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다 람스테드. 본인 제공
돈 버는 법은 여러 가지다. 창조나 혁신이 꼭 필요한 것은 아니다. 많은 도전자가 세상에 이미 있는 것을 개선하거나 아직 없는 것을 만들어내는 길을 자신의 돈벌이 수단으로 선택한다.
‘인테리어 인플루언서’ 프리다 람스테드 인터뷰 #집 꾸미기에 필요한 이론과 요령은? #황금비나 삼등분 법칙 같은 것 #라이프스타일에 맞아야 편한 가구 #스칸디나비아 인테리어 화두는 지속 가능성
인테리어 디자인 컨설턴트인 프리다 람스테드도 그런 경우다. 람스테드는 인테리어 디자인과 스타일링 분야에서 스웨덴 최고의 인플루언서다. trendenser.se라는 블로그를 2005년부터 운영하고 있다. '인테리어 바이블'로 평가받는 『인테리어 디자인과 스타일링의 기본』을 썼다.
그의 책은 황금비(黃金比, golden ratio)나 삼등분 법칙(the rule of thirds) 같은, 너무 기본적이라 전문서적이 가르쳐주지 않는 것을 정리해준다. 이론뿐만 아니라 눈대중, 손대중 요령도 알려준다.
『인테리어 디자인과 스타일링의 기본』의 한글판
람스테드를 이메일로 인터뷰했다. 다음이 요지.
- ‘좋은’ 인테리어 디자인, ‘나쁜’ 인테리어 디자인이란 무엇인가. ‘좋다’ ‘나쁘다’는 우리의 마음과 몸이 상호작용하는 가운데 얻게 되는 결론인가.
- “우리 눈을 즐겁게 하는 것과 우리 몸을 즐겁게 하는 것이 항상 같은 것은 아니다. 십중팔구 우리는 가구보다는 옷을 살 때 우리의 키와 취미를 고려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몸에 맞는 가구를 고를 때에도 우리 각자의 신체 치수와 라이프스타일이 가장 중요하다. 모든 사람에게 맞는 의자나 청바지는 없다. 집에서 편안하게 느끼려면 전문가들이 권장하는 수치와 인체공학에 대해 반드시 알아야 한다.”
- 이 책에 대해 세계의 독자들은 어떤 반응을 보이나.
- “이 책이 출간된 30여 개국 매체와 인터뷰를 했는데, 인터뷰 때마다 책에 사진이 없고 삽화만 있어서 독자들이 흥미롭게 생각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 책은 ‘복사 후 붙여넣기’를 제안하지 않는다. 유일무이한 여러분의 집을 만드는 데 필요한 사려 깊은 텍스트와 이론으로 가득 채운 책이다.”
- 스칸디나비아식 인테리어 디자인에서 가장 중요한 최근 트렌드는 무엇인가.
-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이다. 지속가능성은 현재 이곳에서 모든 화제와 관심의 대상이다.”
달팽이집, 태극기, 인테리어 디자인 뒤에는 황금비라는 원칙이 숨어 있다.
- 바디랭귀지 연구가들은 어떤 사람의 몸짓을 보면 그의 마음을 알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인테리어 디자인에 대해서도 비슷한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
- “걸음걸이와 대화법은 움직이는 바디랭귀지라고 흔히들 말한다. 사람들이 어떻게 앉는지, 어떤 의자와 소파를 선택하는지 살펴보면 그들의 기분과 성격이 드러난다.”
- 인테리어 디자인이 우리 삶에 미치는 영향은?
- “인테리어 디자인과 가구 디자인은 확실히 우리의 웰빙과 생산성에 영향을 미친다. 경쟁력보다는 웰빙 측면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인테리어 디자이너는 생명을 구하지는 않지만, 좋은 디자인으로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스웨덴의 디자이너인 니르반 리터는 이렇게 말했다. ‘세계에는 정말 많은 문제가 있다. 인테리어 디자인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을까. 다른 문제들이 많다는 바로 그 이유로 인테리어 디자인이 중요하다고 말하겠다.’ 나는 그의 말에 동의한다. 우리가 처한 상황은 무엇을 요구하는가. 높은 품질을 요구한다. 덜 사고, 잘 고르고, 낭비를 줄여야 한다. 우리가 어떻게 사느냐가 차이를 만들어낸다.”
- 홈퍼니싱에서 가장 흔한 잘못은 무엇인가.
- “적절하지 않은 비율이다. 가구가 너무 많이 비치된 방은 비좁게 느껴지고 숨이 막힌다. 반대로 가구가 너무 없으면 힘이 없어 보인다. 비율에 맞는 가구 비치를 위해 노력하고 책에서 내가 소개하는 황금률과 같은 트릭을 사용하라. 하지만 지나치게 완벽을 추구하지 말라. 방마다 장식품이 한 개는 있어야 눈을 놀라게 하며 흥미롭게 느껴진다.”
- 인공지능(AI)은 인테리어 디자인을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가.
- “AI는 우리보다 우리의 바람, 니즈를 더 잘 이해할 것이다. 나는 AI가 우리가 미래에 인테리어를 소비하는 방식을 완전히 바꿔놓을 것이라고 믿는다.”
프리다 람스테드
람스테드는 인테리어 디자인 분야에서 원칙과 이론과 요령을 알려주는, 그리고 왕초보와 전문가를 모두 만족하게 하는 책이 있는지 알아봤다. 없었다. 그래서 직접 쓰기로 했다. 『인테리어 디자인과 스타일링의 기본』이 탄생했다.
서평가들에게 ‘인테리어 디자인의 바이블’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스웨덴· 노르웨이·핀란드에서 종합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했고 우리말 포함 세계 30개 언어로 출간됐다. 미국이나 중국보다, 스웨덴이나 스칸디나비아가 우리의 의식·무의식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작다. 차츰 북유럽의 사회민주주의, 복지국가에 더해 노르딕 인테리어 디자인이 우리를 끌어당기고 있다.
우리는 스칸디나비아식 인테리어 디자인에서 간단하고, 깨끗하고, 맵시 있고, 자연스럽고, 기능적이고, 실용적인 그 무엇을 기대한다. 『인테리어 디자인~』은 그러한 우리의 기대를 외면하지 않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