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가족

[건강한 가족] 검증된 로봇 인공관절 수술로 무릎 통증 잡고 휜 다리 편다

중앙일보

입력 2021.08.23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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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공관절 수술은 말기 퇴행성 관절염 환자의 마지막 희망이다. 닳아 없어진 연골을 인공관절로 대체하면 통증·기능장애에서 벗어나는 동시에 O자·X자로 휘어진 다리도 곧게 펼 수 있다. 관건은 정확성이다. 창원힘찬병원 이상훈(정형외과 전문의) 병원장은 “관절염이 진행할수록 무릎 위아래 뼈가 손상되고 인대·힘줄 변형이 가속한다”며 “뼈는 물론 주변 조직의 정렬·균형을 고려해 인공관절을 삽입해야 수술 후 환자 만족도를 극대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병원 탐방 창원힘찬병원
로봇 계산 바탕 의사가 모의 수술
맞춤 치료 가능해 정확도·안전성↑
합병증 발생 위험 낮고 회복 빨라

FDA 인증 로봇, 50만 건 이상 수술

인공관절의 성패는 ㎜ 단위의 미세한 조절에 좌우된다. 삽입하는 인공관절의 위치·각도가 조금만 어긋나도 환자는 걷거나 앉을 때 불편함을 느낀다. 체중이 한쪽으로 쏠려 수술 후에도 통증이 악화하거나 심한 경우 염증·감염으로 인해 애써 삽입한 인공관절을 다시 빼야 하는 상황에 부닥칠 수도 있다.

창원힘찬병원이 지난해 말 지역 최초로 인공관절 수술용 로봇 ‘마코 스마트로보틱스’(이하 마코 로봇)를 도입한 배경이다. 무릎·고관절에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인증을 받은 유일한 인공관절 수술 로봇으로 현재까지 50만 건 이상의 수술에 적용되며 안전성과 효과를 두루 입증한 첨단 장비다. 이 병원장은 “공업이 발달한 창원·마산 지역은 반복적이고 고된 작업으로 인해 척추·관절 질환을 앓는 환자가 많다”며 “인공관절 수술은 위험하다는 생각에 통증을 참거나 다른 지역의 대학병원을 전전하는 지역민을 위해 마코 로봇 수술을 도입하게 됐다”고 말했다.

실제로 무릎 인공관절 수술은 정형외과 치료 중에서도 고난도에 속한다. 무릎을 15~20㎝가량 절개하고, 허벅지·정강이뼈를 다듬은 뒤 주먹만 한 크기의 인공관절을 정확한 자리에 삽입해야 한다. 절개 범위가 넓은 데다 뼈·근육·인대를 광범위하게 손봐야 해 출혈·부기·통증·감염 위험이 크다. 의사의 경험과 감각에 의존하는 기존 방식은 오차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었다.

마코 로봇은 3차원 모의 수술과 로봇 팔 등 첨단 기술을 통해 일반 수술의 한계를 극복한다. 먼저 진단이다. 종전에는 X선 촬영으로 무릎 상태를 가늠한 뒤 수술실에서 의사가 맨눈으로 직접 보며 해부학 공식과 경험을 토대로 절삭 범위와 인공관절 삽입 위치를 결정했다. 반면에 마코 로봇은 사전에 찍은 CT 영상을 3D 영상으로 자동 변환한 후 인공관절의 위치·크기·각도, 절삭 범위를 계산해 의사에게 제시한다. 이를 의사가 미세하게 조절하며 환자 맞춤형 수술 계획을 완성한다. 정진훈(정형외과 전문의) 원장은 “수술실에서 모든 것을 결정하던 과거와 달리 ‘모의 수술’로 결과를 예측할 수 있어 치료 정확도가 훨씬 높다”고 설명했다.

로봇의 정교함은 실제 수술에서도 빛을 발한다. 뼈는 한번 잘라내면 다시 붙이거나 꿰맬 수 없어 신중히 다뤄야 한다. 그렇다고 너무 오래 뼈를 손보면 수술 시간이 늘어나 출혈·감염 등 합병증 위험이 커진다. 이를 동시에 해결하는 장비가 ‘로봇 팔’이다. 삽입할 인공관절의 위치·각도 등 미리 설정한 데이터가 그대로 입력돼 의사가 이를 움직이기만 해도 완성도 높은 수술이 가능하다. 정 원장은 “로봇 팔을 이용하면 수술 중 손 떨림이 발생하거나 과도하게 힘이 들어갈 염려가 없어 주변의 근육·혈관·신경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다”며 “CT 영상만으로는 확인하기 힘든 인대·근육 상태는 집도의가 직접 체크해 가며 수술 정확도를 한층 끌어올린다”고 말했다.

