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 "신형 볼트 출시도 중단, 배터리 화재 철저한 조사부터"

중앙일보

입력 2021.08.24 18:03

업데이트 2021.08.24 19:49

한국GM이 야심차게 추진하던 출구 전략에 제동이 걸렸다. 한국GM이 수만대를 예약판매한 2022년형 볼트 EV와 볼트 EUV까지 미 GM 본사가 발표한 리콜 대상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한국GM은 전기차 볼트를 앞세워 7년째인 적자에서 벗어나겠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번 GM의 급작스럽고 대대적인 리콜로 적자 탈출을 기약할 수 없게 됐다.

24일 한국GM은 "미 GM 본사가 전기차 볼트의 리콜 대상을 6만9000대에서 14만2000 대로 확대하면서 국내에서 예약판매했던 차량의  소비자 인도 시점도 늦춰질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한국GM 관계자는 “미국 GM 본사와 (볼트 EV 및 볼트 EUV) 인도 시기를 논의 중”이라며 “리콜 대상 차량들이라 본사의 정책에 따라 배터리 교체 후 사전예약한 소비자에게 건넬 것”이라고 전했다.

볼트 EUV는 GM 산하 쉐보레 브랜드의 첫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으로 국내에서 온라인 사전계약 당일 홈페이지가 마비될 정도로 관심을 받았다. 신형 볼트 EV는 2017년 국내 출시된 볼트 EV의 부분변경 모델이다.

 온라인 사전 예약을 받고 있는 GM 쉐보레의 첫 전기차 SUV인 ' 볼트 EUV'. 연합뉴스

온라인 사전 예약을 받고 있는 GM 쉐보레의 첫 전기차 SUV인 ' 볼트 EUV'. 연합뉴스

LG 배터리 불량 문제 제기 

볼트 차량 화재로 촉발된 GM의 리콜 사태는 배터리 납품업체인 LG에너지솔루션과 다른 LG 협력사들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익명을 원한 GM 관계자는 “이번 리콜 조치를 발표하면서 지금까지 수차례 리콜 때와는 다른 표현이 있다는 데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GM이 '공급된 배터리에서 음극탭 단선과 분리막 밀림 제조결함을 발견했다', 'LG로부터 리콜 비용 배상 약속을 받아낼 것'이라고 분명히 언급했다는 것이다.

지난달 1일 미국 버몬트 지역에서 화재가 발생한 볼트 EV의 모습. AFP=연합뉴스

지난달 1일 미국 버몬트 지역에서 화재가 발생한 볼트 EV의 모습. AFP=연합뉴스

이 때문에 이번 리콜에 대해 LG에너지솔루션이 상당한 비용을 지불해야 할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조현렬 삼성증권 연구원은 “리콜 대상 차량이 늘어남에 따라 리콜 비용이 8억 달러(약 9400억원)에서 18억 달러(약 2조1100억원)로 증가했다”며 “LG에너지솔루션의 최종 비용이 4230억~5550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수치는 GM과 LG 계열사들의 책임 비율을 7 대 3 정도로 잡아 추정한 것이다. GM 리콜 비용을 8억 달러로 가정해 2분기에 LG전자 및 LG에너지솔루션은 각각 충당금으로 2346억원, 910억원을 반영했다. 지난달 LG에너지솔루션은 “(볼트EV에 납품된) 배터리셀은 LG전자가 모듈화해 GM에 납품한 것으로 일부 모듈 제작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1월 23일 대구에서 충전 중이던 코나 전기차(EV)에서 불이 나 소방관들이 화재진압을 하는 모습. 연합뉴스

올해 1월 23일 대구에서 충전 중이던 코나 전기차(EV)에서 불이 나 소방관들이 화재진압을 하는 모습. 연합뉴스

LG 부담 비율 늘어날 수도 

하지만 GM이 배터리를 문제삼고 나서면서 LG전자와 LG에너지솔루션이 부담해야 하는 리콜 비용이 늘어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현대자동차의 ‘코나 일렉트릭(EV)’ 배터리 화재가 발생했을 때도 리콜 비용을 LG에너지솔루션과 현대차가 7대 3 비율로 분담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리콜 사태가 GM은 물론 LG 에너지솔루션에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박철완 서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GM에서 밝힌 셀 결함이 자동차 화재로 이어진다는 건 입증되지 않았다”며 “이번 기회에 명확한 화재 원인을 밝히는 것만이 향후 있을 또다른 리스크에 대비하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GM과 LG에너지솔루션은 이미 합작사 ‘얼티엄셀즈’를 설립해 미국 오하이오주와 테네시주에 2개의 배터리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각각 20억 달러(약 2조3000억원)를 투입하고 있다. 특히 GM의 전략 차종에 LG에너지솔루션이 개발하고 있는 고효율배터리를 장착하기로 예정돼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GM과 LG가 긴밀한 관계를 계속 유지하는 것 외에는 선택의 여지가 별로 없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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