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언론재갈법 목적은 여당 집권연장” IFJ “법안 폐지를”

중앙일보

입력 2021.08.23 00:02

업데이트 2021.08.23 0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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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왼쪽)가 22일 국회에서 언론중재법 등과 관련해 간담회를 하고 있다. [뉴스1]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왼쪽)가 22일 국회에서 언론중재법 등과 관련해 간담회를 하고 있다. [뉴스1]

야권 대선주자들 총력 저지 나서
윤석열 “위헌 소송, 범국민 투쟁”
최재형 “법 통과 땐 언론자유 끝장”
서울외신기자클럽 등 비판 성명

여당이 오는 25일 국회 본회의에서 언론중재법 개정안을 강행 처리하려는 움직임에 대해 야당 대선주자들이 한목소리로 “집권 연장 시도”라며 총력 저지를 외쳤다.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22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정권이 무리하고 급하게 언론재갈법을 통과시키려는 진짜 목적은 정권 말기 권력 비판 보도를 틀어막아 집권 연장을 꾀하려는 데 있다”며 “군사정부 시절의 정보부와 보안사 사전검열이나 마찬가지”라고 비판했다. 윤 전 총장은 또 침묵하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도 겨냥해 “문 대통령은 최근 기자협회 창립 47주년 기념 메시지에서 ‘언론의 자유는 민주주의의 기둥이다. 누구도 언론의 자유를 흔들어선 안 된다’고 말했다”며 “대통령의 진심은 무엇이냐. 언론의 자유냐, 아니면 부패 은폐의 자유냐”고 따졌다. 그러면서 “개정안 통과 시 위헌 소송 같은 법적 투쟁과 범국민 연대 같은 정책 투쟁을 병행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개정안을 ‘언론말살법’으로 규정한 최재형 전 감사원장도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법이 통과되고 나면 대한민국의 언론 자유는 끝장”이라며 “이미 사법부를 시녀로 만든 이 정권이 언론에 재갈을 물려 영구집권을 시도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민주당이 법을 통과시키겠다는 25일 저희는 대선 후보 비전발표회를 한다. 너무나 한가하다”며 “비전발표회를 며칠 연기하고 후보들 전원이 국회에 나가 당과 함께 투쟁해야 한다”고 했다. 또 “국민의힘 대선 후보 전체의 이름으로 언론악법 비판 공동입장문을 발표하자”고 제안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어 “청와대와 민주당이 검찰·경찰·법원·헌법재판소·국회 장악에 이어 언론 장악까지 완성하게 되면 독재국가로 가는 최종 퍼즐이 완성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지난 19일 더불어민주당의 개정안 상임위 강행처리 과정도 문제 삼았다.

국제기자연맹(IFJ)은 지난 20일(현지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더불어민주당이 추진 중인 언론중재법 개정안에 대해 “고의성에 대한 법안의 규정이 모호해 궁극적으로 언론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는 과잉규제의 위험이 따른다”고 비판했다. [사진 IFJ 홈페이지 캡처]

국제기자연맹(IFJ)은 지난 20일(현지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더불어민주당이 추진 중인 언론중재법 개정안에 대해 “고의성에 대한 법안의 규정이 모호해 궁극적으로 언론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는 과잉규제의 위험이 따른다”고 비판했다. [사진 IFJ 홈페이지 캡처]

김 원내대표는 “문체위 안건조정위는 이달곤(국민의힘) 위원을 임시 위원장으로 선출해 회의하다가 정회됐는데 정회 시간에 민주당이 새 위원장을 선출한 뒤 회의를 진행했다”며 “이는 권한 없이 소집된 무효 회의다. 헌재에 권한쟁의 심판을 청구하겠다”고 말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개정안은 가짜뉴스를 막는다는 핑계로 언론 자유를 막는 짓”이라며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과 ‘언자완박’(언론 자유 완전 박탈)은 ‘부패완판’(부패가 완전히 판친다)의 양대 축이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개정안에 대한 국내외 언론 단체의 비판 성명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세계 최대의 기자 조직인 국제기자연맹(IFJ, International Federation of Journalists)도 “언론의 자유를 위협한다”며 법안 폐지를 촉구하고 나섰다. 벨기에 브뤼셀에 본부를 둔 IFJ는 지난 20일(현지시간) 홈페이지에 공개한 ‘한국 언론법 개정안에 대한 우려’라는 제목의 성명에서 “이 법안은 가짜뉴스에 대한 근본적으로 잘못된 이해에 기반하고 있다. 부정확한 보도에 과도한 징계를 도입해 한국 언론인들 사이에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는 위협을 가하고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서울외신기자클럽(SFCC)도 20일 이사회 명의로 성명을 발표해 “언론의 자유를 심각하게 위축시킬 수 있는 내용을 담은 언론중재법 개정안을 국회에서 강행 처리하려는 움직임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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