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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나는 '야간경제'에 中 허페이 '활짝'

중앙일보

입력

차이나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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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안후이(安徽)성 허페이(合肥)에 거주하는 시민 리(李)씨는 퇴근 후 쇼핑몰이 몰려있는 수산(蜀山)구로 발길을 향했다.

수산구에 자리한 징둥(京東) 슈퍼체험점은 어두운 밤에도 고객 맞이로 분주하다. 이곳은 충칭(重慶)에 이어 중국 내 두 번째로 문을 연 징둥의 글로벌 O2O 가전 체험점이다. 지난 6월 18일 오픈과 동시에 다양한 상품으로 시민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리씨도 이곳에서 제품들을 체험하기에 바쁘다. 그는 “기존 가전제품 판매장과 달리 해외 아동용 장난감, 가구, 반려동물 관련 제품 등 볼거리가 다양하다”며 “최근에 외출을 자제하느라 지루했는데 이곳에서 제품 구매는 물론 직접 체험해볼 수도 있어 시간 가는 줄 모른다”고 설명했다.

허페이에 있는 징둥 슈퍼체험점에서 한 고객이 VR 기기를 체험하고 있다. [사진 環球網]

허페이에 있는 징둥 슈퍼체험점에서 한 고객이 VR 기기를 체험하고 있다. [사진 環球網]

허페이에서는 한동안 코로나19로 시들했던 ‘야간경제’가 되살아나고 있다.

중국 상무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중국 소비의 60%가 ‘야간(밤)’에 발생한다. 특히 저녁 6시부터 10시까지 이뤄지는 쇼핑몰 판매량이 하루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허페이의 유명 쇼핑몰 중 하나인 인타이(銀泰)센터가 자리한 지역도 밤낮없이 사람으로 북적인다. 시민들은 쇼핑몰 앞 화려한 조명을 즐기며 ‘야간 쇼핑’ 나서기에 여념 없다. 인타이센터 관계자에 따르면 주말뿐만 아니라 평일 퇴근 시간 이후에도 쇼핑하는 고객이 이전보다 많이 늘었다. 지난해 쌍십일 쇼핑 축제(11·11, 광군제) 기간에는 새벽 2시까지 영업시간을 연장했을 정도로 사람이 몰렸다는 게 해당 쇼핑몰 관계자의 설명이다.

허페이 야시장을 둘러보고 있는 시민의 모습. [사진 소후닷컴]

허페이 야시장을 둘러보고 있는 시민의 모습. [사진 소후닷컴]

예년보다 더운 날씨도 밤 나들이하는 사람들이 증가한 이유 중 하나다. 무엇보다 올 7월은 전세계 기상관측 사상 ‘가장 더웠던 달’이었다고 미국 해양대기청이 밝혔다. 당시 지구 표면 온도는 20세기 평균인 15.8도보다 0.93도 높은 16.73도를 기록했다.

허페이 시민 둥(董)씨는 “낮에는 출근 시간을 제외하곤 바깥에 나가기도 싫다”며 “주로 선선한 저녁 시간을 이용해 아이들을 데리고 산책을 하거나 마트에서 생필품을 사는 편”이라고 말했다.

인타이센터 관계자는 허페이시 시민은 물론 주변 도시 주민까지 허페이를 방문한 덕분에 야간경제 발전에 탄력이 붙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인타이센터 방문 데이터를 인용해 많은 고객이 다른 도시에서 왔으며 주말을 이용해 낮에는 주요 관광지를 둘러본 후, 저녁에 쇼핑몰을 방문한다고 부연했다.

지난달 24일 저녁에는 허페이에 위치한 또 다른 쇼핑몰 톈어후(天鵝湖) 완다(萬達)광장의 9주년 기념행사가 열렸다. 이곳에서는 쇼핑몰과 주변 상권이 손잡고 늦은 밤까지 영업시간을 늘렸다. 톈어후 완다광장 관계자는 “저녁, 특히 퇴근한 후에 쇼핑하는 시민이 많다”며 “상황에 따라 쇼핑몰 영업시간을 유동적으로 조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허페이 루양(廬陽)구 관계자 역시 쇼핑몰 내 슈퍼마켓을 사례로 들며, 평일 방문객이 몰리는 시간은 저녁 8시 정도로 시민들의 쇼핑 시간이 낮에서 밤으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이에 야간 문화 행사도 덩달아 주목받고 있다. 올 7월 초에는 ‘라이브하우스(Live house)’와 관련된 태그가 웨이보 검색어 4위까지 오르기도 하는 등 중국 곳곳에서 개최된 다양한 공연이 네티즌의 관심을 사로잡았다. 특히 지난해 10월 1일 국경절 기간에는 실내 및 야외 공연이 5500여 회 열렸으며, 이를 통해 총 3억 6000만 위안(650억 880만 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집계됐다.

[사진 騰訊網]

[사진 騰訊網]

야간경제가 다시 탄력받자 허페이시는 좀 더 과감한 선택을 했다. 오래된 공장단지를 예술구역으로 탈바꿈시킨 것이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야오하이(瑤海)구에 있는 '180 예술구'는 옛 공장 모습을 간직한 채 새로운 복합문화공간으로 재탄생했다.

이곳에서는 독서, 스포츠, 외식 등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다. 야간에는 아름다운 조명으로 운치를 더한다. 덕분에 남녀노소 불문하고 많은 사람이 '180 예술구'를 방문해 기념촬영을 하는 등 지역 핫스폿으로 떠올랐다.

'180 예술구'의 모습. [사진 소후닷컴]

'180 예술구'의 모습. [사진 소후닷컴]

'180 예술구' 전경. [사진 신화통신]

'180 예술구' 전경. [사진 신화통신]

'180 예술구'를 둘러보고 있는 시민. [사진 소후닷컴]

'180 예술구'를 둘러보고 있는 시민. [사진 소후닷컴]

이뿐만이 아니다. 허페이시 상무국에 따르면 시 정부는 ‘야간 쇼핑’ 활성화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루양구는 지난 7월부터 저녁 시간을 활용, 라이브커머스를 통해 현지 특산물과 쥬얼리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8월에는 다가오는 개학 시즌에 대비해 각종 디지털 상품 판매전(展)을 펼치고 있다.

허페이시의 야간경제가 다시 기지개를 켜는 상황 속, 일각에서는 무분별한 판매 활동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충이(叢屹) 톈진(天津)재경대학 교수는 시민들이 점점 더 수준 높은 저녁 시간 활동을 추구하고 있으며 ‘야간경제’도 이러한 추세에 발맞춰 질적 발전을 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차이나랩 이주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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