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런 사망에도 분쟁 없었다, 마이클 잭슨의 상속 비결 [부모탐구생활]

중앙일보

입력 2021.08.23 06:00

이웃집 아이는 주식 투자를 한다는데, 우리집 경제교육은 “아빠 피곤하니까, 내일 설명해줄게”에 머물러있다고요? 건강한 부(富)의 사다리를 만들어주는 첫걸음. 부모가 먼저 읽고 아이들에게 전해주는 부모탐구생활로 시작해보세요. 부모를 위한 뉴스, 중앙일보 헬로!페어런츠가 전해드립니다. 이번엔 상속 이야기를 준비했습니다.

마이클 잭슨의 재산 상속

과거 김대중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 마이클 잭슨. 사진 청와대사진기자단

과거 김대중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 마이클 잭슨. 사진 청와대사진기자단

지난 2009년 공연 준비 중 갑작스레 세상을 떠난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 그는 생전에 일궈 놓은 부와 명성을 신탁을 통해서 안전하게 이전한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언론을 통해서 알려진 바로는 마이클 잭슨은 2002년에 부동산, 저작권 등 본인의 소유재산을 신탁회사로 옮겨놓았다고 합니다. 본인이 사망할 경우 어머니와 자녀, 자선단체를 상속인으로 지정하고, 이들에 대한 상속재산의 배분비율, 지급 시기까지 신탁계약으로 정해놓았다고 합니다.

갑작스러운 사망으로 자칫 상속 관련한 분쟁이 생길 수도 있는 상황이었지만, 신탁을 통해서 미리 대비해 어머니와 자녀에게 안전하게 자산을 이전하고, 본인이 희망하는 기부단체에 기부도 한 성공적인 상속 사례로 꼽히는데요. 마이클 잭슨이 가입한 신탁을 미국에서는 패밀리 트러스트(Family Trust) 라고 부릅니다. 미국에선 가문이나 가족의 재산을 신탁을 통해서 관리하고 이전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합니다.

마이클 잭슨의 신탁 구조.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마이클 잭슨의 신탁 구조.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상속, 어떻게 할까요 

한국 사회도 고령화로 자산승계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상속계획을 세울 때 생전 증여나 법정 상속비율에 따른 상속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특정 상속인에게 좀 더 많은 재산을 남겨주고 싶다거나 상속인이 미성년, 장애인이어서 재산관리를 전적으로 맡길 수 없는 경우에는 유언장을 작성하기도 합니다.

다만, 유언장을 작성하더라도 위·변조 등으로 상속인 간의 분쟁위험은 남게 되는데요. 이 때문에 매년 상속재산분할과 관련한 소송은 크게 증가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마이클 잭슨이 활용한 신탁을 우리나라에서는 ‘유언대용 신탁’이라고 합니다. 유언대용 신탁은 신탁계약을 통해 상속설계를 준비한 후, 생전에는 자신이 수익을 얻고, 사후에는 미리 정해둔 수익자에게 상속의 집행 및 신탁의 수익을 지급하게 됩니다.

유언 vs 유언대용 신탁 어떻게 다를까.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유언 vs 유언대용 신탁 어떻게 다를까.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유언은 민법에 정해진 5가지 방식으로만 가능합니다. 그래서 형식요건이 까다롭지만, 유언대용 신탁은 ‘계약’의 방식으로 상대적으로 완화되어 있기 때문에 시간과 비용, 노력을 절약할 수 있습니다.

유언대용 신탁의 장점을 꼽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생전에 본인의 재산을 관리하면서 금전적 수익을 누리고, 사후에는 미리 설계한 상속비율에 따라서 편리하게 상속할 수 있습니다. 둘째, 상속인이 미성년자나 장애인이라면 공신력 있는 금융회사가 안전하게 재산을 관리해 주게 되고, 위탁자의 갑작스러운 사망에도 대비할 수 있겠지요. 셋째, 신탁재산은 위탁자가 파산하는 경우에도 채권자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습니다. 다소 전문적인 개념이지만, 이것을 신탁의 ‘도산절연’ 기능이라고 합니다.

최근까지 유언대용 신탁을 활용하는 목적을 살펴보면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먼저 자녀 간의 상속 분쟁을 예방하기 위한 목적입니다. 상속재산의 많고 적음을 떠나 상속 절차가 진행되면 형제간의 분쟁이 종종 일어나는데요. 유언대용 신탁을 활용할 경우 사전에 상속에 대한 플랜을 정립함으로써 이를 예방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고객이 상당한 부를 축적하였지만 믿고 의지할 만한 친인척이 없는 경우입니다. 예컨대 본인의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고자 하는 경우, 본인이 살아있는 동안에는 일정 금액을 생활비로 받고 사후에는 남은 재산을 대학에 기부하도록 설계한 계약도 있습니다.

유언대용 신탁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들도 있지만, 본인이 원하는 방식으로 재산을 상속하고자 하는 수요가 커질수록 유언대 용신탁에 대한 관심도는 증가할 것으로 보입니다.

헬로!페어런츠
오만가지 고민을 안고 있는 대한민국 부모들을 위해 중앙일보가 준비했습니다. 부모가 먼저 읽고 밥상 머리에서 나눌 수 있는 뉴스부터 경제교육, 부모상담, 주말 체험까지 중앙일보 헬로!페어런츠(www.joongang.co.kr/parenting)에서 만나보세요. 풍성한 부모뉴스를 배달해 드립니다.

Innovation Lab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