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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 새정부 구성논의 착수…“가니 대통령은 귀국 허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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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 연계 조직 '하카니 네트워크'의 지도자인 칼릴 알라흐만 하카니(왼쪽)이 파키스탄 지오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파키스탄 지오뉴스 홈페이지 캡처=연합뉴스]

탈레반 연계 조직 '하카니 네트워크'의 지도자인 칼릴 알라흐만 하카니(왼쪽)이 파키스탄 지오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파키스탄 지오뉴스 홈페이지 캡처=연합뉴스]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 새 통치기구 구성을 위한 논의를 시작했다고 현지 언론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탈레반 대변인 자비훌라 무자히드는 “카불에서 아프간 정치 지도자들과 새 정부 구성을 위한 회동을 열었고, 논의가 진척되고 있다”면서 “새 정부 출범을 곧 선언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러시아 스푸트니크 통신도 탈레반 관계자를 인용해 “탈레반 2인자 압둘 가니 바라다르가 2주 안에 차기 정부 체제 관련 결정을 발표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와 함께 탈레반은 하지 모하마드 이드리스를 아프간 중앙은행 총재 권한 대행으로 임명하고, 경제 재가동에 들어갔다.

외신에서는 탈레반이 해외로 도피한 아슈라프 가니 아프가니스탄 대통령을 사면했고, 그가 원한다면 귀국도 허용한다는 탈레반 고위 지도자의 발언도 나왔다.

UAE서 대국민 연설하는 아슈라프 가니 아프간 대통령. [대통령 페이스북=연합뉴스]

UAE서 대국민 연설하는 아슈라프 가니 아프간 대통령. [대통령 페이스북=연합뉴스]

탈레반 연계 조직 ‘하카니 네트워크’의 지도자 칼릴 알라흐만 하카니는 22일(현지시간) 파키스탄 지오(GEO) 뉴스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하카니는 인터뷰에서 “우리는 아슈라프 가니, 암룰라 살레 제1부통령, 함둘라 모히브 국가안보보좌관에 적의가 없으며 모두 용서했다”고 말했다.

또 “탈레반과 이 세 사람의 적대감은 오직 종교에 근거한 것으로 시스템을 바꾸려는 야망 때문이었다. 이제 시스템이 바뀌었다”면서 “‘탈레반이 그들에게 복수할 것’이라는 건 적들이 퍼트린 선전”이라고 지적했다.

하카니는 탈레반과 전쟁을 치른 장군부터 일반인까지 모두를 용서한다고 거듭 밝히며 “타지크인, 발로치, 하자라족, 파슈툰족 모두 우리의 형제다. 아프간인은 우리의 형제로서 조국으로 돌아올 수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포용적인 아프간 정부를 구성하겠다고도 했다. 그는 “고도의 교육을 받은 사람들이 아프간 정부를 구성할 것이고, 대중을 결집하는 사람들이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슈라프 가니 전 아프간 대통령의 친동생 하슈마트 가니가 탈레반에 충성을 맹세했다는 영상이 SNS를 타고 퍼져 논란이 되고 있다. [트위터 캡처]

아슈라프 가니 전 아프간 대통령의 친동생 하슈마트 가니가 탈레반에 충성을 맹세했다는 영상이 SNS를 타고 퍼져 논란이 되고 있다. [트위터 캡처]

하카니 네트워크는 알카에다 수괴인 오 사마 빈 라덴의 아프간 탈출을 지원하고, 알카에다 조직원을 도와 여러 테러 사건을 조종한 단체로 알려져 있다.

지도자 중 한명인 하카니는 지난 19일 탈레반 재집권 후 군중의 환호를 받으며 수도 카불 입성을 알리는 등 주요 직책을 맡은 인물이다. 그는 지난 21일 SNS를 통해 확산한 가니 대통령의 친동생 하슈마트가니(61)의 탈레반 충성 맹세 영상에서도 모습을 드러낸 바 있다. 하카니 네트워크와 하키 모두 미국과 유엔 테러리스트 명단에 올라있다.

한편 가니 대통령은 탈레반이 아프간 수도 카불에 진입하자 해외로 도피해 현재 아랍에미리트(UAE)에 머물고 있다.

외신에서는 그가 아프간을 떠날 때 엄청난 양의 현금을 챙겼다고 보도했지만, 그는 18일 영상을 통해 “근거 없는 주장이며 거짓말”이라며 “유혈 사태를 막기 위해 카불을 떠날 수밖에 없었다”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귀국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그의 동생이 탈레반에 충성 맹세를 하고, 아들 타렉 가니 역시 미국 워싱턴DC의 고급 타운하우스에서 거주한다는 등의 보도가 나오면서 가니 대통령과 탈레반 발언의 진정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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