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톡, 변호사법 위반 아니다”…변협과 정면 충돌한 법무부

중앙일보

입력 2021.08.24 15:43

업데이트 2021.08.24 17:15

법무부가 온라인 법률서비스 플랫폼인 로톡에 대해 “로톡의 현행 운영방식은 변호사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24일 밝혔다. 대한변호사협회(변협)과 로톡간 갈등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법무부가 로톡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앞서 수차례 “로톡은 합법적 법률서비스 플랫폼”이라고 밝힌 데 이어 법무부도 로톡 가입 변호사에 대한 징계 절차에 착수한 변호사 단체와 충돌한 셈이다.

 법무부는 28일 "로톡 서비스는 법 위반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교대역에 설치된 로톡 광고판. 뉴스1

법무부는 28일 "로톡 서비스는 법 위반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교대역에 설치된 로톡 광고판. 뉴스1

법무부 “로톡은 광고형 플랫폼…변호사법 위반 아냐”

법무부는 이날 ‘온라인 법률 플랫폼에 대한 법무부 입장’ 브리핑에서 “현행 로톡 서비스는 이용자에게 특정한 변호사를 소개·알선하고 그에 대한 대가를 취득하는 방식이 아니라, 이용자가 플랫폼에 게재된 변호사의 광고를 확인하고 상담 여부를 자유롭게 판단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며 로톡 운영을 합법으로 보는 이유를 밝혔다.

온라인 법률 플랫폼은 크게 광고형 플랫폼과 중개형 플랫폼으로 나뉜다. 전자는 플랫폼 업체가 변호사와 이용자간 계약 체결에 관여하지 않고, 변호사로부터 정액의 광고료를 취득하는 형태다. 후자의 경우 변호사와 이용자가 플랫폼을 통해 계약을 체결하고, 플랫폼 업체는 그 계약 체결의 대가로 결제 대금 중 일부를 수수료로 취득한다.

법무부는 변호사를 연결해주면서 수수료를 받는 중개형 플랫폼의 경우 변호사법 위반 소지가 있지만, 광고형 플랫폼은 온라인상 광고 제공에 대한 대가(광고료)만 받는 만큼 변호사법을 위반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그리고 로톡은 중개형 플랫폼의 형태를 취하고 있지 않다는 게 법무부의 입장이다.

현행 변호사법은 법률사건 등의 수임에 관해 유상으로 당사자 등을 특정한 변호사에게 소개·알선하는 행위나 비변호사가 변호사 아니면 할 수 없는 업무를 통해 보수나 이익을 분배받는 행위 등을 금지하고 있다.

법무부는 “미국과 일본과 같은 주요국도 중개형 플랫폼은 규제하되, 로톡과 같은 광고형 플랫폼은 허용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앞서 박범계 법무부 장관도 지난 6월 14일 스타트업과 면담 등 행사에서 “로톡은 합법적 서비스”라고 여러 차례 말했었다.

 대한변호사협회가 로톡 등 법률 플랫폼에서 활동하는 변호사를 징계할 수 있도록 한 '변호사 광고에 관한 규정' 개정안이 8월 4일부터 시행됐다.서울 강남구 대한변협회관. 뉴스1

대한변호사협회가 로톡 등 법률 플랫폼에서 활동하는 변호사를 징계할 수 있도록 한 '변호사 광고에 관한 규정' 개정안이 8월 4일부터 시행됐다.서울 강남구 대한변협회관. 뉴스1

법률 서비스 저하 우려도…리걸테크 TF 구성  

다만 법무부는 “로톡과 같은 법률 플랫폼 서비스가 국민의 법률서비스 접근성을 향상시키는 등의 긍정적 효과가 있는 점과는 별개로, 변호사제도의 공공성을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법무부는 “법률 플랫폼 서비스가 장기적으로 변호사제도의 공공성을 저해하고 법률시장의 자본 종속화를 야기할 수 있다는 변호사단 체의 지적에 대해 충분히 공감한다”며 “자칫 법률서비스 질이 하락할 가능성 등에 대해서도 염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법무부는 이런 우려를 로톡 운영사인 로앤컴퍼니에 전달하고, 로앤컴퍼니는 개선방안을 검토하면서 변호사단체 등과 논의에 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향후 법무부는 ‘리걸 테크 태스크포스(TF)를 구성·운영해 관련 법·제도 개선 필요성 등에 관한 검토 및 논의를 이어나간다는 계획을 밝혔다.

변협·서울변회, 24일 공정거래위원회 로톡 고발 

법무부의 중재 의사에도 이날 대한변협(회장 이종엽)과 서울지방변호사회(회장 김정욱)는 로톡 운영사 ㈜로앤컴퍼니를 공정거래위원회에 고발했다. 전자상거래법 및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등 현행 법령을 위반해 허위·과장·기만 광고를 수행한 혐의라고 한다.

변협 등은 로톡이 ▶광고료를 받고 소비자를 오인케 하는 명칭·서비스로 제공하며 제대로 알리지 않은 점 ▶7월 23일 기준 회원이 1444명임에도 불구 홈페이지에 2956명이라고 회원 수를 허위로 부풀린 점 등을 구체적인 위법 사례라고 들었다. 또 일정액의 돈을 지급한 변호사에게만 ‘프리미엄(premium) 로이어’라는 명칭을 부여하고 사이트 최상단에 노출시켜 법률사건을 알선하는 방식으로 영업하고 있다고도 했다.

변협은 또 8일부터 시행된 ‘변호사 광고에 관한 규정’에 따라 로톡 가입 변호사 1440명에 대해 오는 25일까지 징계혐의에 대한 소명자료 제출을 요구하는 e메일을 보냈다.

서울변호사회는 이와 별도로 입장문을 내고 “법무부의 입장은 변호사의 공공성과 독립성을 위해 비변호사에 대한 변호사 종속을 막고 있는 변호사법의 취지 및 독점성으로 말미암아 온라인플랫폼 규제를 강화하는 세계 경쟁당국의 추세 등을 고려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 광고규정 개악과 부당한 회원 징계를 반대하는 변호사 모임 회원 100여명은 이날 성명을 내고 “변협은 광고 규정 개정을 철회하고, 플랫폼 가입 변호사에 대한 징계절차를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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