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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스 3500만, 네이버·카카오 추격…돈되는 ‘인증서’ 춘추전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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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본인확인 인증서 살펴보니.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주요 본인확인 인증서 살펴보니.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복잡한 보안 프로그램 설치 요구 등으로 불만을 빚었던 공인인증서의 독점이 지난해에 사라지면서 ‘사설 인증서’의 경쟁이 활발하다. 이동통신 3사가 2019년 4월 내놓은 PASS(패스)가 선두에 있고 네이버·카카오 인증서 등이 추격하는 ‘인증서 춘추전국시대’다. 특히 코로나19 백신 예약 시스템에도 이들 3개 인증서가 도입되면서 가입자 수가 급증했다.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이통 3사는 “PASS 가입자가 3500만 명을 돌파했다”고 22일 밝혔다. 2019년 9월 가입자 수가 2500만 명을 확보한 이후 2년 만이다. 이는 통계청이 지난해 인구주택총조사에서 밝힌 국내 생산연령 인구 3575만 명과 맞먹는다. 국세청 연말정산 등 일상생활 중 인증이 필요한 국민 대다수가 PASS에 가입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PASS는 출시 이후 이동통신 인프라를 기반으로 인증 시장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했다. 특히 통신사만이 가능한 ‘실시간 휴대전화 명의 기반 확인’을 앞세워 현재 2만여개 사이트에서‘휴대전화 본인인증’이라는 이름으로도 이용되고 있다. 질병관리청이 코로나19 백신 사전 예약을 시작한 이후 지난 2주 동안 약 1200만 명이 PASS 인증을 이용했다.

질병청 백신 예약시스템에 도입된 사설 인증서 [사진 백신예약사이트 캡쳐]

질병청 백신 예약시스템에 도입된 사설 인증서 [사진 백신예약사이트 캡쳐]

네이버·카카오는 플랫폼 바탕으로 맹추격

후발주자로 나선 네이버와 카카오의 추격 속도도 빠르다. 사실상 국민 대다수를 이미 사용자로 확보한 플랫폼의 이점을 활용해 적극적으로 가입자 확보에 나서고 있다. 이들 인증서는 별도의 앱 설치 없이 네이버나 카카오에서 그대로 이용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힌다.

지난해 12월 200만 명에 그쳤던 네이버 인증서 가입자 수는 5월 백신 접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급증해 최근에는 1600만 명을 넘었다. 카카오 인증서는 지난해 12월 출시된 이후 이용자 수가 네이버를 추월해 이달 000만 명을 넘어섰다.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는 “연말까지 2500만 명 이상의 이용자를 확보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이 외에 토스·NHN페이코 등도 인증서 시장에 진출했다. KB국민은행 같은 시중은행도 자체 인증서 개발에 열심이다. 은행 인증서를 사용하면 생체 인식이나 패턴 인식으로 로그인할 수 있고 일회용 비밀번호 생성기(OTP)나 보안카드 없이 금융거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수수료·신사업 두 마리 토끼

정보기술(IT)·금융 업체가 인증 시장에 앞다퉈 뛰어드는 것은 이 시장을 잡으면 ‘수수료 수입’과 ‘신사업 확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실제 통신사가 PASS로 벌어들이는 수수료는 연간 600억원 규모로 알려져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인증서를 사용하면 건당 30~40원 정도의 수수료를 통신사에 지급하는데, 비대면 확산으로 인해 일상의 디지털화가 빨라지면 인증 건수도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통3사와 경찰청이 '패스(PASS)' 인증 앱을 이용해 온·오프라인에서 자신의 운전 자격 및 신분을 증명하는 '패스 모바일운전면허 확인서비스'를 선보였다. [사진 SK텔레콤]

이통3사와 경찰청이 '패스(PASS)' 인증 앱을 이용해 온·오프라인에서 자신의 운전 자격 및 신분을 증명하는 '패스 모바일운전면허 확인서비스'를 선보였다. [사진 SK텔레콤]

최근 주목받고 있는 데이터 산업·보안·블록체인 사업 등과 시너지를 내 확장성이 있다는 점도 꼽힌다. 실제 PASS는 경찰청과 업무협약을 맺고 블록체인 기반의 위·변조 차단 기술을 통해 ‘모바일 운전면허 확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PASS 앱에 본인 명의 운전면허증을 등록해 온·오프라인에서 운전 자격 및 신분을 증명하는 서비스다.

네이버는 연세대 등과 협력해 인증서의 활용처를 대학 캠퍼스로 넓히고 있다. 연세대 학생들은 네이버 인증서를 활용해 온라인 강의 수강·출석체크·시험 응시가 가능할 예정이다. 네이버 학생증 발급 후 QR코드로 도서관·학교시설 출입·도서 대출 등 오프라인 서비스도 이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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