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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폭등' 중국판 롤스로이스, 대체 누가 사나

중앙일보

입력

차이나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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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자동차 브랜드 훙치(红旗)의 판매량이 빠르게 늘고 있다. ‘공산당 전용차’로 불렸던 훙치는 최근 몇 년 사이 가성비 좋은 고급 승용차 제품을 선보이며 ‘중국판 롤스로이스’로 인기를 끌고 있다. 고급차 브랜드 사이에서 훙치의 현재 위치는 어느 정도일까. 중국 자동차 전문 매체 처윈왕(车云网)의 보도 내용을 토대로 훙치의 주력 모델 및 주요 소비층을 분석해본다.

E115 SUV Concept [사진 셔터스톡]

E115 SUV Concept [사진 셔터스톡]

훙치는 중국제일자동차(第一汽车 FAW) 산하 고급 승용차 브랜드다. FAW에 따르면, 올해 1월-7월 훙치의 판매량은 17만 600대를 돌파, 전년 동기 대비 약 2배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6월까지 상반기 판매량은 14만 5000대로, 1년 전 같은 기간에 비해 107% 늘었다.

훙치의 현재 위치?

훙치는 올해 상반기 역대 최고 매출 기록을 갈아치웠다. 글로벌 고급차 브랜드 가운데 렉서스, 캐딜락 뒤를 바짝 쫓고 있다. 2021년 상반기, 훙치와 렉서스의 판매량 차이는 1만대가 채 되지 않았다. 캐딜락과의 격차는 단 8000대 정도에 불과했다. 훙치의 판매량 증가폭이 렉서스, 캐딜락보다 가파른 것 역시 주목할만한 점이다. 지금의 추세대로라면, 훙치가 2021년 연내 렉서스, 캐딜락 등 고급차 브랜드와 어깨를 나란히 할 것으로 관측된다.

2021년 1-6월 고급차 브랜드 판매량 순위(단위: 대) [사진 처윈왕]

2021년 1-6월 고급차 브랜드 판매량 순위(단위: 대) [사진 처윈왕]

제일 잘 팔리는 훙치 모델은?

현재 훙치의 주력 모델은 크게 H5 시리즈와 H9로 꼽을 수 있다. 2021년 상반기 H5는 총 3만 5000대가 판매됐다. 이는 훙치 전체 판매량의 31%에 해당한다. HS5의 경우 5만 2000대를 팔아 전체의 47%를 차지했다. H5와 HS5의 판매량 합계는 훙치 전체의 78%에 달했다. 그러나 고급차를 표방하는 훙치로서는 15만-25만급(H5,HS5 해당)에 의존하는 것은 긍정적이라 할 수 없다.

때문에 훙치가 프리미엄을 내세워 만든 차가 바로 H9다. ‘중국판 롤스로이스’라는 타이틀을 갖게 된 이유이기도 하다. 실제로 H9 라인은 롤스로이스에서 디자인을 총괄했던 자일스 테일러(Giles Taylor)를 영입해 만들었다. 중대형 고급차에 포지셔닝한 H9의 가격은 30만-54만 위안(5300만-9600만 원)선이다.

H5(왼쪽), HS5(오른쪽) [사진 바이자하오, 270top.com]

H5(왼쪽), HS5(오른쪽) [사진 바이자하오, 270top.com]

아직까지는 H9가 훙치의 판매 주력 모델은 아니지만, 월 평균 판매량 2000대 이상을 기록하며 훙치가 일반 소비자를 타깃으로 설정한 후 출시한 차량 가운데 가장 성공적인 모델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훙치는 현재 시장에서 아우디 A6L, BMW 5 시리즈, 벤츠 e클래스, 볼보 S90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훙치 1-6월 모델별 판매량 순위 (단위: 대) [사진 처윈왕]

훙치 1-6월 모델별 판매량 순위 (단위: 대) [사진 처윈왕]

