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종간격 원래대로 당기기 힘들듯
정부 “추석 전까지 70% 1차 접종”
공급 차질이 빚어졌던 모더나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이 23일부터 9월 첫째 주까지 701만 회분 공급된다. 급한 불은 끄게 됐지만 원래 공급 예정 물량과 비교하면 여전히 215만 회분이 부족해 추가 물량 확보가 필요한 상황이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22일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모더나사가 향후 2주간 총 701만 회분의 백신을 한국에 공급하겠다고 정부에 알려왔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강도태 보건복지부 2차관은 “내일(23일) 101만 회분이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며, 나머지 600만 회분은 9월 첫째 주까지 순차적으로 공급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모더나 측은 앞서 지난 6일 “제조소 실험실 문제로 공급 차질이 발생해 당초 예정된 이달치 850만 회분의 절반 이하 물량만 한국에 공급할 수 있다”고 통보했다. 이 때문에 정부는 화이자와 모더나의 1, 2차 접종 간격을 4주에서 6주로 늘리고, 미국 모더나 본사에 강 차관과 류근혁 청와대 사회정책비서관 등 항의 방문단을 급파해 조속한 공급을 촉구했다.
하지만 결국 예정 물량을 모두 확보하는 데는 실패했다. 정부는 원래 이달 모더나로부터 8월 공급 예정 물량 850만 회분과 지난달 미공급 이월분 196만 회분을 더해 1046만 회분을 공급받기로 돼 있었다.
정부, 루마니아와 백신스와프 추진 “유효기간 임박한 물량 도입 아니다”
하지만 이날까지 들어온 건 지난 7일의 130만3000회분이 전부였다. 701만 회분이 더 들어와도 당초 예정 물량에서 215만 회분 정도가 비게 된다.
이에 따라 화이자·모더나 백신의 접종 간격을 원래대로 3·4주로 당기기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예방접종대응추진단 관계자는 “9~10월 물량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검토해야 할 사항이라 현재 상황에서 당장 조정한다고 말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새로 들어오는 모더나 백신 물량 대부분은 18~49세 1차 접종에 투입될 예정이다.
강 차관은 “지난 6일 통보됐던 ‘당초 예정 물량의 절반 이하’에 비해서는 도입 물량이 많이 늘어났다”며 “9월 물량에 대해서도 모더나사와 지속적으로 협의하기로 했으며 추석 이전까지 3600만 명(인구의 70%)에 대한 1차 접종 목표는 충분히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루마니아가 한국에 유효기간이 임박한 45만 회분의 모더나 백신을 기부한다”는 내용의 보도와 관련해 “무상 공여는 사실이 아니며, 스와프(Swap·교환) 차원에서 협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강 차관은 “스와프는 루마니아에서 먼저 제안해 왔으며 스와프 대상 백신의 유효기간은 11월 이후로, 폐기가 임박한 백신도 아니다”고 말했다.
아워월드인데이터에 따르면 루마니아의 접종 완료율(19일 기준 26.17%)은 유럽연합(EU) 회원국 중 불가리아(17.3%)에 이어 두 번째로 낮다. 하지만 국민의 백신 접종 거부 성향이 강해 EU 회원국 중 처음으로 방역 규제가 철폐되고 완화 정책이 이뤄졌다. 이 때문에 백신이 남아돌고, 유효기간이 다가오면서 기부 또는 스와프를 추진한 것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