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아,부모상담소]스마트폰과 한몸된 아이, 어떻게 할까요

중앙일보

입력 2021.08.24 18:00

업데이트 2021.08.31 17:20

중앙일보가 ‘괜찮아, 부모상담소’를 엽니다. 밥 안 먹는 아이, 밤에 잠 안 자는 아이, 학교 가기 싫다고 떼쓰는 아이…. 수많은 고민을 안고 사는 대한민국 부모들을 위해 ‘육아의 신’ 신의진 연세대 소아정신과 교수가 유쾌, 상쾌, 통쾌한 부모 상담을 해드립니다.

줌 수업 쉬는 시간에 게임을 해요

초등학교 6학년 남자아이를 키우고 있는 엄마입니다. 코로나 등교로 줌 수업을 하는데, 한숨이 절로 나와요. 줌 수업을 잘 하나 하고 봤는데 유튜브를 보고 있는 거예요. “수업 중이잖아!”라고 하면 “쉬는 시간이니까 괜찮다”고 되레 버럭버럭합니다. 자기 전에는 스마트폰이 손에서 떨어지지 않아요. 게임을 하는데, “그만하고 자!”해도 “금방 잔다”고만 하고 게임을 멈추지 않아요.

아이가 컴퓨터, 스마트폰과 한 몸처럼 살고 있어요. 수업 시간 중에도 다른 친구가 발표하거나, 선생님 자료 영상이 나갈 때처럼 ‘잠시’ 여유만 생기면 게임을 하거나 유튜브를 계속 보더라고요. 우리 집 아이만 이런가요? 코로나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수긍을 해야 하는 걸까요? 속이 답답합니다.

게임 중독, 아니에요

사춘기 접어든 아드님의 스마트폰, 컴퓨터 문제로 고민하시는군요. 게임 중독은 아닙니다. 세계보건기구(WHO) 기준에 따르면 두 가지 강한 증상이 있어야 해요. 무조건 많이 한다거나 일상생활을 못 한다고 해서 중독이라고 보진 않거든요. 핵심은 내성이 생기는 거예요. 1시간 한다고 했는데 내일은 1시간 20분, 1시간 30분 이렇게 자꾸 늘어나는 겁니다. 그만한 만족감을 뇌에서 만들려면 더 많은 자극이 필요해서 그런 것이거든요. 그래서 아이들이 시간 약속을 잘 못 지키게 됩니다.

또 하나는 금단증상이 생겨요. 끊어버리면 초조해서 아무것도 못하게 되는데, 금단과 내성 두 가지가 강하게 있으면 일상생활은 무너지겠지요. 6학년이면 사춘기에 접어든 나이잖아요. 사춘기 아이들은 게임이 아니어도 사춘기 자체로도 버겁거든요. 이 두 가지를 냉정하게 분리해서 봐주시면 좋겠어요.

사춘기, 아이도 버겁답니다

사춘기 아이들은 성호르몬이 많이 분비가 됩니다. 그래서 충동을 억제할 정도의 힘이 아직 부족해요. 사춘기 시절 아이들은 인지 기능은 또 엄청 좋아요. 문제는 지혜가 아직 안 쌓였기 때문에 조절 능력이 조금 없는 것이거든요. 그리고 심리적으로 보면 기존 부모나 사회에서 부여한 가치를 떨쳐버리고 자기만의 가치를 만들려는 강한 정체감 형성이 옵니다. 말하자면 부모의 그늘을 벗어나는 것이지요.

자기 것이 형성되려면 “난 나야”를 부르짖게 되는데, 보는 부모님들은 힘드실 거에요. 아이들은 호시탐탐 부모의 모습을 찾아내고, 자기가 옳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귀가 곤두서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거든요. 그래서 부모의 모습을 제일 잘 아는 자는 바로 아이라고도 합니다. 사춘기만 해도 이렇게 버거운데, 게임을 조절하라고 하는 건 어려운 문제거든요.

 어릴 때 규칙을 잘 정해주세요

그래서 사실 필요한 건 어린 시절의 규칙입니다. 예컨대 스마트폰을 사주신다면 아이와 계약서를 쓰는 것도 좋아요. 하루에 언제 쓰고, 몇 시간을 쓰고, 어떻게 한다, 어겼을 때는 어떻게 한다를 세세하게 쓰고 그걸 지키도록 하는 것인데요. 아이가 스스로 이해해야 뭔가 하겠다는 동기가 생기거든요.

사춘기 아이들에게 “책 읽어라”하면 아이들이 “으아!!”하고 싫어하잖아요. 책보다 재미있는 자극을 주셔야 해요. 가령 남자아이들은 이 시기에 운동을 격렬하게 하는 것도 좋아요. 친구들과 어울리게 하면 거기에 관심을 더 쏟게 되거든요. 혼자 하는 것보다 상대가 있어서 같이 할 수 있는 재미있는 운동 쪽으로 유도하면 자연스럽게 게임을 하는 시간도 줄 수 있어요. 아이에게 “봐, 세상에 이렇게 재미있는 것들이 많아”를 알려주면 아이들이 받아들일 수가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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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 아닌 어른의 도움도 필요해요

사춘기 아이들을 키울 때 꼭 필요한 것이 있어요. 자기 이야기를 쉽게 털어놓을 수 있는 롤 모델 같은 존재거든요. 부모 아닌 현명한 어른이 필요해요. 예전에는 막내 삼촌, 이웃집 형이 있었잖아요. 요즘 그게 어려워지면서 아이들을 이끌어주는 멘토를 만나기 어려운 것 같아요. “게임하지 마”라고 말하기보다 관심을 돌릴 수 있는 다양한 활동을 시켜주고, 이야기하는 존재가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습니다.

또 부모님이 함께 게임을 하는 것도 나쁘지 않아요. 저도 아이들이 게임에 빠져있을 때 따라 하느라고 힘들었거든요(웃음). 우리 아이가 혹시 게임 중독일까 고민하시는 부모님들께서는 생활패턴을 좀 보셨으면 좋겠어요. 이것 때문에 얼마만큼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고 있는지를 파악하셔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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