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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피해자 측, 유족 측 대리인 경찰에 고소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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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폭력 사건 피해자 측 법률대리인 김재련 변호사. 연합뉴스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폭력 사건 피해자 측 법률대리인 김재련 변호사. 연합뉴스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폭력 사건 피해자 측이 박 전 시장의 유족을 대리하는 정철승 변호사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24일 경찰 등에 따르면 피해자 측 법률대리인인 김재련 변호사는 정 변호사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피해자의 신원과 사생활 비밀누설)·개인정보보호법 위반·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서초경찰서에 고소했다.

피해자 측은 정 변호사가 본인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피해자의 신원을 특정할 수 있는 게시물을 잇달아 올려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이 사건은 과거 박 전 시장 사건 수사를 맡아 온 서울경찰청 여성청소년수사대로 이첩됐다.

박 전 시장 측 법률대리인인 정 변호사는 최근 박 전 시장이 피해자를 성추행했다는 물증이 없다는 취지의 게시물을 페이스북에 잇따라 올렸다. 그는 지난 3일 페이스북에 “우리나라 어떤 남성도 박 전 시장의 ‘젠더 감수성’을 능가할 사람은 없었음에도 그런 박원순조차 그렇게 죽었다”라며 “그 어떤 남성도 박원순에게 가해졌던 젠더 비난을 피할 방도가 없었을 것”이라고 적었다.

고(故) 박원순 전 시장의 유가족 측 법률대리인인 정철승 변호사가 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 페이스북 캡처

고(故) 박원순 전 시장의 유가족 측 법률대리인인 정철승 변호사가 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 페이스북 캡처

피해자 측은 정 변호사를 상대로 법원에 게시물 삭제 및 게시 금지 가처분 소송을 내 지난 20일 재판이 열렸다. 김재련 변호사는 이날 가처분 소송 첫 심문에서 “피해자를 사실상 특정하는 내용의 게시글로 피해자가 입는 피해는 말로 다 표현하지 못할 정도”라며 “정 변호사의 글이 여러 인터넷 커뮤니티에 복사되고 링크되면서 2차 피해가 심각하다”라고 반발했다.

반면 정 변호사는 “박 전 시장 사건을 일반인들이 잘 알지 못하고 피해자 측 일방 주장만이 사실처럼 알려진 것”이라며 국민들의 알 권리를 위해 객관적 사실만을 공개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정 변호사는 박 전 시장 유족 측이 제기한 국가인권위원회가 박 전 시장 성희롱을 인정한 것에 반발해 행정소송을 맡고 있다.

정철승 "변호사끼리 얘기하면 될 일을 고소…이 정도로 두려워 할줄은"

한편 피해자 측의 고소 사실에 정 변호사는 "스스로 자기 무덤을 파는 짓"이라고 반응했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김재련 변호사가 고 박원순 서울시장 사건의 사실관계가 드러나는 것을 이 정도로 두려워할 지는 정말 몰랐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내가 피해자 여성의 신원을 공개한 사실도 없지만 설사 그럴 여지가 있는 부분이 있다면 변호사끼리 연락해서 사유를 얘기하고 문제될 부분을 수정하게 하면 될 일인데 형사 고소부터 제기했다는 것"이라고 했다.

정 변호사는 "이렇게 된 김에 한 번 법적으로 따져봐야겠다"며 "지난 1년 동안 김 변호사가 저질러왔던 행위들의 법적 책임을 말이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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