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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만난 자영업자 “거리두기, 자영업 제물로 방역한 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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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연달아 연장된 가운데, 자영업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일상이 공존하는 ‘위드 코로나’ 방식으로 방역 패러다임이 변화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22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거리의 폐업한 상점에 임대문의 안내문이 붙어있다. [연합뉴스]

22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거리의 폐업한 상점에 임대문의 안내문이 붙어있다. [연합뉴스]

23일 서울 서초구의 한 사무실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이낙연 전 대표와 코로나19 대응 전국자영업자 비상대책위원회 간의 간담회에서 자영업자들은 이처럼 말했다.

“언제까지 영업시간만 제한하냐”

이창호 비대위 공동대표(전국호프연합회)는 “지난해 11월부터 수도권 영업시간 제한을 받으면서 거의 10개월간 정상영업을 못 했다. 출근해 1~2시간 문을 열었다 다시 퇴근한다. 대부분 함께 일하던 직원들을 내보내고 1인 운영을 하고 있다”며 “언제까지 영업시간만 제한하려 하느냐”고 지적했다. 그는 “방역 패러다임을 바꾸고, 이용자 개인 방역을 철저히 해 (자영업자가) 함께 생존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 대응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의 김기홍 공동대표(오른쪽)가 6일 서울 마포경찰서 앞에서 경찰 조사를 받기 앞서 국민의힘 최승재 의원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19 대응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의 김기홍 공동대표(오른쪽)가 6일 서울 마포경찰서 앞에서 경찰 조사를 받기 앞서 국민의힘 최승재 의원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고장수 공동대표(전국카페사장연합회)는 “현재 방역수칙 위반은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로 과태료를 부담하면 재난지원금에서도 제외되는 과도한 이중 처벌”이라며 “방역 수칙을 위반한 업주도 있지만, 대부분 이용자가 수칙을 위반한 경우”라고 주장했다. 고 대표는 “업주 입장에서 방역 수칙을 지키려 해도 혼자만의 노력으로는 힘들다. 이용자 과태료(10만원 이하)를 업주(300만원 이하)와 비슷한 수준으로 올려야 한다”고 했다.

박진혁 청계대림상가상인회 부회장은 “도소매 업종은 카페나 PC방 등이 무너지면 연쇄적으로 피해가 오고, 우리가 무너지면 제조업도 피해를 본다”며 “코로나19로 인한 피해가 연쇄적으로 발생하고 있는데도 도소매 자영업자는 실질적 보상이 전무하다”고 말했다.

이상태 한국인터넷콘텐트서비스협동조합 이사는 “PC방은 주 영업 시간대가 오후 7시부터 오전 1~2시까지다. 손님들은 평균 두 시간 정도 PC방을 이용하는데, 오후 9~10시로 영업시간을 규제하면 오후 7~8시부터 손님이 오지 않는다”며 “이미 코로나로 매출 절반가량이 떨어진 상황에서 영업시간 규제로 매출 30~40%가 또 빠지고 있다”고 했다.

“거리두기, 공짜 아냐…사회적 약자에 막대한 피해”

22일 서울 중구 명동거리의 폐업한 상점의 내부가 공사로 인해 어질러져 있다. [연합뉴스]

22일 서울 중구 명동거리의 폐업한 상점의 내부가 공사로 인해 어질러져 있다. [연합뉴스]

이날 간담회에 참가한 김윤 서울대 의대 교수는 “한국은 확진자 수 기준으로는 성공적 방역을 해온 게 사실”이라면서도 “이는 국민의 적극적인 거리두기 참여와 자영업자·소상공인의 희생으로 이뤄낸 결과”라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일선에서 철저한 역학조사를 통해 n차감염과 대규모 감염을 막는 건 초기에는 성공적이었지만, 지난 겨울부터는 그렇지 못했다. 역학조사에 구멍이 생겼다”며 현장 보건소 인력 부족과 정부의 병상 확보 미흡 등을 원인으로 꼽았다.

그는 이어 “백신 접종으로 방역의 근본적 환경이 바뀌었다. 코로나19와 독감의 치명률 격차가 0.1% 수준으로 좁혀졌다”며 “그런데도 정부는 여전히 이전과 같은 거리두기 기반의 방역을 하고 있다. 거리두기는 공짜가 아니다. (사회적) 약자에게 막대한 피해를 주는 효과적이지 않은 방식”이라고 지적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후보가 23일 서울 서초구 한 빌딩에서 열린 전국자영업자 비상대책위원회와 함께하는 코로나19 대응 간담회에서 참석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뉴스1]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후보가 23일 서울 서초구 한 빌딩에서 열린 전국자영업자 비상대책위원회와 함께하는 코로나19 대응 간담회에서 참석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뉴스1]

이에 대해 이낙연 전 대표는 “치명률이 현저히 낮아지고 있으니 확진자 자체를 억제하는 데 비중을 두는 기존 방역체계에서 치명률을 줄이는 쪽으로 기준을 옮기자는 말은 고려 가치가 있다”며 “방역 당국과 전문가의 지혜를 모아 국민 동의를 얻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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