

다음으로, 재택근무 대신 연봉을 삭감할 수 있는지에 대한 답변을 살펴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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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응답자 중 60.5%가 '사무실 복귀 아닌' 대안을 선택했습니다. '기존 연봉 대비 10% 이하 삭감 이라면 수용하겠다'는 답변이 27.4%, 차라리 '재택근무 가능한 회사로 이직하겠다'는 답변이 25.8%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습니다. '10% 초과분을 삭감하더라도 재택하고 싶다'는 응답도 5.6%나 됐습니다. 그만큼 재택을 경험하기 전 세상으로는 돌아가고 쉽지 않다는 열망이 강하다는 얘깁니다.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가 미국 애플·구글·아마존 등 주요 대기업 직원 3000여명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와도 결이 비슷합니다. 평생 재택근무와 연봉 3만달러 인상 중 택하라는 설문에서 64%가 평생 재택을 택했으니까요.

반면 '당장 사무실로 복귀하겠다'는 답변은 39.5%였습니다. 크든 작든 내 연봉은 소중한 거니까요.😤
기타 의견으로는 '재택에 따라 절감되는 사무실 운영 비용을 직원 복지로 돌린다면 동의', '연봉이 많으면 삭감 가능' 등이 있었습니다.

※ 번외로 MS가 지난 3월 31개국 직장인 3만 여명을 상대로 진행한 재택근무 관련 설문조사 결과 중 재밌는 부분을 공유해요. 국내와 글로벌 조사결과가 많이 차이나는 항목이 있었거든요. 해석은 여러분이 자유롭게!
· 팬데믹 이후 직장동료(팀)와 대면해 더 많은 시간을 보내기를 원하냐는 항목에 글로벌 설문에선 67%가 그렇다고 대답했어요. 반면 한국 직장인은 50%만 그렇다고 대답했습니다.😆
· 올해 회사를 떠나는걸 고려하는 직장인은 글로벌 41%였습니다. 한국 직장인은 49%가 고려중이라고 답했네요.
· 코로나19 이후 재택근무로 지쳤냐는 질문에 그렇다는 응답은 평균 39%였습니다. 하지만 한국 응답자는 무려 58%! 😱
· 원격회의 환경으로 동료의 애완동물을 만났다는 응답은 글로벌 18%였는데 한국 직장인은 13%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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