인공관절 삽입 오차, 일반 수술 4분의 1

마코 로봇 수술의 장점은 분명하다. 첫째, 회복이 빠르다. 일반 인공관절 수술은 오차가 2㎜ 안팎이지만 마코 로봇은 0.5㎜가량에 불과하다. 정상적인 뼈·근육을 최대한 보존하는 만큼 회복까지 걸리는 시간이 훨씬 짧다. 영국정형외과학회지(2018)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마코 로봇은 수술 후 회복 시간이 20시간으로 일반 수술(31시간)보다 11시간 짧았다. 수술 후 물리치료 횟수도 5회로 기존(11회)의 절반 이하였다.

둘째, 통증·감염 등 합병증 위험이 낮다. 일반 수술은 다리 정렬을 맞추기 위해 허벅지 뼈에 구멍을 낸 뒤 30~50㎝ 길이의 ‘절삭 가이드’를 삽입해야 한다. 반면에 마코 로봇 수술은 환자 무릎에 부착한 센서로 다리 축·정렬을 실시간으로 파악해 기구를 삽입하지 않고도 정교한 수술이 가능하다. 정 원장은 “로봇 팔이 지정된 범위를 벗어나면 자동으로 멈추는 ‘햅틱 기능’이 있어 불필요한 조직 손상을 예방할 수 있다”며 “손으로 뼈·근육을 직접 만지는 일이 줄어 오염 물질이 침투할 가능성도 적다”고 덧붙였다.

수술이 정확할수록 환자 만족도는 커진다. 미국에서 진행한 다기관 연구결과 걷거나 계단 오르기와 같은 일상적인 활동, 달리기 등 격렬한 활동, 보행 시 통증, 치료 만족도 등 수술 후 예후를 측정하는 10개 항목 가운데 9개 항목에서 마코 로봇 수술이 일반 수술보다 더 좋은 점수를 기록했다(무릎관절 수술 저널, 2019). 이 병원장은 “체력적인 부담이 큰 고령층과 고혈압·당뇨병, 심뇌혈관 질환자도 마코 로봇을 활용하면 안전하게 퇴행성 관절염의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다”며 “향후 발목·고관절 분야에 로봇 인공관절 수술 방안에 대해서도 연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인터뷰 이상훈 창원힘찬병원장
 창원힘찬병원은 KTX가 정차하는 창원역에서 도보로 5분 거리에 있다. 일반적인 지역 병원이 환자 유출을 고민하는 것과 달리 이 병원은 체계적인 환자 관리시스템과 마코 로봇 등 첨단 장비를 앞세워 대구·진주·남해에서까지 환자가 찾는 근골격계 질환의 거점 병원으로 자리매김했다. 이상훈(47·사진) 창원힘찬병원장에게 병원의 경쟁력과 진료 철학을 물었다.

-지역 최초로 마코 로봇 인공관절 수술을 도입했다.

“창원힘찬병원은 2013년 개원 이래 1만 건 이상의 인공관절 수술을 집도하며 지역민의 신뢰를 쌓아왔다. 탄탄한 의료진의 실력에 로봇이라는 첨단 기술을 결합하면 수술 정확도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에 과감한 투자를 결정했다. 덜 아프고 회복이 빠르다는 장점이 입소문을 타면서 이제는 전체 인공관절 수술의 80~90%를 로봇으로 진행하고 있다.”

-로봇 인공관절 수술의 가장 큰 장점은.

“의료진에게도 인공관절 수술은 부담이다. 뼈는 한번 자르면 되돌릴 수 없고, 재수술 시 출혈·감염 등 합병증 위험이 훨씬 커지기 때문이다. 마코 로봇은 똑똑한 ‘수술 비서’다. 수술 전 3차원으로 뼈의 절삭 범위와 인공관절의 삽입 위치·각도에 따른 결과를 확인할 수 있어 훨씬 정확한 수술이 가능하다. 로봇 팔이 치료 범위에 국한해 움직이기 때문에 불필요한 손상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해답지를 보고 문제를 푸는 것처럼 환자에게 최적화된 계획을 세우고 이에 맞춰 수술하기에 결과가 좋을 수밖에 없다.”

-진료 시스템이 체계적이다.

“창원힘찬병원은 수술은 물론 물리·재활치료 등 전반적인 진료 시스템이 서울·인천의 힘찬병원과 동일하다. 로봇 인공관절 수술도 앞서 해당 시스템을 도입한 목동 힘찬병원에서 이론·실습 교육을 받은 뒤 시행했고, 물리치료사도 모두 수도권에서 트레이닝을 받은 후 근무한다. 굳이 ‘서울의 큰 병원’에 가지 않아도 환자가 동일한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인력·장비를 구축하고 있다.”

-인공관절 수술을 고민하는 환자에게 당부하는 점이 있다면.

“퇴행성 관절염은 시간이 만드는 병이다. 수십 년간 손상된 관절에 몸이 적응하다 보니 수술로 무릎의 균형을 회복하는 게 오히려 어색하고 불편할 수 있다. 수술뿐 아니라 물리·재활 치료에도 공을 들여야 하는 이유다. 병원을 선택할 때 물리치료사나 재활 장비가 잘 갖춰져 있는지, 의사가 환자 건강을 끝까지 책임지는지를 꼼꼼히 따져야 치료 만족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다.”

박정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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