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오병상의 코멘터리

흑석 김의겸,이번엔 권익위에 걸렸다

중앙일보

입력 2021.08.23 21:39

업데이트 2021.08.23 21:44

오병상 기자 중앙일보 칼럼니스트

청와대 대변인 시절 김의겸 의원. 연합뉴스

청와대 대변인 시절 김의겸 의원. 연합뉴스

국민권익위 23일 야당 부동산 조사결과, 13명 수사의뢰
김의겸..흑석동 상가로 또 걸려..다이하드 정치역정 주목

1. 국민권익위원회가 23일 야당 의원 부동산 전수조사 결과, 김의겸 열린민주당 의원을 문제의원으로 꼽았습니다. ‘업무상 비밀이용’의혹이랍니다. 김의겸이 ‘흑석 선생’으로 불린 계기가 되었던 ‘흑석동 부동산 투기의혹’이 다시 문제가 됐나봅니다. 김의겸의 정치인생에 질기게 따라붙는 의혹입니다. 여러차례 문제가 되었지만 김의겸은 극복해냈습니다. 이번엔 어떨까요.

2. 흑석동 부동산 의혹은 김의겸이 청와대 대변인이던 2018년 7월 재개발예정지 상가건물을 매입한 사건입니다. 매입사실이 알려진 2019년 3월 김의겸은 ‘노후에 살 집’이라며 투기의혹을 부인했습니다.
여론의 지탄을 받은 것은 김의겸의 주장과 맞지않는 정황 때문이었습니다. 25억7천만원 건물을 사면서 빚을 16억이나 얻었습니다. 그 중에서 10억은 KB금융에서 빌렸는데..마침 지점장이 고교 후배였고..해당상가에 임대가능한 점포가 4개뿐임에도 불구하고 10개 점포가 있는 것처럼 서류를 꾸며 특혜대출 시비가 있었습니다.

3. 김의겸은 한겨례신문 기자 시절 평이 괜찮았습니다.
2016년 최순실 사건 초기 의혹제기 보도는 언론계의 주목을 끌었습니다. 2017년 5월 문재인 정권 출범 직후 초대 청와대 대변인설이 돌았을 때..한겨례를 사직하고 바로 청와대로 가지 않았습니다. ‘폴리널리스트’(Politics+Journalist)비난을 의식했습니다. 2018년 1월 대변인으로 갔지만..암튼 나름의 금도로 평가됩니다.

4. 이후 흑석 선생의 정치행보는 실망스럽기 짝이 없습니다.
2020년초 고향인 전북 군산에 출마하기위해 민주당에 공천신청을 했지만 ‘흑석동 상가’때문에 어렵게 됐습니다. 2020년 2월‘불출마’선언했습니다.
그러다 3월에 민주당의 위성정당으로 불렸던 ‘열린민주당’ 비례대표후보로 출마합니다. 비례대표를 선거인단 투표로 뽑았는데, 당시 김의겸은 ‘언론개혁 적임자’라고 호소해서 4번에 올랐습니다.

5. 당초 8명까지 당선을 예상했는데..막판에 나꼼수 정봉주의 막말파동으로 폭망, 3번까지만 당선됐습니다.
총선 다음날인 4월16일부터 전례없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열린민주당 비례1번 당선자인‘김진애 사퇴운동’이 SNS를 중심으로 급속히 확산됐습니다. 친문 댓글부대가 ‘김의겸을 국회에 보내 언론개혁을 해야 한다’며 ‘김진애는 이미 민주당 비례 의원을 했으니까 양보해라’고 주장했습니다.

6. 그 때문인지 모르겠으나..김진애는 2021년 3월 갑자기 서울시장에 출마합니다.
공직선거법상 시장에 출마하면 의원직을 사퇴해야 합니다. 김진애는 곧바로 민주당 서울시장후보인 박영선에게 ‘후보단일화’를 요구합니다. 당연히 박영선이 이겼고, 김진애는 ‘씩씩하게 졌다’며 사라졌습니다. 박영선 치어리더 역할로 눈길을 끌다가..금뱃지는 김의겸에게 넘긴 셈입니다.

7. 김의겸은 문파들의 기대에 부응해 언론재갈법(언론중재법개정안) 처리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합니다.
상임위 소속 의원은 여당 8명 야당 8명으로 팽팽합니다. 그런데 야당인 열린민주당 소속 김의겸이 여당편을 들면서 균형이 깨졌습니다.
김의겸의 활약은 안건조정소위원회에서 빛났습니다. 여야 동수(각 3명)로 구성한 소위원회로, 신중한 논의를 위해 3분의2가 찬성해야 통과됩니다. 그런데 여당(민주당) 3명에 김의겸이 가세하니까..일사천리로 진행됐습니다. 국민의힘이 김의겸을 ‘알박기’라 비난할만 합니다.

8. 김의겸의 행적은..권력을 향한 다이하드의 전형 같습니다.
-폴리널리스트 비판에 다소 늦어졌습니다만..예상대로 청와대 대변인이 되었습니다.
-청와대 입성 6개월만에 흑석동 상가를 마련했습니다. 그것이 결국 사단이 나자 청와대를 나왔습니다.
-9개월만에 총선출마를 선언하면서 흑석동 집을 팔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에서 공천을 받지 못하자 한달만에 급선회, 열린민주당 비례대표가 됩니다.
-정봉주의 막말파동으로 따놓은 금뱃지를 놓칩니다. 친문 댓글부대들의 ‘김진애 사퇴운동’1년만에 금뱃지를 답니다.

9. 숱한 우여곡절을 끈질기게 넘어왔습니다.
언론재갈법 처리과정의 알박기로 일단락되나 했는데..이번엔 권익위에 걸린 겁니다. 민주당의 전례를 보자면..금뱃지는 사수할 것으로 보입니다.
민주당의 경우 비례대표 의원들을 제명했습니다. 제명의 경우 국회의원직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탈당하면 의원직도 상실하지만..김의겸이 자진 탈당하진 않겠지요.
〈칼럼니스트〉
2021.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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