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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플] 주식 팔더니, 이번엔 보험...카카오의 금융 야심, 배경은

중앙일보

입력 2021.08.2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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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카카오톡으로 보험도 선물할 수 있게 됐다. 카카오톡 선물하기 운영사인 카카오커머스는 23일 반려동물, 여행・레저, 실버보험 등 생활 밀착형 미니보험 12종을 판매한다고 밝혔다.

이게 왜 중요해?

·  카카오의 커머스 플랫폼이 금융 시장을 포괄하며 거침없이 확장 중이다. 지난해 12월엔 신한금융투자와 손잡고 카카오 선물하기에서 테슬라·애플 등 해외주식 상품권(스탁콘)을 판매한 데 이어, 이번엔 보험으로 영역을 확장했다.
· 보험은 원래 대인 판매를 중심으로 큰 시장. 최근 급성장한 비대면 보험상품도 보험 자격인(보험설계사 등)을 통해야만 했다. 쿠팡이나 카카오같은 온라인 쇼핑플랫폼에서 보험을 파는 건 불법이었기 때문. 그런데 그 장벽이 지난해 말 일부 무너졌다.
·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12월 보험사 3곳을 혁신금융서비스 사업자로 지정하고 온라인 쇼핑 플랫폼에서 보험 상품을 팔 수 있게 특례를 부여했다. 온라인쇼핑 플랫폼을 '보험 모집인'으로 보지 않는다는 게 특례의 핵심. 덕분에 카카오는 그 보험사 3곳 중 한 곳의 상품을 선물하기 플랫폼에 입점시킬 수 있게 됐다.

카카오커머스가 23일 카카오톡 선물하기에 '보험 모바일 상품권' 12종 판매를 시작했다. [카카오커머스]

카카오커머스가 23일 카카오톡 선물하기에 '보험 모바일 상품권' 12종 판매를 시작했다. [카카오커머스]

카톡 보험은 좀 달라?

·  보험료 싸고, 보장 내용이 특이한 상품이 많다. 일명 미니보험(소액단기보험). 등산 중 골절 진단 및 수술비(가입비 990원), 반려견으로 인한 배상 책임(11200원), 차박 여행 중 사고·도난 대비(2220원), 배달음식 등으로 인한 식중독 치료(2만400원) 등 12종. “실용적이고 흔하지 않은 선물을 주고 싶어하는 MZ세대의 기호와 라이프 스타일을 반영했다"고 카카오 측은 설명했다.
·  쉽고 간편한 가입절차도 특징. 선물받은 쿠폰번호와 함께 주민번호, 연락처, 이메일, 가입기간만 입력하면 바로 보험에 가입된다. 보험이란 복잡한 상품을, 카카오톡 사용자에게 익숙하고 편안한 방식으로 가뿐하게 판다.

카카오가 왜 보험까지 하나

① 국내 최대 종합 금융사?=이날 출시한 선물하기 보험은 일종의 맛배기 상품. 지난 6월 금융위 예비인가를 통과한 카카오손해보험은 출범후 장기가입 보험(암, 자동차, 연금 등) 상품을 출시, 손보 시장에 본격 진출할 예정이다. 카카오의 다른 금융 계열사들도 거침없다. 이달초 상장한 카카오뱅크는 시총 43조를 돌파, KB금융(21조)과 신한지주(19조)를 합친 것보다 기업가치가 더 크다. 간편결제 이용자 3600만명을 거느린 카카오페이는 올해 말 상장 추진중. 카카오페이증권은 모바일주식거래시스템(MTS)이 나오기 전인데도 500만 계좌를 확보했다.

② MZ의 금융친구?=MZ세대 51%가 금융서비스 대부분을 언택트 방식으로 이용한다(리치앤코). 그중 보험서비스(보험금 청구, 가입) 를 비대면으로 이용한 MZ는 84%. 2030세대는 보험가입 ‘권유'에 대한 거부감은 있지만 질병·연금 보험 가입 의향은 4050보다 높다(‘밀레니얼 세대의 보험가입' 보험연구원).

③ 보험도 데이터=보험은 생애 주기 전반을 커버한다. 건강, 주택, 모빌리티, 금융 등 일상 전반의 위험에 대비하는 금융 상품 속성상, 생활 플랫폼을 지향하는 카카오와 잘 통한다. 카카오모빌리티가 확보한 자율주행 데이터는 자동차보험 상품에 쓰일 고급 데이터.

카카오톡 선물하기 화면 [카카오]

카카오톡 선물하기 화면 [카카오]

빅테크의 금융, 메기 or 상어?

카카오 외에도 보험 시장에 도전하느 빅테크 기업은 여럿. 전통 금융사의 속내는 복잡하다. 빅테크, 적인가 동지인가.
· 네이버파이낸셜은 지난해 6월 보험전문법인 ‘엔에프(NF)보험서비스’를 설립했다. 아직 별다른 움직임은 없다. 보험 업계는 “네이버가 어떤 형태로든 보험 관련 서비스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성숙 대표는 이미 지난해 초 “향후 보험, 증권, 대출 등으로 확장해 종합자산관리 플랫폼으로 진화하겠다"고 밝혔다.
· 토스의 보험계열사 토스인슈어런스는 2019년부터 보험설계사를 정규직으로 채용했다. 기존 보험 시장은 개인사업자인 보험설계사에게 보험사가 인센티브를 주며 실적을 올리는 방식이었다. 토스는 "설계사가 팔고싶은 상품이 아니라, 소비자가 선택한 상품을 설계사가 충실하게 설명해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고 강조한다.
· 일부 보험사는 ‘카카오 효과’를 기대하며 플랫폼과 손잡기도. DB손해보험, NH농협손해보험은 각각 카카오페이 전용 암보험과 20403대진단비보험을 출시한 것. KB손해보험도 자사 실손보험과 치아보험을 카카오페이를 통해 판매하기 시작했다.
중앙대 위정현 교수는 “IT기업은 금융에 혁신을 불어넣는 메기효과라지만 기존 기업에겐 상어효과일 수 있다. 당장은 판매가 늘더라도 데이터를 축적한 플랫폼이 자체 상품 판매에 활용하면 기존 보험사에겐 매우 불리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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