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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난민 수용 장혜영에 욕설 폭탄 "男보좌관엔 말투 바꿔"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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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혜영 정의당 의원. 연합뉴스

장혜영 정의당 의원. 연합뉴스

탈레반이 장악한 아프가니스탄 난민 국내 수용과 관련해 긍정적인 의사를 표시한 장혜영 정의당 의원에 항의 전화가 빗발치고 있다. 장 의원은 관련 항의가 도를 넘었다며 “폭력을 멈춰달라”고 호소했다.

장 의원은 23일 자신의 트위터에 “차별금지법부터 난민수용논의까지 의원실에 항의 전화 하시는 분들이 의원실 보좌진들에게 퍼붓는 언어폭력과 인격모독이 도를 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더 화가 치미는 것은 여성 보좌진에게는 갖은 욕설을 퍼붓던 이가 남성 보좌진이 바꿔 받으면 갑자기 말투를 고친다는 것”이라며 “우리 그렇게 살지는 말자”라고 지적했다.

이어 “일부 보좌진들은 온갖 인신공격에 시달리다 지쳐 정신과 상담을 받고 있다”며 “시민의 인권보장을 외치는 의원과 일한다는 이유로 보좌진들이 이런 고통을 겪어야 하는 현실이 참담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생각이 다를 수 있고 의견을 표시하는 것은 좋으나 폭력은 멈춰달라”고 덧붙였다.

앞서 장 의원은 지난 20일 자신의 트위터에 “아프가니스탄 국경을 넘어 탈출하는 난민들이 계속해서 발생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난민 수용의 모든 부담을 아프간 주변 국가들의 몫으로 떠넘기는 대신 국제적 차원의 연대와 협력이라는 방향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역할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장 의원은 “아시아 최초로 난민법을 제정한 우리 대한민국이 해야 할 역할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대한민국 정부와 국회는 난민을 받아들이는 아프가니스탄 주변 국가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비롯해 유엔 등 국제사회의 노력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아프가니스탄 난민의 일부라도 대한민국이 받아들이는 조치를 마련하기 위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며 “최소한 임산부가 있는 가족, 아동과 그 가족만이라도 받아들임으로써 국제사회가 연대할 수 있는 길을 함께 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장 의원은 “내 한 몸 돌보기도 벅찬데 어떻게 남을 돌보느냐고 하는데 순서가 틀렸다”며 “우리가 남을 돌보는 일에 소홀했기에 결국 내 한 몸도 돌보기 어려운 사회가 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나는 누군가의 남이고 우리는 타인의 돌봄 속에 살아가는 존재들”이라며 “나를 돌보기 위해서라도 남을 돌보아야 한다”고 말했다.

23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청사 앞에서 재한 아프가니스탄 시민들이 탈레반 정권으로 넘어간 아프가니스탄 내 가족 구출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23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청사 앞에서 재한 아프가니스탄 시민들이 탈레반 정권으로 넘어간 아프가니스탄 내 가족 구출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한편 청와대는 최근 탈레반 점령 후 아프가니스탄을 탈출한 난민들의 국내 수용 여부와 관련해 “쉽게 판단할 문제는 아니다"며 "앞으로 신중히 검토돼야 할 사안이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서훈 국가안보실장은 23일 오후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 회의 청와대 업무보고에 나와 아프가니스탄 사태로 발생한 난민 문제와 관련한 정부 입장을 묻는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이같이 답했다.

서 실장은 “정책적, 법적 측면이 있고, 아프간 상황이 있고 국제사회 동향도 있다”며 “저희로서는 중요한 것은 국민적인 수용성을 고려해서 종합적인 판단을 해야 하는 대단히 복잡하고 신중한 문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희는 현지에서 우리한테 도움을 줬던 아프간 현지인 문제가 사실은 시급한 문제가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국내 체류 중인 아프가니스탄인들에 대한 조치와 관련해서는 “법무부에서 법적인 검토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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