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오병상의 코멘터리

조국은 여전히 성역,공격받는 부산대

중앙일보

입력 2021.08.24 22:14

업데이트 2021.08.27 01:56

오병상 기자 중앙일보 칼럼니스트

조국 딸, 부산대 입학취소결정 발표..친문 사이버공격 받아
조국, '가짜스펙으로 의사됐지만 입학취소 안된 사례' 공유

박홍원 부산대 교육부총장이 24일 부산대학교 본관 3층 대회의실에서 조민 부산대의료전문대학원 졸업생에 대한 입학 취소를 발표하고 있다. 송봉근 기자 20210824

박홍원 부산대 교육부총장이 24일 부산대학교 본관 3층 대회의실에서 조민 부산대의료전문대학원 졸업생에 대한 입학 취소를 발표하고 있다. 송봉근 기자 20210824

1. 조국 전 법무부장관의 딸 조민씨의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입학이 취소될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부산대는 24일 입학을 최소하는 ‘예정처분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습니다. 조민이 입학한 2015년 신입생 모집요강 중‘제출서류가 사실과 다를 경우 불합격처리한다’는 조항에 따른 결정입니다. 동양대 표창장이 허위라고 법원에서 판결했기 때문입니다.

2. 아직 최종결정은 아닙니다. ‘예정처분’이란 아직 본인의 소명을 듣는 청문절차가 남았다는 겁니다. 총장의 최종결정까지 3개월 정도 걸릴 예정입니다.
그래도 이번 결정은 다른 행정처분의 시발점이 됐습니다. 고려대가 학부 입학취소 여부를 검토하기위한 심의위원회를 구성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복지부는 부산대학의 최종처분이 나오면 의사면허를 취소하는 절차를 진행하겠답니다.

3. 부산대의 판단은 법원의 판결에 근거하고 있습니다.
조민의 어머니 정경심을 재판한 1심과 2심 법정은 모두 ‘7대 스펙’을 위조로 판단했습니다. 부산대는 지금까지‘무죄추정 원칙에 따라 최종판결이 나온 뒤 결정하겠다’며 결정을 미뤄왔습니다. 지난 11일 2심 판결이 나왔기에..부산대는 24일‘항소심을 바탕으로 하면 무죄추정 원칙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습니다. 물론 대법원 결정이 뒤집어지면 없던 일이 될 수 있습니다.

4. 주목할만한 건 부산대의 결정에 대한 친문들의 반응입니다.
인터넷 지도 속 부산대에 대한 친문들의 공격이 시작됐습니다. 지도에 제공되는 리뷰게시판을 이용해 부산대를 클릭한 다음 최저점(1점)을 주면서 비난글을 게시하는 방식의 사이버 공격입니다. 부산대를 비난하면서 정경심 재판부도 같이 욕합니다. 문빠들이 많이 모이는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언급된 ‘별점1점 주기’아이디어가 순식간에 집단행동으로 옮겨진 겁니다.

5. 조국의 페이스북도 주목됩니다. 두가지입니다.
하나는..부산대측의 설명에 대한 인용입니다. ‘조민이 대학성적(3위)과 영어성적(4위)이 좋아 합격했다. 동양대 표창장과 경력이 주요 합격요인은 아닌 것으로 판단한다.’ 그러니까 표창장은 합격여부에 별 영향이 없었다..그러니까 표창장이 가짜라해도 입학취소는 부당하다는 주장입니다.

6. 다른 하나는..조국이 퍼온 여준성 복지부장관정책보좌관의 페북 글입니다.
조민과 비슷한 사건에 대한 보도입니다. 지난해 8월 가짜스펙으로 아들을 의전원에 합격시킨 교수가 2심에서 집행유예를 받았고, 해당 의전원은 입학취소절차를 거치지 않았고, 당사자는 의사로 활동하고 있다는 내용입니다. 1심에서 법정구속됐던 교수가 2심에서 풀려났는데..이유는 ‘(가짜 스펙이) 입시에 결정적 영향을 끼쳤다고 볼 수 없다’입니다.

7. 위 두 글을 연결하면..동양대 표창장은 입시에 영향을 끼치지 않았다..조민 입학취소는 지나치다..의사자격 취소하면 안된다..는 결론입니다.
의료담당부서 정책보좌관의 글이라 무게가 실립니다. 여준성은 민주당 보좌관 출신으로 2019년말까지 청와대 사회수석실 행정관으로 근무했습니다. 이후 복지부장관 보좌관으로 자리를 옮겼는데..장관이 박능후에서 권덕철로 바뀌었는데도 자리를 유지하고 있는 실세입니다.

8. 반면 민주당 주요 대권주자와 지도부는 상대적으로 조용합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기자들의 질문에 양손바닥을 들어보이면 대답을 피했습니다. 사실 이재명은 정경심 재판결과에 대해서도 직접 언급을 피했습니다. 대신 수행실장인 친문 김남국이 ‘잠이 오지 않는다’며 사법부를 맹공격했었습니다.

9. 이낙연 전 대표는 정경심 판결 당시‘형량을 정해놓고 내용을 끼워맞췄다는 의구심마저 든다. 지나치게 가혹하다’며 강하게 나왔었죠.
심지어 사모펀드 관련 ‘일부혐의 무죄’임에도 불구하고 ‘사모펀드관련 혐의 모두 무죄’라며 억지주장까지 했었습니다. 그런데..오늘은 침묵하고 있습니다. 정세균 전 총리. 송영길 대표도 모두 침묵모드..

10. 거물 정치인들은 아무래도 입시문제의 민감성에 조심하는 눈치입니다. 그러나 핵심 친문들 사이에선 부산대의 결정에 대한 반발이 여전히 심각합니다.
조국은 아직도 성역인가 봅니다. 조국에 불리하면 사법부도 대학도 인정하지 않습니다. 아무래도 내년 대선이 조국사태에 대한 최종심이 될 것 같습니다.
〈칼럼니스트〉
2021.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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