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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혈 위해 백신까지 미뤘는데…코로나가 '착한 아빠' 앗아갔다

중앙일보

입력

헌혈을 하기 위해 코로나19 백신 접종까지 연기했던 한 영국 남성이 코로나19에 감염돼 숨지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다고 미러지, 데일리메일 등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10세와 5세 두 딸의 아버지인 앤드류 킬린(34)은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미뤘다. 먼저 예약해 둔 헌혈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였다. 영국 보건 당국은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7일간 헌혈을 금지하고 있고, 발열·통증 등과 같은 부작용을 경험한 사람의 경우 회복 후 28일이 지난 뒤에 헌혈이 가능하다는 지침을 내리고 있기 때문이다.

생전 앤드류 킬린이 아내 로라, 두 딸과 함께 찍은 사진. [트위터 캡처]

생전 앤드류 킬린이 아내 로라, 두 딸과 함께 찍은 사진. [트위터 캡처]

그런데 백신 접종을 미룬 사이 킬린은 독감 증상을 보이기 시작했고,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런 증상이 나타나기 전, 그가 실제로 헌혈을 했는지 여부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그의 아내 로라(33)는 "남편은 백신 접종을 매우 원했었다"며 "그에게 기부는 일상생활이었고, 자주 남을 도왔다"고 말했다.

킬린은 증상 발현 후 하루 만에 상태가 악화해 병원 응급실로 이송됐고, 3주간 인공호흡기에 의존하다 지난 10일 세상을 떠났다. 킬린은 생전 기저 질환도 없었고, 건강했다고 한다.

로라는 "코로나19는 건강한 사람에게도 엄청난 결과를 가져왔고, 우리 가족의 삶을 영원히 바꿨다"며 슬퍼했다. 이어 "그가 조금만 이기적이었다면, 그는 아직도 살아 있을지 모른다"며 안타까워 했다.

하지만 로라는 남편의 장례식에 꽃을 장식하는 대신, 이 비용을 코로나19 최일선에 있는 의료진에게 기부하기로 했다. 생전 기부를 생활화한 남편의 뜻을 따른 것이다. 로라는 "의료진은 정말 친절했고, 남편을 살리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며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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