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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41% 늘었는데 무역수지 적자...원자재 상승 여파

중앙일보

입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델타 변이가 확산하고 있지만, 높은 수출 상승세가 이번 달 중순에도 이어졌다. 하지만 무역수지는 적자를 기록했다. 원자재 가격 상승 여파 등에 수입액이 수출액보다 더 큰 폭으로 올라서다. 원자재 가격 오름세가 지속하면 한 달 전체 무역수지 연속 흑자 기록도 깨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부산항에서 출항을 준비하고 있는 1800TEU급 다목적선(MPV) ‘HMM 두바이(Dubai)호’가 수출기업들의 화물을 싣고 있다. HMM

부산항에서 출항을 준비하고 있는 1800TEU급 다목적선(MPV) ‘HMM 두바이(Dubai)호’가 수출기업들의 화물을 싣고 있다. HMM

23일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20일까지 수출액은 322억 달러(약 37조8865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40.9% 늘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14일)과 비교해 이번 달 중순(15일)은 조업일수가 하루 더 많아서 일평균 수출액으로 하면 31.5% 증가했다. 반면 이달 초순 수입액은 358억 달러(약 42조 1222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서 52.1%(122억5000만 달러) 늘었다.

8월 1~20일 수출입 현황. 관세청

8월 1~20일 수출입 현황. 관세청

수출액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수입액이 더 많이 늘면서 무역수지도 35억1300만 달러(약 4조 1312억원) 적자를 봤다. 수입액 증가 추세가 이달 말까지 이어진다면 지난해부터 이어져 온 15개월 연속 무역흑자 기록도 깨질 수 있다. 최근 원자재 가격 상승세가 지속하는 데다 환율까지 평가절하되고 있어 수입 부담은 더 커질 수 있다. 다만 실제 전체 한 달 무역수지가 적자로 돌아설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 지난달에도 20일까지 이번 달과 비슷한 규모의 적자(36억800만 달러)를 기록하다 한 달 전체 실적에선 흑자를 기록했다.

이달 중순 수입액을 보면 주로 원자재 가격 상승과 관련된 품목이 많았다. 최근 국제유가 상승 영향에 원유(90.3%·47억2300만 달러)와 석유제품(200.4%·17억3400만 달러) 수입이 모두 전년 대비 큰 폭으로 늘었다. 역시 원자재 가격 상승 영향에 가스(198.2%·17억2700만 달러) 수입도 두 배 가까운 상승을 보였다. 최근 업황 호조에 관련 투자가 늘고 있는 반도체(17.3%·36억3600만 달러)·기계류(11.7%·14억5500만 달러)·반도체 제조 장비(48.9%·10억1000만 달러) 수입도 많았다.

8월 1~20일 수출입 현황. 관세청

8월 1~20일 수출입 현황. 관세청

수출도 반도체 자동차 등 주력 제품을 중심으로 상승세를 이어갔다. 최근 주요 수출품인 D램 가격 상승에 힘입은 반도체(39.8%·68억1100만 달러)는 물론 지난해 기저효과에 승용차(37.0%·14억4700만 달러)·자동차 부품(31.8%·9억5200만 달러) 수출도 높은 증세를 보였다. 또 원자재 가격 상승과 업황 호조에 힘입어 석유제품(55.3%·20억5100만 달러)과 철강제품(57.2%·27억4800만 달러) 수출도 큰 폭으로 늘었다.

주요교역국 중 중국(37.3%)·미국(50.1%)·유럽연합(42.7%)·베트남(12.9%)·일본(49.0%)·대만(60.7%) 등에서 수출이 지난해보다 늘었다. 수입액은 중국(40.7%)·미국(60.3%)·유럽연합(40.4%)·일본(27.1%) 순으로 많았다. 또 주요 원자재 생산국인 호주(150.7%)와 사우디아라비아(138.5%) 수입도 큰 폭 증가했다.

세종=김남준 기자 kim.nam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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