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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김범수를 북돋운 조언, "너는 경기를 잡으러 나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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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베로 감독의 극찬 속에 한화 필승조의 주축으로 자리잡은 김범수 [뉴스1]

수베로 감독의 극찬 속에 한화 필승조의 주축으로 자리잡은 김범수 [뉴스1]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 투수 김범수(26)는 최근 조성환 수비코치에게 인상적인 조언을 들었다. 투구가 잘 안 풀릴 때 마운드에서 혼자 흥분하다 제풀에 무너지던 김범수를 보고 조 코치가 이런 말을 했다는 거다.

"범수야, 네가 (마운드에) 올라가는 순간은 팀이 이 게임을 '잡으려고' 하는 타이밍이다. 뒤에서 7명의 야수가 널 지켜보고 있으니 마운드에서 흥분하면서 스스로 무너지지 마라. 동료들을 생각해서라도 중요한 순간에 화를 잘 억누를 줄 알아야 한다."

지난 22일 잠실구장에서 만난 김범수는 이 얘기를 들려주면서 "마운드에서 이런 마음을 갖고 공을 던지다 보니 위기 상황을 잘 넘길 수 있었던 것 같다"고 고마워했다.

왼손 강속구 투수인 김범수는 요즘 한화 불펜에서 없어서는 안 될 존재다. 지난 21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서는 한화가 3-1로 앞선 8회 말 1사 2·3루에 구원 등판해 남은 1과 3분의 2이닝을 추가 실점 없이 막고 팀의 3연패를 끊었다.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이 "김범수는 이제 공을 그냥 '던지는(throwing)' 게 아니라 '투구(pitching)'를 하는 '투수'로 성장했다. 잠재력이 아주 크고, 나중에 한화의 마무리 투수 역할도 충분히 맡을 수 있다"고 칭찬한 이유다.

김범수는 "호세 로사도 투수코치님도 요즘 내게 '이제 좀 투수처럼 던진다'는 말씀을 종종 하신다. 솔직히 예전에는 야구가 너무 안 되니 그 누가 어떤 얘기를 해도 귀에 잘 들어오지 않았다. 이제야 왜 그동안 코치님들이 '직구만 던지지 말고 변화구도 잘 사용하라'고 귀가 따갑게 말씀하셨는지 알 것 같다"고 쑥스러워했다.

그는 또 "불펜 투수라면 누구나 마무리 투수를 꿈꾸지 않을까. 아직 나는 우리 팀 (소방수인) 정우람 선배님에 비하면 신생아 수준이다. 선배님이 팀에 함께 계실 때 많이 배워서 앞으로 그 단계를 밟아가는 것도 좋을 것 같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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