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나였음 탈레반 꼼짝 못해"…측근이 밝힌 '항복 협정'

중앙일보

입력 2021.08.24 13:43

업데이트 2021.08.24 13:57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앨라배마주 컬먼에서 열린 집회에서 지지자들을 향해 연설 중이다.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앨라배마주 컬먼에서 열린 집회에서 지지자들을 향해 연설 중이다.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의 ‘안보사령탑’으로 쓴소리를 마다치 않았던 허버트 맥마스터(61) 전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을 향해 또 ‘직격’을 날렸다. 23일(현지시간) CNN, 인디펜던트 등에 따르면 맥마스터는 팟캐스트에 출연해 지난해 트럼프 행정부가 탈레반과 맺은 평화협정을 “항복 합의(surrender agreement)”라고 비난했다.

트럼프는 앞서 앨라배마주(州)에서 열린 집회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을 향해 “잘못된 철군은 총체적 무능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내가 대통령이었다면 탈레반이 미국 무기를 들고 행진하는 것은 꿈도 꾸지 못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후 트럼프 시절 안보 보좌관들이 연이어 트럼프 전 대통령과 선을 긋고 나섰다.

맥마스터는 팟캐스트 ‘솔직하게(Honestly)’에 출연해 “우리 국무장관(마이크 폼페이오)은 탈레반과의 항복 협정에 서명했다”며 “이 난리(collapse)는 2020년 항복 합의로 거슬러 올라간다. 탈레반은 우리를 패배시키지 않았다. 우리는 우리 스스로 패배했다”고 일갈했다.

2017년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에 임명된 허버트 맥마스터가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2017년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에 임명된 허버트 맥마스터가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인디펜던트는 맥마스터를 “아프간 혼란상과 함께 2020년 2월에 있었던 트럼프 행정부와 탈레반 합의에서 거리를 두려는 많은 전직 트럼프 행정부 관리 중 한 사람”이라고 했다.

앞서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CNN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를 비판했다. 그는 “트럼프가 재선에 성공했어도 그 역시 (철군을) 똑같이 했을 것”이라며 “아프간 철수 문제에서 트럼프와 바이든은 똑같다”고 말했다.

인디펜던트는 탈레반이 미군 철군과 함께 아프간을 다시 점령한 것과 관련 이전 행정부에서 맺은 합의 조건에 대한 새로운 조사가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올해 초 당선과 함께 “합의에 따라 아프간에서 철군하지 않으면 탈레반과 새로운 갈등을 감수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은 이전 행정부에서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더라도 궁극적으로 아프간에서 모든 군대를 철수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로이터=연합뉴스]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로이터=연합뉴스]

트럼프는 지난 21일 앨라배마주 컬먼 집회에서 아프간 철군과 관련해 바이든 대통령을 비난했다. 그는 이번 철군에 대해 “미국 역사상 최대 굴욕”이라며 “내가 대통령이었다면 미국은 탈레반이 엄두도 내지 못할 정도로 분명하게 선을 만들어, 이런 일은 절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아프간에 인력과 장비를 남겨둔 것을 두고 “철군이 아닌 항복”이라고 일갈했다.

2020년 9월 도하에서 열린 탈레반과의 협정 서명식에 참석했던 마이크 폼페이오 전 국무장관은 폭스뉴스에 “트럼프 행정부는 탈레반을 신뢰한 적이 없으며 협상이 합법화됐다고 믿지도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합의는 조건에 근거한 것이었으며, 조건과 다른 상황이 됐다면 미국은 탈레반에 보복했을 것”이라고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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