훙치 1-6월 모델별 판매량 구성 (단위: 대) [사진 처윈왕]

훙치 1-6월 모델별 판매량 구성 (단위: 대) [사진 처윈왕]

그밖에 판매가 50만-75만 위안(8900만-1억 3000만 원)대로 설정된 신차 E-HS9라인도 올해 들어 2000대 이상 판매됐다. 이는 중국 소비자들이 훙치를 고급차 브랜드로 인식하기 시작했다는 의미라고 처윈왕은 분석했다. 훙치는 오는 2025년까지 23종, 2030년까지 28종의 신차를 출시, 다양한 제품을 선보여 브랜드 가치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H9 [사진 바이자하오]

H9 [사진 바이자하오]

훙치 구매자의 특이점

공산당 전용차로 불렸던 훙치는 원래 정부 기관의 관용차로 많이 판매됐다. 그러다 2-3년 전부터일반 소비자를 타깃으로 신제품을 출시하기 시작하면서 판매량이 급증하기 시작했다. 그렇다면 현재 훙치의 주력 소비자는 누구일까.

[사진 셔터스톡]

[사진 셔터스톡]

올해 상반기, 훙치의 누적 판매량 가운데 개인의 비중이 86%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기관(법인)은 13%에 그쳤다. 훙치가 이제 일반 소비자를 주력으로 하는 브랜드로 전환됐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훙치가 주로 판매되는 지역 분포 역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원래 고급 브랜드는 구매력과 관련이 깊기 때문에 대도시에 판매량이 집중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중국으로 치면 베이징-상하이-광저우-선전이 해당한다.

그러나 훙치의 상황은 좀 다르다. 상반기 1선 도시(대도시)의 훙치 판매량 비중은 7%에 그쳤으며, 5선 도시(소도시)의 10%를 밑돌았다. 1선 도시보다 신 1선 도시 및 2선 도시의 판매량이 높았던 것은 차치하고라도, 5선 도시에서의 판매량 비중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훙치의 도시별 판매량을 살펴보면, 상반기 훙치 판매량 1위 도시는 훙치의 본거지 창춘(长春 2선 도시)이었다. 그밖에 TOP 5 도시에서 베이징이 유일하게 1선 도시에 속했다.

훙치 2021년 1-6월 도시별 판매량 현황 [사진 처윈왕]

훙치 2021년 1-6월 도시별 판매량 현황 [사진 처윈왕]

훙치 2021년 1-6월 판매량 TOP 20 도시 [사진 처윈왕]

훙치 2021년 1-6월 판매량 TOP 20 도시 [사진 처윈왕]

통계에 따르면, 훙치는 특히 5선 소도시에서 해외 고급차 브랜드보다 큰 인기를 누리는 것으로 드러났다. 올해 6월을 예로 들면, 훙치의 5선 도시 판매량은 2000대를 넘어섰고, 이는 벤츠(1113대), BMW(1633대), 아우디(1977대)를 웃도는 수치다.

다시 말해, 현재 훙치는 지방 소도시 소비자를 위주로 공략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여타 고급 브랜드가 이미 포화상태인 대도시에서 지방으로 세력을 넓혀가는 것과는 정반대의 양상이다.

E-HS9 [사진 xincheping.com]

E-HS9 [사진 xincheping.com]

앞서 훙치는 2021년 판매량 목표를 40만 대로 설정했다. 올해 초 한국 시장에도 H9 모델 차량을 들여오는 등 해외 수출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훙치의 매출을 이끄는 주력 제품은 가성비 좋은 H5라인이다. 결국 훙치가 진정한 고급 승용차 브랜드로 거듭나려면 최근 선보인 고가 라인과 향후 출시할 신형 모델의 성공 여부가 관건이다. '중국판 롤스로이스' 훙치의 쾌속 질주는 계속될 수 있을까.

차이나랩 홍성현

[사진 차이나랩]

[사진 차이나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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