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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플]초유의 인앱결제 방지법? 구글 vs 反구글 ‘운명의 한주’

중앙일보

입력 2021.08.24 05:00

업데이트 2021.08.24 14:24

구글 인앱결제 이미지                              그래픽=정원엽 기자

구글 인앱결제 이미지 그래픽=정원엽 기자

글로벌 플랫폼 업계 시선이 일제히 서울 여의도로 향하고 있다. 이번 주 대한민국 국회에서 세계 최초 ‘인앱결제 강제 방지법’(전기통신사업법 일부 개정)이 처리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 앱 마켓 플랫폼 '구글 플레이'를 운영하는 구글과, '반(反) 구글'로 뭉친 국내 IT 플랫폼의 미래가 달린 '운명의 시간'이 다가왔다.

무슨 일이야

23일 IT업계와 국회 등에 따르면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은 24일 열릴 법제사법위원회에 상정될 것으로 보인다. 법사위 여당 간사인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관계자는 “야당과 의안 상정을 위해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 구글은 지난해 인앱결제 의무화 방침을 발표했다. 구글 플레이로 출시한 앱에서 웹툰·음악 등 콘텐트 결제시 구글의 결제시스템만 이용하도록 하는 내용이 골자. 구글은 여기서 나온 결제액의 30%를 수수료로 내도록 했다. 오는 10월부터 적용된다.
· 개정안에는 ‘앱 마켓 사업자가 특정 결제 방식을 강제하는 행위를 금지한다’는 조항이 담겼다. 구글의 인앱결제 의무화 정책을 원천봉쇄하는 내용이다. 이 법안을 두고 “앱마켓 비용을 분담하자는 비즈니스 모델(BM)을 법으로 규제하는 건 부적절하다”는 구글 측 주장과 “독점 기업의 갑질을 막기 위한 법안”이라는 국내 플랫폼 기업들의 반박이 숨가쁘게 오가고 있다.

① “운영비 분담해야” 

· 구글은 인앱결제 강제 정책이 앱마켓 운영·유지 비용을 앱 개발사도 분담하자는 취지라는 입장. 김경훈 구글코리아 대표는 최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쿠팡·배달의 민족 같은 무료 앱 뒤에 앱을 검사하고 악성코드를 관리하는 등 노력이 있다”고 말했다.

· 하지만 국내 IT회사들은 “30% 수수료는 과도하다”고 반박한다. 결제수수료라면 카드 수수료(2~5%) 정도가 적당하다는 것. 또 이미 수수료로 구글이 충분한 수익을 내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국내 246개 기업을 조사한 ‘구글 수수료 정책 변경에 따른 기업현황 및 대응방안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구글 플레이는 2019년 수수료로 국내 기업들로부터 7995억원을 벌었다.
· 박성호 한국인터넷기업협회장은 “앱마켓으로 전세계를 연결한 구글의 공헌은 당연히 대가를 받아야 하지만, 결제 비용으로만 30%를 내라는 게 문제”라며 “유지 비용이 필요하다면 앱마켓 등록할 때 등록비를 받든가, 관리비를 받아야지 다 합쳐서 30%를 떼가겠다는 것은 시장 그 누구도 수긍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앱마켓 수수료 변화 전망.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앱마켓 수수료 변화 전망.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② “전체 앱 중 0.03%만 해당” 

· 구글은 개정안 자체는 인앱결제 강제를 막자는 내용이지만 논란의 핵심은 ‘수수료’라고 주장했다. 특히 전체 앱 중 과금 대상은 극소수(0.03%)인데, 이들 대형 개발사가 “구글에 돈을 못 내겠다”고 한다는 주장.
· 이에 대해 국내 기업들은 ‘본질은 (수수료가 아니라)결제 선택권 박탈’이라고 반박했다. 박성호 인기협 회장은 “개정안은 구글이 앱 개발사 결제시스템 선택의 자유를 박탈하고, 이를 통해 거래정보 등 모든 정보를 독점하는 것을 막자는 취지”라며 "앱 생태계는 구글이 혼자 만든 게 아니라 전세계 개발자들과 같이 만든 건데, 구글이 모두를 종속 시키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구글 인앱결제 방지법 관련 주요 일지.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구글 인앱결제 방지법 관련 주요 일지.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③ “수수료 부과=소비자 부담 아니다”

· 구글은 수수료를 올려도 소비자 부담으로 바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한다. 지난 6월부터 크리에이트(K-reate) 프로그램으로 인앱결제를 쓰는 일부 비(非)게임 앱 수수료를 구글이 대신 부담한다는 취지. 올해 1억달러(1160억원)를 국내 기업에 지원한다.
· 국내 IT기업들은 이 또한 생색내기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코리아스타트업포럼 조사에 따르면 이미 인앱결제 강제 정책을 시행 중인 애플(iOS)용 앱의 콘텐트 이용요금은 구글 안드로이드용 앱 보다 평균 32.75% 비싸다. 1년 한시적 지원으로는 가격인상을 막을 수 없다는 의미. 서범강 한국웹툰산업협의회 회장은 “과도한 수수료는 결국 소비자에게 전가될 것”이라며 “시장이 축소되고 창작자가 활동할 무대도 줄어들게 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④ “결제방식 통일, 소비자 피해 구제” 

구글의 결제방식으로 일원화하면 소비자 피해를 줄일 수 있다는 점도 구글 측 주요 논거다. 하지만 2019년 1~9월까지 콘텐트분쟁조정위원회에 접수된 앱스토어(애플 3088건, 구글 768건) 관련 분쟁은 3856건이다. 인앱결제 의무화를 먼저 시행 중인 애플의 소비자 불만이 훨씬 많다. 구글 플레이가 한국어 상담 서비스를 지원하지 않는 점도 소비자들의 불만. 국내 IT기업 관계자는 “다양한 결제 방식을 선택할 수 있는게 한국 소비자에게도 더 좋다"고 주장했다.

국내 기업 앱마켓 이용현황.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국내 기업 앱마켓 이용현황.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⑤ “인앱결제는 비즈니스모델(BM)이다”

· 구글 측은 "앱마켓이 돈 많이 버는 개발사가 운영비용을 대고 나머지는 무료로 쓰는 BM인데 이를 법으로 막는 것은 좋지 않은 선례"라고 주장했다.
· 국내 IT업계는 이에 대해서도 '개정안이 특정 BM을 막는 게 아니라, 그 BM을 강요하는 행위를 개선하라는 취지'라고 반박했다. 국내 앱마켓의 63.4%(한국모바일산업연합회)를 차지하는 구글이 일방적인 정책을 취해선 안 된다는 것. 최성진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대표는 “구글이 현재와 같이 개방적인 정책을 취하면 아무 문제가 없을 텐데 자기 결제방식을 강제하려고 하니 법안까지 나온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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