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총 “중대재해처벌법, 이대로면 억울한 경영자 양산”

중앙일보

입력 2021.08.24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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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한국경영자총협회 등 경제단체와 업종별 협회 36곳이 23일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 제정안에 대한 경제계 공동 건의서’를 고용노동부와 법무부 등 관계 부처에 제출했다. 경제단체들은 건의서에서 “정부가 마련한 시행령 제정안은 경영 책임자의 의무 내용이 포괄적이고 불분명하다. 의무 주체인 기업이 명확한 기준을 파악하기 어렵고 정부의 자의적 판단만 우려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이대로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될 경우 많은 혼란을 초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중대재해 예방이라는 법 취지를 달성하면서 선량한 관리자로 사업장 안전관리에 최선을 다한 경영 책임자가 억울하게 처벌받는 사례가 발생하지 않으려면 보완이 불가피하고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경제단체들은 “직업성 질병자 기준에 ‘6개월 이상 치료’와 같은 중증도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정부에 건의했다. 현재 정부의 시행령 제정안으로는 며칠 안에 회복할 수 있는 가벼운 질병도 중대산업재해로 간주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경영 책임자의 의무가 어디부터 어디까지인지 구체적으로 명시해 달라는 요구도 건의서에 담았다. ‘충실하게’나 ‘적정한’ 같은 불명확한 문구를 근거로 형사처벌을 하는 건 부적절하다는 주장이다. 정부가 사업장마다 산업보건의를 채용하라고 하는 건 산업 현장에서 사실상 불가능한 요구라는 게 경제단체들의 입장이다.

경제단체들은 경영 책임자의 의무 이행에 필요한 유예기간(6개월~1년)을 마련할 것도 정부에 건의했다. ▶정부가 중대재해처벌법의 시행령을 확정하는 절차가 지연되고 ▶산업 현장의 준비 기간도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이런 점을 고려하지 않고 내년 1월 27일부터 시행하는 건 불합리하다는 게 경제단체들의 입장이다.

경제단체들은 중대산업재해가 발생했더라도 작업자의 과실이 명백하다면 기업과 경영자가 책임을 면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에 이런 조항을 요구했다.

산업 현장에서 중대재해처벌법을 이행하려면 정부 지원도 필요하다는 게 경제단체들의 입장이다. 그러면서 “기업 책임만 규정할 게 아니라 정부의 구체적 지원 규정도 시행령에 담을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동근 경총 부회장은 “정부의 시행령 제정안은 중대재해 예방의 실효성 없이 경영 책임자만 형사처벌을 받는 부작용 발생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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