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CIA 국장, 탈레반 지도자와 아프간 카불서 비밀 회동”

중앙일보

입력 2021.08.24 21:06

미국 중앙정보국(CIA) 윌리엄 번스 국장. AP=연합뉴스

미국 중앙정보국(CIA) 윌리엄 번스 국장. AP=연합뉴스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윌리엄 번스 국장이 탈레반의 2인자이자 실질적 지도자로 알려진 압둘 가니 바라다르와 비밀 회동을 가졌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P는 익명의 관계자를 인용해서 윌리엄 번스 국장과 압둘 가니 바라다르가 전날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에서 비밀리에 만났다고 전했다. WP는 “탈레반이 아프간 수도를 장악한 뒤 미 행정부의 고위 관계자와 대면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WP는 이번 회동에서 미국인과 미국에 협력한 아프간인들을 대피시키는 시한을 이달 31일 이후로 연장하는 방안이 논의됐을 것으로 추측했다. CIA 측은 탈레반과의 회담에 대해 WP에 구체적인 언급은 밝히지 않았다.

영국·독일·프랑스 등은 인도주의적 관점에서 주둔을 연장해 더 많은 아프간인 탈출을 도와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탈레반은 오는 31일이 ‘레드 라인(Red Line)’이라고 경고하며 철군을 요구하고 있다.

탈레반의 실질적 지도자로 알려진 압둘 가니 바라다르. AFP=연합뉴스

탈레반의 실질적 지도자로 알려진 압둘 가니 바라다르. AFP=연합뉴스

WP는 “CIA와 파키스탄의 합동 작전으로 바라다르가 붙잡힌 지 11년 만에 그가 CIA 국장과 상대한다는 것은 아이러니하다”라고 설명했다.

바라다르는 2018년 출소 후 카타르에서 탈레반의 수석대표로 미국과의 평화 협상 관련 미군 철수 합의를 끌어냈다. 지난해 11월에는 마이크 폼페이오 당시 국무장관과 함께 사진을 찍기도 했다. 그는 탈레반의 1대 실권자인 물라 무하마드 오마르(사망 추정)의 절친한 친구로, 탈레반 내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WP는 설명했다.

한편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철군 시한을 연장할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 “우리는 지금부터 31일까지 빠져나오길 원하는 미국인은 모두 나올 수 있는 시간이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미국과 탈레반 고위 당국자가 매일 소통하고 있다면서도 철군 시한 연장에 대해서는 어떤 대화가 오갔는지 밝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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