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립3 27만원 맞아요?" 묻자 호통…까다로운 동대문 '성지'

중앙일보

입력 2021.08.23 13:55

업데이트 2021.08.23 14:10

지난 17일 삼성전자의 신형 폴더블폰 '갤럭시Z 폴드3'과 '갤럭시Z 플립3'의 예약판매가 시작됐다. 사진은 본 기사와 관련 없음. 〈뉴시스〉

지난 17일 삼성전자의 신형 폴더블폰 '갤럭시Z 폴드3'과 '갤럭시Z 플립3'의 예약판매가 시작됐다. 사진은 본 기사와 관련 없음. 〈뉴시스〉

“갤럭시Z 플립3 사전 예약 27만원에 풀렸어! 얼른 가봐.”

공식 실구매 최저가 67만원보다 절반 이상 싸  

삼성전자가 출시한 신제품 폴더블 스마트폰 사전 예약을 위해 발품을 팔던 A씨는 지난 20일 지인 B씨로부터 깜짝 놀랄 소식을 들었다. 이른바 ‘맛집’ 혹은 ‘성지’로 불리는 서울 동대문구의 한 상가건물에서 27만원에 갤럭시Z 플립3를 구입할 수 있다는 얘기였다. 출고가격이 125만4000원으로 책정된 이 스마트폰의 공식 실구매 최저가(67만원)보다 절반 이상 저렴한 가격이다.

이동통신 3사가 책정한 갤럭시Z 플립3의 공시지원금은 최대 50만원이다. 공시지원금 외에 받을 수 있는 추가 지원금은 7만5000원이다. 갤럭시Z 폴드3의 공시지원금은 15만~24만원이다.

갤럭시Z 플립3 〈사진 삼성전자〉

갤럭시Z 플립3 〈사진 삼성전자〉

전화 문의하자 "법적 공시지원금만 준다"  

A씨는 지인이 알려준 전화번호로 해당 D 업체에 연락을 했다. “Z플립3를 27만원에 구입할 수 있다는 말을 듣고 전화했다”고 하자, 업체 관계자는 고압적인 목소리로 “무슨 소리냐. 우리는 법적 공시지원금만 지급한다”며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었다.

A씨는 B씨에게 이와 같은 통화 내용을 전했다. 그러자 B씨는 A씨를 위해 해당업체의 카카오톡 링크를 대신 받아줬다. 링크로 접속하자 제품별·유형별 상세 가격과 조건 등을 확인할 수 있었다.

'성지'엔 사람들 줄지어 기다려  

실제로 통신사 번호 이동으로 갤럭시Z 플립3를 구매할 경우 현금 27만원으로 책정돼 있었다. 번호 이동 없이 기기만 변경하면 34만원이었다. 또 갤럭시 구형 모델의 경우 오히려 현금 9~17만원을 받고 휴대폰을 바꿀 수도 있었다.

A씨는 저렴한 가격을 확인하고 동대문의 상가건물을 방문했다. 내부에는 이미 사람들이 줄지어 기다리고 있었다.

“여기가 27만원에 Z플립3를 판매하는 곳인가요?” A씨가 직원에게 조심스럽게 묻자 벼락같은 호통이 돌아왔다. 그는 “여기서 가격 말하면 쫓아내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협박조의 말을 듣고 줄 서 있던 일부 여성 대기자들은 말없이 가게를 빠져나가기도 했다.

지난 17일 삼성전자의 신형 폴더블폰 '갤럭시Z 폴드3'과 '갤럭시Z 플립3'의 예약판매가 시작됐다. 사진은 본 기사와 관계 없음 〈뉴시스〉

지난 17일 삼성전자의 신형 폴더블폰 '갤럭시Z 폴드3'과 '갤럭시Z 플립3'의 예약판매가 시작됐다. 사진은 본 기사와 관계 없음 〈뉴시스〉

까다로운 '동대문 고시' 거쳐야  

30분여를 기다리자 A씨 차례가 됐다. 까다로운 신분 검증 과정이 이어졌다. 직원은 신분증 확인은 물론, A씨의 스마트폰을 가져가 문자 메시지까지 검색했다. 심지어 이 매장을 추천한 지인 B씨의 확인 전화까지 요구했다. 위장 단속을 의심하는 눈치였다. 이런 까다로운 신분 검증 과정을 네티즌들은 이른바 ‘동대문 고시’라고 부른다.

신분 확인 절차를 마치자 해당 직원은 본격적으로 갤럭시Z 플립3를 27만원에 현금으로 구입할 수 있는 조건을 설명했다. 우선 통신사를 바꿔야 하고(번호 이동), 요금제는 8만5000원짜리 상품에 가입해야 한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또 서너 가지 부가서비스에도 반드시 가입해야 했다. 부가서비스는 3개월, 요금제는 6개월 이상 유지하지 않으면 혜택을 모조리 청구한다고는 설명도 덧붙였다.

A씨는 “판매자의 위협적인 모습에 위축되기도 했고, 마음이 찜찜해 실제 구매는 하지 않았다”며 “아무리 성지라 해도 이 정도로 쌀지는 몰랐다”고 말했다.

갤Z 시리즈 불법보조금 신고 포상금 200만원

D 업체 말고도 최근 온라인상에는 갤럭시Z 시리즈를 싸게 판다는 광고 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이와 관련, 이동통신 3사와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KAIT)는 갤럭시Z 폴드3‧플립3의 불법보조금 신고 포상금을 기존 최대 100만원에서 200만원으로 상향하기로 했다. 갤럭시Z 시리즈가 초반 흥행몰이에 성공하면서 불법 보조금이 횡행한다는 판단에서다.

이를 위해 이통 3사와 KAIT는 오는 24일부터 2주간 갤럭시Z 폴드3‧플립3 불법보조금 집중 관리에 들어간다. 폴더블폰 2종에 대한 초과 지원금이 50만원을 넘을 경우 신고 포상금을 최대 200만원 지급한다. 초과지원금 10만원 이하는 포상금 40만원, 10만~20만원 이하 60만원, 20만~30만원 이하 100만원, 30만~40만원 이하 140만원, 40만~50만원 이하는 160만원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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