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다자녀 셋째 등 무료 등록금"→"전체는 아니다" 수정 혼선

중앙일보

입력 2021.08.24 18:23

업데이트 2021.08.24 19:52

청와대가 24일 '전체 다자녀 가구의 셋째 이상 대학생 자녀'를 대상으로 대학 등록금 전액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가 2시간도 안돼 지원 대상에서 고소득 가구를 제외한다고 수정했다. 이 때문에 청년대책 홍보를 서두르다가 혼선만 가중시켰다는 비판이 나왔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후 4시 34분 문재인 대통령이 청년특별대책을 사전 보고 받은 내용을 소개하며 "다자녀 가구 셋째 이상 대학생과 기초ㆍ차상위 가구의 둘째 이상 대학생 자녀의 등록금을 전액 지원한다"는 내용을 소개했다. 또 기초ㆍ차상위 가구에는 첫째 자녀의 장학금 지원도 대폭 인상되고, 중산층인 소득 5~8구간 가구에 대한 장학금 지원도 확대한다는 내용도 함께 전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서울 강남구 선릉로 나라키움 청년창업허브센터에서 열린 ‘차세대 글로벌 청년 스타트업 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간담회에는 포브스 선정 글로벌 스타트업 20개사 대표 21명이 참석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서울 강남구 선릉로 나라키움 청년창업허브센터에서 열린 ‘차세대 글로벌 청년 스타트업 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간담회에는 포브스 선정 글로벌 스타트업 20개사 대표 21명이 참석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전체 다자녀 가구의 셋째 자녀의 대학 등록금을 국가가 전액 지원한다는 파격적인 대책은 주요 언론의 핵심 이슈로 보도됐다.

박 대변인은 특히 "다자녀 가구의 셋째 이상 대학생과 기초ㆍ차상위 가구의 둘째 대학생 자녀부터 등록금 전액을 지원하기로 한 것은 고무적"이라고 했다는 문 대통령의 발언 내용까지 공개했다.

그런데 청와대는 2시간도 지나지 않은 오후 6시 23분 문자 공지를 통해 다자녀 가구 자녀의 지원 대상을 '전체'에서 '중위소득 200% 이하'로 수정했다. 중위소득 200%는 소득 하위 80% 선으로, 소득 상위 20%를 지원 대상에서 제외한다는 뜻이다. 청와대는 직전에 공개했던 문 대통령의 발언 내용까지 수정했지만 이유는 설명하지 않았다.

이날 문 대통령이 보고받은 청년특별대책은 26일 김부겸 국무총리가 주재하는 청년정책조정위원회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서울 동작구 노량진 공무원 준비 학원에서 한 학생이 게시판 앞을 지나는 모습. 뉴스1

서울 동작구 노량진 공무원 준비 학원에서 한 학생이 게시판 앞을 지나는 모습. 뉴스1

 청와대는 이날 관련 대책 내용을 사전 보고받은 문 대통령의 반응을 집중적으로 홍보했다.

박 대변인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다자녀·저소득 가구 자녀의 학자금 전액 지원과 관련 “고무적이다. 향후 예산 편성을 필요로 하거나 법령 개정이 요구되는 정책과 달리 이는 2022년 정부예산안에 이미 반영돼 있어 청년들이 바로 체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내년부터 중산층 가구에 대한 지원을 늘리는 것에 대해서는 “총액 차원에서는 (이미) 반값 등록금이었지만, 중산층은 반값 등록금을 체감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았다”며 “이번 계획으로 개인 차원에서도 실질적인 반값 등록금에 한층 더 가까워질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청년층은 내년 대선을 앞두고 여권에서 특히 관심을 쏟고 있는 세대다. 정치권에선 “청년층은 현 여권의 핵심 지지층으로 분류됐으나, 문재인 정부 들어 폭등한 부동산값과 불공정 이슈 등을 거치며 표심이 상당 부분 이탈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23일 발표된 리얼미터의 여론조사에서 민주당의 20대 지지율은 27.1%로 38.7%인 국민의힘 지지율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코로나 위기 극복, 청년세대 격차해소, 미래도약 지원의 3대 방향과 관련해 일자리, 교육, 주거, 복지, 참여ㆍ권리의 5대 분야에 대한 청년특별대책을 마련해 26일 발표한다.

청와대에서 열린 시민사회단체 간담회에서 한 청년 단체 대표가 문재인 대통령에게 청년실업에 관련한 발언 뒤 눈물을 흘리고 있다. 오른쪽은 연령별 파산 그래픽.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청와대에서 열린 시민사회단체 간담회에서 한 청년 단체 대표가 문재인 대통령에게 청년실업에 관련한 발언 뒤 눈물을 흘리고 있다. 오른쪽은 연령별 파산 그래픽.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대책을 실현하기 위한 재원은 이미 내년도 예산안에 상당 부분 반영돼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야권에서 “내년 대선을 앞둔 선심성 예산”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지만, 당ㆍ정은 이날 604조 9000억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을 발표하면서 청년 지원 사업에만 20조원을 편성했다고 강조했다.

청년 사업에는 이날 문 대통령이 언급한 장학금 지원안을 비롯해 병장 기준 월급을 현행 60만 9000원에서 67만원으로 인상하고, 전역 때 최대 1000만원의 목돈을 마련할 수 있는 사회복귀지원금 제도가 포함돼 있다. 젊은 부부를 겨냥해선 매달 10만원을 지급하는 아동수당 지급 연령도 만 7세 미만에서 8세로 올리고, 온ㆍ오프라인 학습에 쓸 수 있는 연 10만원의 특별지원 바우처도 도입할 예정이다.

그러나 청와대는 이날 청년층을 겨냥한 '현금 지원 계획'을 발표하면서도 청년층 표심 이탈의 ‘기폭제’가 된 것으로 평가받는 ‘조국 사태’에 대해서는 침묵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1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입시비리 의혹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서울고등법원은 지난 11일 조 전 장관의 딸 조민 관련 입시비리 혐의 등을 받고 있던 정경심 동양대 교수에게 정 교수에게 1심과 마찬가지로 징역 4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뉴스1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1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입시비리 의혹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서울고등법원은 지난 11일 조 전 장관의 딸 조민 관련 입시비리 혐의 등을 받고 있던 정경심 동양대 교수에게 정 교수에게 1심과 마찬가지로 징역 4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뉴스1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부산대가 조 전 장관 딸의 의학전문대학원 입학을 취소한 것에 대한 질문을 받자 “부산대의 처분이 있었고, 국가의사면허에 대해서는 어떻게 갈지 (정부가) 숙고해서 결정할 것으로 안다”며 “구체적 상황이 파악되면 말하겠다”고만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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