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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의 허파’ 황령산에 전망대·로프웨이 계획…환경단체 “취소하라”

중앙일보

입력

19일 부산시·대원플러스그룹,황령산개발 협약 

부산 황령산 유원지에 건설된 전망대 조감도. [조감도 대원플러스 그룹]

부산 황령산 유원지에 건설된 전망대 조감도. [조감도 대원플러스 그룹]

부산의 도심지 산인 황령산(해발 427m) 일대 유원지가 본격 개발될 전망이다. 부산시와 관련 업체가 전망대·로프웨이(케이블카) 설치 등을 계획하고 있어서다. 하지만 환경단체는 시민의 안식처라며 개발계획을 규탄하는 등 반대하고 나섰다.

부산시와 대원플러스그룹은 지난 19일 오전 부산시청에서 ‘황령산 유원지 조성사업을 통한 부산관광 활성화 및 일자리 창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는 황령산에 방치된 스노우 캐슬(실내스키장) 구역을 포함한 황령산 유원지 일대에 전망대와 로프웨이를 2024년까지 설치하려는 계획이다.

부산시가 행정 지원을 하고, 대원플러스그룹이 전망대 조성에 2000억원 등 유원지 전체 개발에 총 1조~1조2000억원을 투자해 부산 관광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꾀하려는 약속이다.

높이 500m 전망대와 로프웨이 등 설치

지난 19일 이뤄진 황령산 유원지 개발 업무협약식에서 박형준 부산시장(왼쪽)과 최삼섭 대원플러스그룹 회장이 협약서를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 부산시]

지난 19일 이뤄진 황령산 유원지 개발 업무협약식에서 박형준 부산시장(왼쪽)과 최삼섭 대원플러스그룹 회장이 협약서를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 부산시]

개발대상 면적은 유원지로 지정된 황령산 127만㎥ 가운데 기존 스노우 캐슬 21만6000㎡와 신규개발할 전망대·로프웨이 22만8000㎡ 등 44만㎡ 정도다. 전망대는 현 봉수대 인근에 해발 500m 높이로 건설하고, 이와 연결되는 로프웨이 539m를 설치하는 게 계획의 핵심이다. 다목적 복합문화전시홀과 음식문화체험관 등은 추가 개발할 예정이다.

부산 도심에 있어 시민이 많이 찾는 황령산에는 동래부 때인 1422년(세종 7) 군사상 중요한 통신수단인 봉수대가 산 정상에 설치돼 있다. 마그마가 지하 깊은 곳에서 식어 만들어진 구상반려암(천연기념물 267호)도 있다.

이런 개발계획은 2007년 준공됐으나 1년여만인 2008년 사업시행자 부도로 운영이 중단되면서 13년째 방치돼온 스노우 캐슬 일대 개발을 추진하면서 마련된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시는 박형준 시장 취임 이후 대표적인 장기표류 과제로 스노우 캐슬을 선정해 일대 개발을 추진해왔다. 2012년 스노우 캐슬을 낙찰받아 개발을 추진해온 대원플러스 그룹의 개발 계획을 받아들인 셈이다.

환경단체 “환경훼손 우려, 업무협약 파기”촉구

황령산 전망대 조감도. [조감도 대원플러스그룹]

황령산 전망대 조감도. [조감도 대원플러스그룹]

부산시는 황령산 유원지가 조성되면 국제관광 도시에 걸맞은 인프라를 구축하고 관광 거점으로서 부산의 잠재력을 높여 국내외 관광객 유치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환경 훼손과 관련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방법으로 시민과 소통하고 사업내용을 다듬어 나갈 방침이다.

하지만 부산 시민운동단체 연대와 부산환경회의·부산참여연대 등 54개 단체는 23일 오후 부산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황령산 개발 중단을 촉구한다. 이들은 미리 낸 성명서에서 “황령산은 부산의 허파로 기후위기 시대의 탄소 중립을 위해 보존해야 할 주요한 산지”라며 “개발업자와 업무협약을 파기하고 황령산을 부산시민의 공공자산으로 보존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들 단체는 또 “부산시장이 바뀌자마자 전면 개발을 협력하겠다고 하는 업무협약을 체결한 것은 기업 친화적인 박 시장이 부산시민과 소통하기보다 특정 업체 이익추구에 힘을 실어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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